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없는 MZ세대? 문제는 조직문화!
열정 없는 MZ세대? 문제는 조직문화!
  • 김혜진 기자
  • 승인 2020.01.31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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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중요한 세대

조직이 솔직해야 신뢰도 형성 가능

ㆍ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취향저격' 필수

ㆍ통통 튀는 MZ세대, 남들과 다른 '특별함' 중요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혜진 기자 = 기업들이 조직 내 MZ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1994년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이들은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소비성향을 가진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출처 : 사람인
출처 : 사람인

한편, 밀레니얼세대가 핵심 직급으로 성장하고, Z세대의 입사가 증가하면서 조직 내에서도 MZ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부분 기업이 MZ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사람인이 기업 28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이 '밀레니얼 세대 관리에 어려움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MZ세대와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성세대와 다른 그들만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MZ세대는 '정직함'과 '솔직함'을 중시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기업에도 정직함을 요구한다.

MZ세대는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손쉽게 이용해왔고, SNS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검색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으며, 그 순간 조직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나'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성향에서도 드러난 MZ세대의 고유한 성향이다. 그들은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고 생각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세대별 회사에 대한 인식 차이를 조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기존 세대는 회사가 곧 자신이었다. 회사의 성장을 자신의 성장으로 여겼다. 그리고 흔히 '충성'이라는 개념이 흔했다. 그러나 MZ세대는 다르다. 특히 Z세대는 차이가 매우 크다.

Z세대에게 '충성'이라는 개념은 없다. 가장 큰 차이는 연차나 휴가에 대한 인식이다. Z세대에게 연차는 나의 당연한 권리이자 자유다. 업무에 피해가 가지 않는 이상 '허락'을 받을 필요도, '사유'를 알릴 필요도 없다. 휴가 또한 마찬가지다. '여름휴가'라는 틀에 갇혀 정해진 기간 안에 쓰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시기, 형태로 자유롭게 사용한다.

기존 세대는 이러한 MZ세대에 대해 당황스러워한다. 그러나 MZ세대가 모든 분야의 주역이 된 이상, 적응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솔직해야 한다. 이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해당된다. 2018년 사람인에서 기업 335곳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의 퇴사 이유를 조사했다. 이유는 '연봉이 낮아서(39.0%)',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6.6%)', '입사지원 시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가 달라서(25.6%)', '강도 높은 업무, 야근 등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서(21.5%)' 순이었다. '복리후생이 좋지 않아서'도 18.6%,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기업문화'도 7.0%나 차지했다.

이 대답들에는 사실 같은 말들이 숨어있다. 바로 '생각과 달리'이다. 생각과 연봉 수준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달랐고, 사내문화나 복지제도가 달랐다는 말이다. 채용과정에서 처우나 직무에 대한 구체적 안내와 정보공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MZ세대는 자신과 맞지 않는 회사를 참고 희생하며 다니지 않는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졌고, 이직은 물론 '프리랜서'나 '긱워커'가 자연스러운 세대다. 따라서 불리한 정보를 숨긴 채 '일단 입사 시키면 다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명확한 정보 공유를 통해 서로 합의 하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시대가 됐다.

(왼) 잡플래닛 (우) 블라인드
출처 : (왼) 잡플래닛 (우) 블라인드

솔직함과 정직함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유지되어야 한다. M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정보에 빠르고 민감하다. 페이스북에서 익명으로 진행되는 '대나무숲'부터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가 상용화됐다.

'나만 말 안 하면 모르는' 시대는 이제 없다. 어떠한 내용이든 결국 알려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조직과 관련한 내용은 모든 조직원에게 먼저 공유해야 한다. 혹 부정적이거나 불가피한 상황일 경우에도 숨기는 것보다 솔직히 털어놓고 조직원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신뢰도 향상에 효과적이다.

트렌드코리아2020 /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이향은 외
출처 : 트렌드코리아2020 /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이향은 외

두 번째로, 업무는 공정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트렌드 코리아 2020'을 통해 발표한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가 '페어 플레이어'였다.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공정성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업무 분배와 그에 대한 평가는 항상 공정하고 정당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흔히 MZ세대를 '열정이 없는 세대', '일하기 싫어하는 세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불명확한 업무지시로 인한 오해일 뿐이다. 사실 그들은 '열정부자'다. 워라밸을 중시한다지만, 자발적으로 연이은 야근을 불사한다. 단, 구체적이고 정당한 그리고 본인이 공감하는 업무여야 한다. 직급이 낮을지라도 단순히 '위에서 시키니 해' 혹은 '니가 막내니까 해'라는 말로는 그들을 이해시킬 수도 설득할 수도 없다. '월급 받으니까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지'라는 마인드는 M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 중도퇴사와 이직을 부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업무지시를 해야 할까.

우선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업무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목표부터 팀원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달성의 차원에서 특정 업무,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가 있고 그것을 왜 우리 그중에서도 특정 팀원이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나중에 우리한테 도움이 돼', '미래를 위해서야'라는 식의 추상적인 말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MZ세대는 본인이 하는 '일'이 가진 가치를 중시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되면 열정적으로 일한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MZ세대가 본인의 일을 가치있다고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한 목표와 공감이 필요하다.

 

다음은 목표결과물과 기한을 알려줘야 한다. '다음주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3장 이내 문서형태의 리스크 분석 보고서'와 같은 형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없다면, 지시자 본인도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누군가에게 업무를 지시해서는 안 된다. 이는 조직원에게 업무의 자율성을 준 것이 아니라 지시자로서의 업무태만이다. 

또한 기대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혹은 생각날 때마다 부분부분 이야기한 상태에서 팀원이 만들어온 결과물에 대해 비난해서는 안 된다. 조직원 입장에서는 명확한 업무 지시가 없어 초래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직원과의 갈등 유발 및 업무효율성 저하로 이어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의 2020년 신년회 현장 / 출처 :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2020년 신년회 현장 / 출처 : 현대차그룹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기업 총수들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20년 신년회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요 경영진들이 임직원을 내려다 보는 과거 시무식과 달리 올해는 정 수석부회장 홀로 무대에 올라 대화하듯 진행했다. 신년회를 마친 뒤에는 서로 악수를 하자며 "이게 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LG그룹은 더 파격적이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택한 것이다. 구광모 LG회장은 신년사 영상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간결히 시무식을 마쳤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는 물론 25만 명 전세계 임직원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시도라고 알려졌다.

 

MZ세대와 공감하기 위한 시도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시도에 앞서 세대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좋은 의도였더라도 MZ세대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특히 MZ세대와 업무 관계 이상 친구나 가족처럼 친하게 지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년 11월 한국리서치가 20세 이상 회사원 1,5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밀레니얼 직장인 39%가 '회사 동료는 공적인 관계만 유지하면 된다'고 답했다. 4050대는 22%에 불과했다. 반면 '가족과 친구만큼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답변은 2030 밀레니얼 직장인은 10%에 불과했으나 4050대는 30%에 달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상사와의 소통 시간, 함께하는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보다 우선 그들이 잘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출처 : 구찌 페이스북
출처 : 구찌 페이스북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에는 그림자 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다. 35세 이하 직원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회사 정책, 문화 등 전사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건의한다. 그리고 구찌는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다소 올드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MZ세대가 가장 잘 알고, 선호하는 브랜드(2019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결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의 밀레니얼 위원회, KT의 청년중역회의, 롯데의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MZ세대가 주도하는 시대가 됐다. 소비층은 물론 기업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MZ세대를 조직에 적응시키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무엇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말을 들으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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