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바라보는 '인국공 사태'
청년들이 바라보는 '인국공 사태'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0.07.0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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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로 불거진 공정성 논란

공기업 취업 준비생 인터뷰

본질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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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유라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를 둘러싼 논란이 국민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인천공항이 비정규직 보안 검색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기로 하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공사 측에서도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풀리고 있지 않은 '인국공 논란', 공기업 취업 준비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A씨(남·23ㆍ인천국제공항공사 일반직 준비생)와 B씨(남ㆍ23ㆍ한국철도공사 준비생), 그리고 C씨(남ㆍ24ㆍ금융계 공기업 준비생)를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 '인국공 사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남·23ㆍ인천국제공항공사 일반직 준비생): 기회의 공정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해요. 기존의 블라인드 채용, 지역 인재 전형에 이어 참다 참다 터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직장을 얻기 위해 평생을 달려온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그들의 프라이드를 어떻게 이렇게 단 한 순간에 철저히 망가뜨릴 수 있을까 싶어요.

B(남ㆍ23ㆍ한국철도공사 준비생):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에요. 기존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은, 보통 비정규직에게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 줬어요. 즉, 정규직이긴 하지만, 조금 차이를 둔 거죠. 그런데 이번 사태는 공채를 통한 채용과 다를 바가 없어요. 공정한 경쟁을 거쳐 입사한 사람들은 얼마나 허무할까요? 이런 방식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정당한 방법이 아닌 조금 더 유리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기존의 채용 방식과 판도가 뒤바뀔 것 같아요.

C(남ㆍ24ㆍ금융계 공기업 준비생): 저 역시 단기간으로 볼 때는 정규직 채용 자리가 줄어들까 걱정이에요. 비정규직인 사람이 정규직의 자리를 차지할 테니까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리고 역으로 봤을 때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 정규직 자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멀리서 봤을 때는, 정규직이 늘어나고 비정규직이 줄어드는 것이 모두 대우받게 되는 길이지 않을까요?

 

- 인국공 논란에 청와대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가짜 뉴스 때문에 청년들이 현혹된 것이다',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받는 게 더 불공정하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어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동의하지 않아요. 보안요원 면접 거부, 비정규직 친인척 채용 의혹 등만 봐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죠. 기존의 정규직보다 많은 인원들이 치고 들어와 노조 교섭권까지 달린 문제에서 여파는 더 클 것 같아요. 심지어 정상적인 루트를 거쳐 인국공 취업을 갈망하던 청년들이 비정규직 채용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게 개탄스러워요. 

B: 저 역시 동의하지 않아요. 정부에서 고용차별을 없애기 위해 이 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게 바로 역차별 아닌가요? 공정한 경쟁이 궁극적으로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채용기준을 만들어온 이유가 있는데, 비정규직을 돕기 위해 이 기준을 없앤다는 것은 기존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우라고 생각해요.

C: 그런 발언을 한 의원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실제로 가짜 뉴스 때문에 더 혼란이 있기도 했어요. 하지만, 조금 더 부드럽게 이야기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너무 청년들을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 이번 사태를 겪고,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기업으로의 취업 준비도 생각해보셨나요?

A: 그건 아니에요. 고용 안전성 때문에 공공부문으로의 취업을 고집하고 있어요. 공사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민간 회사 입사 후 언제든 이직이나 재취업의 문제가 찾아올 수 있잖아요. 

B: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그 회사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공공기관이니까 망할 일도 없기도 하고요.(웃음)

C: 공기업의 본질은 흐리지 않으니까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그저 나의 자리가 줄어들까 걱정인 거죠.

 

- ‘인국공 사태’ 혹은 현 노동시장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국가가 청년들의 취업을 도와주고 장려하는 건 좋지만, 취업을 시켜주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청년 수당과 같은 방법으로 취업과 생계를 도우며 생활에 전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대안은 이미 지방 자치 단체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B: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고민해봐야 하지만 고용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국민들을 상대로 사전투표를 실시하면 어떨까요? 투표로 결정이 난다면, 내 손으로 뽑은 정책이니까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반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C: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보안 기업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현명해 보여요. 다시 말해, 민관합작투자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을 추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사업은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함께 손을 잡고 일을 하는 방식이에요. 공기업 안에 작은 사기업 만들기, 괜찮지 않나요? 이 방법에 대해 너무 보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현 상황에 대해 청년이자 취업 준비생인 본인이 정부나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A: 해가 거듭될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사회 속에서 이번 조치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느껴져요.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당한 조처를 취해줬으면 해요. 또한 대중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명확한 주관을 갖고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B: 정당한 경쟁이 전제가 되어야 노동시장의 효율성도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역차별은 존재해서는 안 돼요. 정부가 조금 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었으면 해요.

C: 이번 일을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서로 대립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대립 사이에 해결점은 무조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 이해의 점을 정부가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정규직 전환 정책의 논란은 꾸준히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더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박탈감이 ‘정규직-비정규직 구별짓기’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오늘도 청년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진 가운데, 본질을 흐리는 무차별적 비판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이해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페어플레이스 FIP한 기자단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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