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론’ 부상… 21대 총선, 1020 청년 표심을 잡아라
‘1020세대론’ 부상… 21대 총선, 1020 청년 표심을 잡아라
  • 김다영 기자
  • 승인 2020.03.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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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의 캐스팅 보트 1020
여야 주요 정당 ‘청년맞춤정책’ 발표
구호만 요란할까 우려
국회의원 선거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 / 중앙선거관위위원회 제공
국회의원 선거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다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작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10대가 새로운 유권자로 등장했다. 이번 총선에만 약 53만여 명의 10대 유권자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꾸준한 투표율 증가세까지 더해져 주요 정당들은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정의당, ‘2020 정의로운 대전환’

이번 총선에서 가장 발 빠르게 청년정책을 제시한 곳은 정의당이었다. 정의당은 지난 1월 총선 1호 공약으로 만 20세가 된 청년 모두에게 현금 30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청년기초자산제’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양육시설 퇴소자 등에게는 최고 5000만 원까지 지급하되, 일정액을 상속받는 청년에게는 세금 환수 방식으로 지급 금액을 조정하는 안이 담겼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정의당 페이스북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출처 :정의당 페이스북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호 공약에 대해 “청년기초자산제도로 청년들에게 공정한 출발을 위한 최소한의 자산을 형성해주고 자산 격차와 불평등의 대물림을 완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현금 살포성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정의당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심 대표는 "일부 보수 언론과 자유한국당 등에선 선거철에 등장하는 흔한 포퓰리즘 공약으로 비난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겪는 불평등을 완화하고 해소할 수 있다면 그런 비난 따윈 아랑곳하지 않겠다. 그것은 좋은 포퓰리즘"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전수조사 및 고위공직자 자녀 취업 신고 의무화 ▲신규 학자금 대출 무이자 실시 및 장기 연체 학자금 대출 탕감 ▲1인 월세 청년가구에 월 20만 원 주거 수당 지급 ▲병사 월급 100만 원 보장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82년생 김지영법' 제정 ▲'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폭력 처벌 강화 등 법제 정비도 약속했다. 아울러 현행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100%로 확대하는 한편 선거권 연령을 16세로, 피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포퓰리즘’ 비판에 강력히 맞서고 있지만 정의당의 공약이 유지되려면 재정이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1호 공약만 보더라도 표는 더 얻을 수 있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급진적인 공약’, ‘재정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공약’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이 행복한 나라’

더불어민주당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를 총선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공공 무료 와이파이 기기 5만 3,000개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며 버스, 터미널 등 교통시설과 박물관, 전통시장 등에 무료 와이파이를 구축한다는 세부 실행방안을 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해찬 페이스북 제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처 : 이해찬 페이스북 제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매우 증가할 텐데 모든 국민이 데이터 경제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민주당의 ‘총선 1호 공약’은 데이터 통신비 절감을 요구하는 유권자들, 특히 10~20대 청년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일각의 회의적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해당 공약은 ‘1020 세대’에 통할 것이란 전망이 뚜렷해 당의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올해 총선은 코로나19로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만 18세 투표율과 청년층 투표가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 공약 /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 공약 /출처: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은 이번 총선 핵심 이슈로 꼽히는 부동산 관련 정책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도시 조성'을 약속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청년과 신혼부부만을 위한 전용 주택 10만 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은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 걱정 없이 학업과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특정 유권자를 타깃으로 삼아 맞춤형 정책을 제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은 청년 관련 일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청년특임장관직’ 신설과 청년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겠다고 밝혔으며, 39개 국립대의 평균 등록금을 현재 419만 원에서 절반 수준인 210만 원 안팎으로 인하하는 등 반값 등록금 공약도 내놓았다. 국립대 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9개 거점 국립대를 포함한 총 28개 국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현재 1500억 원에서 4배가량 많은 6400억 원으로 대폭 높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민주시민교육 강화 및 학교 내 의사결정에 학생참여 적극보장 ▲청년 전용 벤처·창업 인큐베이터 조성 ▲청년창업 체계적 지원 기반 마련 ▲청년 농업인 지원/육성 ▲대학 및 지역 등 청년 취·창업 활동 지원 강화 ▲청년 군 간부 임용 확대 ▲청년 문화·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도심 내 폐교 리모델링을 통한 행복기숙사 공급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및 학자금대출 금리 인하 ▲방송통신대에 야간 로스쿨 설치 ▲청년 심리·정서 안정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강화 등의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이번에 민주당이 내놓은 총선 공약들에 대해 ‘재탕, 삼탕 공약’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공약이나 현 정부가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계획인 청년 정책들을 말만 바꿔 쓰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청년들이 살기 어려우니 ‘정치권이 도와준다’는 수준으로는 1020세대 표 이탈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청년 공정 희망 7대 공약’’

미래통합당 ‘2020 희망공약개발단’은 지난 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권은 조국 사태를 뻔뻔하게 두둔해 공정 가치에 목마른 청년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며 “청년들이 절망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는 ‘N포 세대’를 극복하고 공정의 가치 아래 도전하며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공약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청년정책 공약 / 미래통합당 제공
미래통합당 청년정책 공약 / 출처 :미래통합당 제공

이어서 통합당은 ▲고등교육법 개정 ▲청탁금지법 및 채용절차법 개정 ▲최저임금제 전면 개편 및 유연근로제 확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일자리 관련법 처리 및 발굴 ▲청년스타트업공제회 신설 및 창업재도전지원위원회 구성 ▲벤처기업 주 52시간 예외 적용 및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최대 1년,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3개월 확대 ▲청년 창업 후계농 지원 ▲청년 예술인 지원을 위한 문화마켓 설치 ▲청년‧1인가구‧신혼부부를 위한 청약제도 개선 및 정책대출한도 상향 ▲예비군 동원훈련수당 인상 군장병에게 매달 2박3일 외박을 제공 등 공정·희망 공약을 발표했다.

통합당은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을 50%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겠다"며 "또 대학이나 대학원 등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지원서를 포함한 서류 원본은 5년간, 이후에는 전자문서 등으로 영구 보관해 입시 불공정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조정지구의 국민주택규모(85㎡이하)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추첨제를 실시해 원하는 지역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을 드리겠다"며 "임차보증금 80% 이내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2~ 3억원, 그 외 지역은 1억6000만원~2억원까지로 높이겠다"고 했다.

청년정책을 포함한 통합당의 공약은 표면적으로는 현 정부와의 대결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공약을 더 뜯어 보면 통합당 역시 포퓰리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으로 현역병에게 매월 2박 3일 외박을 부여한다는 공약이다. 국방 공약인지 청년복지 공약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병들 매달 2박 3일 휴가 보장이라니, 이게 도대체 국방정책인가, 아니면 청년들을 얕잡아보고 한번 던져본 어설픈 청년복지 프로그램인가”라고 반문했을 정도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 황교안 페이스북 제공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 출처 :황교안 페이스북 제공

한편, 현재 통합당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지난 25일 황교안 대표를 위시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4개 지역구의 기존 공천을 직권으로 무효화하고 새로운 사람을 앉히는, 이른바 ‘황천(황교안 공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국방지법 등을 발표하며 ‘공정의 가치 아래 도전하며 미래와 희망’을 제시하겠다던 통합당이지만 공천 과정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총선을 앞두고 일어난 이번 소요로 통합당은 말로만 ‘공정’을 외친 위선적인 정당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구호만 요란한 ‘청년정책’, ‘총선용’이라는 비판도 잇달아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청년층 공략에 어느 때보다 심혈을 쏟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주요 정당 모두 설익은 선심성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총선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요 정당들의 21대 총선 후보 공천 결과도 이러한 비판을 뒷받침한다. 공천 확정자 중 청년의 비중은 전체 공천자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청년인재 영입’을 통해 ‘청년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실제 공천에선 ‘청년’이 철저히 소외된 것이다. 요란한 인재영입과 정책 발표만으로도 청년층의 이목을 끄는 효과는 거두었다고 보고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청년 후보들을 배제한 것이라는 평가다. 공약은 책임감과 공공성을 반드시 전제해야 한다. 말 그대로 구호만 요란한 선심성 ‘청년정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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