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 나 혼자 산다] ② 혼자서도 잘 논다, '혼영'부터 '혼텔'까지
[일코노미, 나 혼자 산다] ② 혼자서도 잘 논다, '혼영'부터 '혼텔'까지
  • 김창현 기자
  • 승인 2020.02.14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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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1인 전용석, 1인 여행 패키지...

나홀로족 위한 서비스 급증

[일코노미, 나 혼자 산다] ① 지금은 '혼밥'시대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창현 기자 = 밥만 혼자 먹는 게 아니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노는' 시대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일코노미(1+Economy)'족의 여가 생활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인 가구 중에서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은 '가성비'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심(心)비' 중심의 소비 패턴을 보이는데, 주거비와 식료품 지출은 상대적으로 적고 문화·오락·음식·교통 분야 지출이 큰 편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에 맞게 1인 가구의 문화 및 여가생활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도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일코노미' 시대 속 1인 가구의 여가 생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따라가 보았다.

 

영화관도 내 집처럼, 1인 전용 좌석

주말 저녁 대학로 CGV. 대학생 A씨(23)는 요즘 유행하는 영화를 보고 싶어 극장을 찾았다. 앉을 자리를 선택하려고 좌석표를 보니 일반석들과는 다른 모양으로 생긴 좌석이 보인다. 'MY BOX'라는 좌석이다. 일반적인 프리미엄 좌석보다 1,000원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1인 전용이라는 점이 신선해 앉아보기로 한다. 상영관에 들어서니 좌석 줄 가장자리마다 1인 전용석들이 한눈에 보인다.

자료: 1인 전용석 'MY BOX' / CGV
자료: 1인 전용석 'MY BOX' / CGV

1인 전용 좌석 좌우에는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서 옆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자연스레 높아지는 구조다. 일반 좌석에 앉았을 때 으레 발생하던 '팔걸이 심리전'도 없다. 좌우 팔걸이 모두를 혼자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쪽 팔걸이는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 형태로 되어 있다. 팝콘과 음료수를 손에 쥐고 있을 필요 없이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까지 구비되어 있다. 이쯤 되면 정말 '내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편안함이다.

극장 내 1인 전용석은 CGV 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2016년도부터 일부 상영관에 1인 전용 좌석을 도입해왔다. '솔로안심존'이라고도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자리는 일반석과 좌석 하나 정도의 공간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이 외에도 일반석보다 15cm 더 넓은 '와이드박스(Wide Box)' 등 '혼영'족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좌석 상품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영화 관람객 중 1인 관람객의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결과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3년에는 불과 8.1%에 불과했던 1인 관람객 비율이 2017년에는 16.9%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인 관람객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극장 관계자들은 '혼영'족의 영화 관람 트렌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나 홀로 힐링... 1인 여행·호텔 패키지

A씨는 개강 전 생각도 정리하고 휴식도 취할 겸 혼자서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친구들과 함께 가는 여행도 즐겁지만, '혼행(혼자서 여행)'은 일정과 의견을 조율할 필요 없이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혼자서 여행'을 검색해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의 1인 여행 후기로 가득하다. '혼행'이 더 이상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자료: 1인 여행 패키지 / NHN여행박사
자료: 1인 여행 패키지 / NHN여행박사

인터넷에서는 어렵지 않게 1인 여행 패키지를 찾아볼 수 있다. NHN 여행박사에서는 지난 5일 '혼행'족을 위한 '나 혼자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파묵칼레, 쉬린제, 에페소, 트로이를 둘러보는 7박 9일 터키 일주 상품으로, 모든 숙박 일정을 싱글룸으로 제공한다. 혼자 가도 싱글룸에 숙박하고, 여럿이 가도 각자 싱글룸을 사용하는 형식이다. 모르는 사람과 객실을 같이 쓰거나 객실을 혼자 사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야 했던 기존의 1인 패키지를 보완했다. 이처럼 여행사들도 '혼행'족이 보다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혼행'족의 비율이 급증한 것도 이러한 트렌드에 한몫했다. G마켓이 지난해 7월 993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여행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0%가 앞으로 '혼행'을 떠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혼자서 여행한 경험이 있는 참여자도 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료: '러브미' 1인 호텔 패키지 / 레스케이프
자료: '러브미' 1인 호텔 패키지 / 레스케이프

'혼행' 상품과 더불어 1인 호텔 패키지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멀리 떠나는 여행 대신 시간과 에너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 호텔타임이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3명 중 1명은 혼자서 호텔에 묵는 '혼텔' 경험이 있다고 한다. 호텔업계도 '혼텔'족을 겨냥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럭셔리하고 여유로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L'Escape)는 오는 3월 1일까지 1인 전용상품인 '러브 미(Love Me)' 패키지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럭셔리한 휴식을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1인 조식·애프터눈티, 1인 스파 할인 등을 제공한다. 호텔업계는 이 외에도 독서 테마 패키지, 다도 패키지 등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며 '가심비'를 중시하는 1인 가구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배우 카밀라 멘데스(Camila Mendes)의 말이다. '혼영'부터 '혼텔'까지, 밀레니얼 세대 1인 가구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적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이제 이들이 문화와 여가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관련 업계들도 1인 가구의 개성과 필요에 빠르게 반응하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변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식생활과 문화생활을 넘어서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혼자서 무엇을 하든지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코노미' 전성시대, 바로 지금이다.

 

 

*본 기사는 페어플레이스 FIP한 기자단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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