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스포츠를 주목하자] ①날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여자배구
[한국 여자스포츠를 주목하자] ①날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여자배구
  • 곽은비 기자
  • 승인 2020.01.16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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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쾌거

V리그 여자부의 샐러리캡 대폭 인상, 젠더 임금 격차의 문제 해결될까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우승  시상식. (출처 : 국제배구연맹)
출처 :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우승 시상식/국제배구연맹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곽은비 기자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달 12일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결승전 태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얻어냈다. 더불어 연속 3회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값진 기록까지 세웠다.

작년 8월에 열린 대륙간 예선에서 아쉽게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얻지 못했던 만큼 대표팀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간절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부상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결승전 직전까지도 대표팀의 절대적 에이스인 세계 정상급 김연경 선수의 복근 부상으로 인해 그의 결승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김연경을 비롯한 이재영, 김희진, 양효진 등 대표팀의 모든 선수가 좋은 경기력과 팀워크를 보여주며 3세트 만에 승부가 결정났다. 시상식에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라바리니 감독까지 모두가 승리의 환희를 만끽했다.

남자대표팀은 4강전에서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돼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이번으로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였다.

 

V리그의 샐러리캡, 젠더 임금 격차의 문제 제기

출처 : 김연경 선수 트위터
출처 : 김연경 선수 트위터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프로 배구 리그인 V리그에서 여자부와 남자부의 임금제도가 크게 차이 나면서 논란이 됐다. 여자부의 연봉이 남자부보다 훨씬 낮은 것 뿐만 아니라 남자부에는 없는 단서 조항까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젠더 임금 격차 문제에 대해 한국 배구 에이스 김연경 선수가 직접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18년 3월 11일, 본인의 SNS를 통해 “여자배구 샐러리캡과 남자배구 샐러리캡 차이가 너무 난다. 여자선수만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까지 추가했다”라고 밝혔다. "이런 제도라면 한국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여기서 '샐러리캡'이란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2019~2020시즌부터 남자부 샐러리캡은 지난 시즌보다 1억 원이 오른 26억 원이지만, 여자부는 지난 시즌과 동일한 14억 원이다.

일각에서는 스포츠계 젠더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남자부가 여자부보다 상업적 가치가 더 높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남자부가 여자부에 비해 절대적 인기부터 TV 시청률, 경기장 관객수 등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한국 배구에 이러한 논리는 들어맞지 않는다. 여자대표팀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의 성과를 거둔 이후부터 여자부의 인기가 날로 치솟아 현재는 시청률과 경기당 평균관중수에 있어서 남자부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날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여자배구

한국배구연맹 자료와 닐슨코리아 자료 참고.
한국배구연맹 자료와 닐슨코리아 자료 참고.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V리그 2019~2020시즌에서 여자부의 경기당 평균관중수(2,302명)가 남자부(2,285명)보다 높았다. 2019~2020시즌 상반기(1~3라운드) 에는 여자부의 시청률이 남자부를 앞질렀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 상반기 대비 0.27% 증가한 1.07%였다. 반면 남자부는 0.88%이었다. 특히 작년 3월 27일에 진행된 여자부 경기(흥국생명-도로공사)의 시청률은 같은 날 동시간대 방송된 프로야구 빅매치보다 약 2배나 높았다.

지난 12일에 열린 올림픽 예선 결승전의 시청률 또한 여자배구의 인기를 증명했다. 같은 시각, 남자축구도 올림픽 예선을 겸한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경기가 있어 배구 시청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격차는 크지 않았다.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축구 시청률은 6.195%, 배구는 5.395%였다. 축구 예선전이 배구 예선전보다 약 45분 먼저 시작해 후반전 진행 중에 배구 예선전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경기의 시청률 격차가 높지 않다는 점이 놀라웠다. 여자배구는 이제 프로야구, 남자축구와 함께 한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여자 팀 스포츠 종목 중 최고의 인기를 받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달라지는 모습들

김연경 선수/대한배구협회
김연경 선수/대한배구협회

 

이러한 여자배구의 인기와 성과를 반영했는지 최근 한국 배구계 내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실 V리그 2018~2019시즌까지는 시청률 측면에서 여자부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자부 경기는 평일은 수요일 하루, 오후 7시 동시간대에 두 경기를 함께 했다. 수요일을 놓치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구조였다. 반면 남자부는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평일에 여자부의 경기 없이 한 경기씩 열렸다. 그러나 2019~2020시즌부터 평일에 남자부와 여자부가 오후 7시 동시간대에 경기를 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집계된 시청률을 보면, 새 시즌 1라운드부터 여자부가 남자부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배구연맹은 정규리그 우승 상금을 인상했다. 2019~2020 시즌부터 적용된다. 이전의 남자부 1억 원, 여자부 7,000만 원에서  각각 1억 2,000만 원, 1억 원으로 올라갔다. 2019~2020 시즌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남녀부 상금 격차도 줄어들게 됐다. 여자부의 샐러리캡도 2020~2021시즌부터는 바로 인상될 예정이다. 2019~2020시즌의 동결된 14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대폭 상승한다. 이와 함께 연맹은 선수들이 받는 액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이 여자배구 대표팀에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 포상금 1억원을 전달했다. /한국배구연맹
한국배구연맹이 대표팀에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 포상금을 전달했다. /한국배구연맹

 

올 7월에 개최될 2020 도쿄올림픽은 한국 배구에 매우 중요한 기회다.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적으로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배구의 핵심인 김연경 선수가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기에 성공적인 세대교체도 보여주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재영-이다영-강소휘 등 젊은 선수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이번 올림픽이 한국 여자배구 사상 역대 최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한국 여자스포츠는 해가 갈수록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남자부에 비해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성평등을 향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여자배구를 비롯해 그동안 스포츠계 전체에서 당연하게 자행된 젠더 차별을 타파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한국연예스포츠신문과 페어플레이스가 함께 창단한 'FIP한 기자단' 청년기자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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