'업글인간' Z세대, 실무능력도 업그레이드?
'업글인간' Z세대, 실무능력도 업그레이드?
  • 김혜진 기자
  • 승인 2020.01.13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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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일상화된 Z세대, '실무능력'은 필수화

떠오르는 '실무교육시장'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혜진 기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통해 매년 10대 키워드를 발표한 김난도(56) 교수가 2020년 새로운 소비층으로 '업글인간(Elevate Yourself)'을 꼽았다. '업글인간'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나',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을 말한다. 타인과의 경쟁, 스펙 쌓기가 아닌 '자기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자기계발 유형이다. 과연 업글인간이라 칭해지는 당사자 Z세대도 이에 공감할까.

 한국연예스포츠신문에서 2020년을 맞이해 Z세대(1994년생~2000년생) 230명을 대상으로 '자기계발에 관한 인식과 소비 경향'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Z세대는 응답자 100%가 자기계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답할 만큼 자기계발에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또한, 대부분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자기계발에 투자한다고 답했다. Z세대에게는 자기계발이 굉장히 중요한 동시에 일상적이고 당연한 부분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관련 소비와 산업 모두 성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기계발'이라고 하면, 대부분 '어학'을 떠올렸다. 어학공부의 인기는 여전하다. '자기계발에 비용을 투자한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어학' 능력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이어 '취미'가 22%, '디자인/영상'이 13%, '실무교육'이 13%였다. 어학의 여전한 강세도 인상 깊지만,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실무교육'의 등장이다.

 '실무능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해 취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실무능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에는 인턴이나 대외활동 정도를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 인턴과 대외활동의 실효성 문제가 대두되고, 직무가 다양해지면서 '교육'으로 실무능력을 쌓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취업난이 지속되는 동시에 취업시장에서 직무능력이 더 중시되면서 '실무교육'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채를 폐지한 현대·기아차를 시작으로 공개채용 대신 상시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업무를 바로 수행할 수 있는 '실무능력'은 꼭 갖춰야 할 능력이 되었고, 그러한 능력을 키우고 입증하기 위한 '실무교육'은 '필수화' 되고 있다.

 Z세대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자기계발에 비용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70%가 '취업준비' 때문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진로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항목(복수 응답 가능)'에 대해서도 인턴(65%)과 직무경험(52%)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자료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자료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그러나 점점 더 중시되는 '실무경험'과 달리 '실무교육'의 개념이 명확히 자리 잡지 못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실시되는 실무교육은 크게 정부/학교 주관과 사기업 주관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 학교 주관 사업은 'IPP사업'이다.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의 약자로, 학기 중 기업에서 직접 실습을 하는 제도다. 기업과 학교가 직접 연계되어 있어 실습 기간 중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고, 동시에 대학에서 지급하는 지원금과 기업에서 지급하는 월급을 받을 수 있다.

 학점과 직무경험 모두 가져갈 수 있는 사업이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이상돈 의원실이 공개한 'IPP형 일학습병행 사업 현황'에 따르면 2017년도 22개 대학에서 652명이 참여했지만, 중도 이탈자가 92명에 달했다. 실습회사에 최종 취업한 경우도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328명)에 불과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학교는 '실적압박'과 '기업'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예산을 받을 때 정부와 약속한 현장실습 학생 수를 지켜야 하지만, 실제 참여하는 기업이 영세한 경우가 많아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일단 해보고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회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설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은 애초에 갈 만한 기업이 없어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은 찾아보기 어렵고, 초창기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다. 본격적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 전, 굳이 하향지원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학교가 '일단 해보고 아니면 말아라'라고 말하니 중도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도 억울하다. 기껏 훈련 시켰더니 취업을 거부하는 현상이 많기 때문이다. 대학도 예산만 챙기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아 IPP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불신은 결국 미참여로 이어지고, 갈수록 사업 참가 기업과 학생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료 : 스콜레/코멘토/패스트캠퍼스
자료 : 스콜레/코멘토/패스트캠퍼스

 최근에는 실무교육을 표방하는 사기업도 다수 등장했다. '패스트캠퍼스', '스콜레', '코멘토', '미니인턴'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기업의 특정 과제를 청년들이 직접 수행해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정 회사에서 진짜 '근무'를 해야 하는 IPP나 인턴과 달리 비교적 짧은 기간, 다른 활동과 병행하면서도 실무경험을 할 수 있어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질이 문제되고 있다. 프로젝트나 담당 멘토에 따라 교육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실무교육'을 외쳤으나 실제로 제공되는 것은 교양 강의 수준인 것도 많았다. 적절한 교육이 제공되지 않으니 사전에 약속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피드백도 제공되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무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역량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진로 확정 전 미리 직무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설문 참가자는 "하고 싶은 일이어도 막상 현장에 가보면 몰랐던 힘든 점들이 있다. 그래서 진로선택에 앞서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실무교육은 아쉬움이 많다. 이름만 '실무교육'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년이 원하는 실무교육은 '현장에서의 업무수행'이다. 최소한 실무 프로세스라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과 기업의 밀접한 연계를 통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실무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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