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성격유형검사)에 열광하는 이유, 지나친 맹신 우려
MBTI(성격유형검사)에 열광하는 이유, 지나친 맹신 우려
  • 이수현 기자
  • 승인 2020.08.10 12: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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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사이에서 MBTI검사 인기
MBTI 성격유형 '궁합' 등 관련 콘텐츠 화제
MBTI 결과 맹신하는 경우도
출처: 16personalities.com 캡처
출처: 16personalities.com 캡처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수현 기자 = 최근 젊은 층은 지인과 만나면 안부보다는 MBTI 유형에 대해 먼저 물으며 MBTI(성격유형검사)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온라인 MBTI 검사는 무료인 데다 검사시간도 짧기 때문에 젊은층 사이에서는 소소한 재밋거리로 다가온다.

 

◆MBTI란

MBTI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일종의 성격유형검사 도구다. 개인이 가진 태도와 인식, 판단, 생활양식 등 4가지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상반된 두 가지 성향의 알파벳으로 표현되고, 이 조합은 16가지 유형을 만든다. 만약 ENTJ라면 ‘외향형+직관형+사고형+판단형’이다.

[태 도] 에너지의 방향과 주의 초점을 밖으로 두느냐(외향형 E), 안으로 두느냐(내향형 I)

[인 식]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오감에 의존한 실제적 정보에 치중하느냐(감각형 S), 육감에 의존한 가능성에 더 치중하느냐(직관형 N)

[판 단]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할 때, 사실과 논리를 더 중요시하느냐(사고형 T), 사람과 관계를 더 선호하느냐(감정형 F)

[생활양식] 실생활에 대처하는 방식에 있어 미리 계획하는 것을 더 선호하느냐(판단형 J), 상황에 맞추어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느냐(인식형 P)

이러한 특징에 따라 MBTI 타입별 반응을 예측한 자료가 인터넷에서 뜨겁게 이슈되고 있다. 친구집에 갔는데 배가 고픈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다. ESTJ, ENTJ, ENTP, ISFP, INTJ, ESFJ사람들의 경우 밥 먹자고 물어보면 좋다고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면 INFP, INFJ, ENFJ, ISTJ, ISFJ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괜찮다며 거절한다고 예상하고, ESTP, ENFP, ISTP, ESFP, INTP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먼저 밥을 먹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같은 상황임에도 타입별 다른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BTI에 열광하는 이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MBTI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뿐더러 전문가처럼 분석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왜 이토록 MBTI에 열광할까?

첫 번째, 검사가 쉽고 간단하여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무료 검사 링크가 뜨고 검사 시간은 10~15분 정도로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한몫 한다. 또한 성격 유형에 대한 특징과 강점, 약점을 살펴볼 수 있어 이를 내 성격과 비교해보고 자신과 같은 유형을 가진 사람들끼리 동질감을 느껴 다양한 대화 소재를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인간의 다양한 성격들을 16가지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MBTI를 알면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가령, 처음 만난 어떤 사람의 MBTI가 ENFP라고 나에게 말한다면, 나는 앞서 말한 4개의 기준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성격을 미리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할 것이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가 자신의 고유한 특성과 파악하려는 측면도 있겠지만, 나를 넘어서 상대를 잘 이해하고 예측해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고자 하는 소망이 소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MBTI 콘텐츠

과거에는 단순히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것에서 그쳤다면 다양한 SNS와 유튜브, 커뮤니티 등이 발달하면서 ‘유형별 연애 방식’ 혹은 ‘INFP와 ENFP가 만난다면?’ 같은 궁합표, 심지어 유명인이 MBTI를 검사하는 영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MBTI라는 주제 하나로 생산하고 있다.

출처: 대통령 테스트, 오늘의 집, 부부의 세계 테스트 홈페이지
출처: 대통령 테스트, 오늘의 집, 부부의 세계 테스트 홈페이지

‘대통령 테스트’, ‘전생집 테스트’, ‘부부의 세계 테스트’, ‘연애 능력치 테스트’ 등 SNS를 통해 번지고 있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기도 했다.

 

출처: MBC ‘놀면 뭐하니’
출처: MBC ‘놀면 뭐하니’

미디어에서도 MBTI 검사는 인기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과 이효리, 비가 MBTI 검사를 하는 모습이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유재석은 ISFP, 이효리는 ENFP, 비는 ESFP 유형이 나왔다.

유튜브 채널 뮤플리를 통해 정은지와 제이미는 MBTI 공유했다. 정은지는 INTP, 제이미는 ENFP이다. 정은지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혼자가 제일 편함, 낯 가림, 공상 자주 함, 책 읽는 것 좋아하는데 귀찮아서 리스트만 작성함 등 INTP의 특성에 동의했다.

 

◆MBTI 맹신은 위험

MBTI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이 분명 존재하지만 과하게 맹신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성격을 단순히 16가지로 분류할 수는 없다. MBTI를 맹신하면 개인의 성격을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틀에 가둬버리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전문가는 MBTI 검사를 맹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MBTI 검사는 자기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검사 결과에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어 자신이 속한 심리 유형이 자신을 모두 설명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에 적성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인 경우에는 심리 검사 결과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기에 자기 이해에 대한 참고용으로는 사용해볼 수 있다"고 했다. 심리학계에서도 MBTI를 유의미한 심리검사로 인정하지 않는 만큼 이 검사의 신뢰도와 정확성이 떨어짐을 인지하고 맹목적 신뢰가 아니라 단순한 재미 요소로만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비록 MBTI가 유용한 도구일지라도,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맞닥뜨려보는 것은 어떨까.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타인의 속마음은 우리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심지어 고통을 감내해야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방이 처한 입장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그 동안 알지 못했던 타인의 뜻밖의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모습을 만날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대인관계에 존재하는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거나 이해하고자 하는 시간을 들이지 못해 MBTI식 관계 맺기에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현재 MBTI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향유가 되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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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2020-08-28 14:04:52
ENFP 모여라

박지혜 2020-08-12 19:44:31
Mbti가 유행이긴 유행이네요... 저는 참고로 infj입니다.. ㅎㅎ^^ 흥미로운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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