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줄 테니 저작권 양도해라? 이상한 이상문학상 저작권 규정
상금 줄 테니 저작권 양도해라? 이상한 이상문학상 저작권 규정
  • 이충의 기자
  • 승인 2020.01.15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 양도라는 단어 속에 작가들의 작품이 갇히게 되겠지...”

작가들의 수상 거부, 흔들리는 이상 문학상의 권위

출처 : 블러썸 크리에이티브
출처 : 김금희 작가/블러썸 크리에이티브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충의 기자 = 국내 문단에서 큰 권위를 지닌 '이상문학상'이 저작권과 관련한 일방적 계약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은 저작권이 3년간 출판사에 양도된다. 

2020년 1월 6일 예정되어있던 제44회 이상 문학상 수상작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었다. 우수작 후보였던 김금희 작가가 수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상문학상은 소설가 '이상'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학사상사에서 1977년부터 주최한 문학상으로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과 더불어 문단에서 큰 권위를 지닌 문학상 중 하나이다.

작가로서 큰 영광이지만, 김금희 작가는 최근 몇 년 동안 자행된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계약 내용을 폭로하며 수상을 거부했다. 김 작가는 본인의 SNS를 통해 "이상문학상 수상 조건으로 저작권을 3년 동안 양도해야 한다는 계약서를 받았고,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내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계속 양도라는 단어 속에 작가들의 작품들이 갇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상문학상 수상 후보로 선정되었던 최은영 작가, 이기호 작가도 본인의 SNS를 통해 김금희 작가에 대한 지지와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의 뜻을 내비쳤다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학 팬들도 '관행이라는 이름 하에 벌어진 착취'라며 비판을 가했다. 작가의 수익이 출판에서 비롯되는 만큼 저작권 양도는 불공정한 계약이라는 것이다.

문학사상사는 "같은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다른 출판사에서 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문학사상사의 임지현 대표는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원 실수로 2년간 이런 계약서가 보내졌을 뿐, 출판사의 갑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입장에 대해 김금희 작가는 "직원 실수로 2년간 그런 계약서를 보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학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한국 문단의 폐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년간 불공정 계약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묵인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폭로가 없었다면, 불공정한 계약은 계속 자행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김금희 작가의 폭로는 단순 고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사건은 이상문학상을 넘어 기존 문학상 선출 방식이나 문단의 질서에 대한 의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금희 작가를 시작으로 최은영, 이기호 작가 등 여러 작가들이 목소리를 낸 만큼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문단계가 폐쇄성을 탈피하고, 작가들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랑구 봉우재로 143 3층
  • 대표전화 : 02-923-6864
  • 팩스 : 02-927-3098
  • 제보, 문의 : kesnewspaper2@gmail.com
  • 주간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6
  • 등록일 : 2009-09-09
  • 발행일 : 2000-05-25
  • 인터넷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TV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1
  • 등록일 : 2018-03-23
  • 발행일 : 2018-03-26
  • 발행인 : 박범석
  • 편집인 : 박범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범성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연예스포츠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