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캐릭터 펭수, 그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 캐릭터 펭수, 그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김순정 기자
  • 승인 2020.07.1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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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캐릭터 펭수, 그의 독보적인 인기 비결 

[ 펭수 / 출처 : EBS ]
[ 펭수 / 출처 : EBS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순정 기자 = 2019년부터 현재까지 가장 뜨거운 인물은 누구일까. 지난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2333명을 대상으로 '2019년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을 조사했다. 방송·연예 분야는 송가인(17.6%)도 방탄소년단(16.7%)도 아닌 펭수(20.9%)가 1위였다.

2019년은 펭수의 해였다.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펭수 신드롬’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펭수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제품광고는 물론 공익광고에서까지 활약하고 있으며 일상 속에서도 펭수에 관련된 제품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남극에서 온 10살 펭수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EBS의 연습생이다. 사람들이 이 거대한 펭귄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자이언트 펭 TV’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212만 명이 되었고, 펭수는 지난 6월에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펭수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210센티의 자이언트 펭귄’이라는 유니크한 설정 때문이 아니다. 자이언트 펭 TV 채널에서 업로드되고 있는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들을 차치하고, 펭수는 한마디로 '캐릭터화'가 잘 된 캐릭터다.

처음 펭수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미지근했다. 어딘가 조금 사나워 보이는 인상에, 생소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 방송에 출연하는 일반적인 캐릭터들과는 거리가 아주 먼, 그야말로 너무 특이해서 좀처럼 친근감을 느낄 수 없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그러한 특이점에 '펭성'이라는 특이점이 하나 더해지면서 펭수는 생소한 캐릭터에서 미워할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우뚝 서게 되었다. '펭성'은 '펭수의 인성'의 줄임말로, 펭수의 인성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그런데 인성이 좋지 않은 펭귄임에도 불구하고 왜 인기를 끌었던 것일까.

 

[ 펭수 / 출처 : 유튜브 자이언트 펭 tv ]
[ 펭수 / 출처 : 유튜브 자이언트 펭 tv ]

 

첫째, 펭수의 거만한 태도로부터 시청자들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필요한 게 있으면 스스로 해결하기보단 '매니저'를 외치고, EBS 사장님 이름을 아무런 존칭도 없이 '김명중'이라는 세 글자로 부르는 모습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회사의 서포트가 필요할 때마다 '김명중'을 언급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 당당한 나머지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또한 "눈치 챙겨", "때려치워", "이유는 없어 그냥 해" 등 솔직한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올바름의 미학'을 깨뜨린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말이지만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무나 쉽게 뱉을 수없는 말을 대신해 줌으로써 사이다같이 시원한 쾌감과 웃음을 선사하며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한다.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도 지난 1월 열린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 "권력과 위계에 굴하지 않는 수평적인 화법"이 펭수의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둘째, 펭수에게서는 자연스러운 나르시시즘이 발견된다. 펭수는 자신감을 넘어서 자만에 가까운 태도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특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아주 대담하다. 이상형이 자기 자신이라고 말하며 과한 자기애를 보여주는 대목은 낮은 자존감에 대한 고민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진부한 말 대신, 펭수의 과감하고 당당한 모습 그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즉각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긍정적인 영향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그런 자기애를 과시하는 모습이 얄밉지 않고 사랑스럽다. 펭수는 언행이 과감하지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거나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않아 더욱 사랑받고 있다.

셋째, 펭수의 따스한 감성이 해내는 것들이 있다.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열 살의 철없는 펭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끔 그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그것은 바로 펭수의 진심 어린 말. "힘든데 힘내라 이것도 참 어려운 일이거든요.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저는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펭수가 남긴 이 어록은 당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힘든 상황에 대한 무미건조한 응원이 아닌,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인정과 사랑을 보내자는 메시지는 위로를 넘어서 깨달음과 감동을 준다.

그 외에도 "다 잘할 순 없어요. 펭수도 달리기는 조금 느립니다. 그래도 하나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걸 더 잘하면 돼요." 등 명쾌한 해답이 섞인 따뜻한 위로로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장난꾸러기인 줄만 알았던 펭수의 이러한 섬세하고도 꾸밈없는 감성이 인기의 핵심 요소다. 즉,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고 귀여워서 보게 되었다가 감동과 위로까지 얻게 되는 루트로 펭수에게 꼼짝없이 '입덕' 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펭수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사람들도 펭수에게 서서히 빠져들게 되면서 '펭수에게 스며들다'는 뜻의 '펭며들다'라는 유행어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제는 EBS 캐릭터를 넘어서 국민 캐릭터가 된 펭수, 사회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펭수의 활약이 앞으로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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