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동기 기자 =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중국의 박쥐 식용 문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져 중국 혐오로 번지자, 한국에서도 같은 형상이 있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황교익은 지난 30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현재 세계적인 질병 이슈인 '우한 폐렴'의 원인이 '박쥐 식용'으로 꼽히는 것에 대해 중국인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황교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지자 박쥐를 식용하는 중국인에 대해 혐오의 말을 입에 올리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한국인도 예절에는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박쥐 요리는 한국 방송사들이 가끔 다루는 소재이기도 하다"며 "박쥐를 먹는 지역에 가서 이를 요리하고, 먹는 장면을 찍는다. 박쥐요리 '먹방'은 자극적이라 시청자 이목을 끌기에 더없이 좋고, 시청률 대박을 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하, 황교익 페이스북 글 전문)
신종 코로나 이전에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의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홍역을 치렀다. 이때에 박쥐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뉴스가 충분히 보도되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의 기사를 찾아 보시라.)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문제를 다들 알만한 상태에서 한국의 방송은 박쥐 식용 장면을 안방에 내보냈다. 흥미로운 먹방으로 연출되었고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그 어떤 언론도 바이러스나 위생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크게 번지자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 '박쥐 먹방' 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한 중국인이 혐오가 가득한 비난을 받았다. 3년 전의 영상이었고 박쥐를 먹은 지역은 중국도 아니었다.
박쥐를 먹었다는 사실은 같고 그 사실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남획으로 박쥐 멸종 위기"
1979년 경향신문 기사이다. 박쥐를 잡아먹어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자 박쥐를 식용하는 중국인에 대해 혐오의 말을 입에 올리는 이들이 있다. 한국인도 예전에는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았다. 박쥐를 먹었다. 물론 일상식은 아니었다. 몸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먹었다. 2010년대 중국인의 음식 관습이 1970년대 한국인 수준이라 해석하면 큰 무리가 없다.
'박쥐 요리'는 한국 방송사들이 가끔 다루는 소재이기도 하다. 박쥐를 먹는 지역에 가서 이를 요리하고 먹는 장면을 찍어서 안방에 내보낸다. 박쥐 요리 먹방은 자극적이라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에 더없이 좋다. 실제로 박쥐 요리 먹방으로 시청률 대박을 친 경우도 있다. 먹방은 출연자가 무조건 맛있다고 해야 시청률이 나오니 박쥐 요리도 맛있는 음식으로 포장되었다.
시대에 따라 인간의 먹을거리가 바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건으로 적어도 중국에서는 박쥐 요리가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예전에도 그랬듯이, 한국의 방송사는 오직 시청률을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느 오지에서 "맛있는 박쥐 요리" 먹방을 찍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