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 있는, 독립서점
특별함이 있는, 독립서점
  • 이수현 기자
  • 승인 2020.08.17 09: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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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독립서점, 대형서점에 없는 역할과 매력
지속가능성을 위한 앞으로의 방향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수현 기자 = 최근 들어 대형 서점의 100분의 1도 안되는 면적과 책을 보유하고 있는 독립서점, 동네 책방들이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인장의 취향과 안목으로 골라낸 특색 있는 책으로 채워지는 독립서점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1000평이 훌쩍 넘는 대형서점에는 진열된 도서만 10만 권이 넘는다. 눈에 띄는 곳에 베스트 셀러책들이 순위별로 정리돼 있고, 방대한 책들은 분야별로 책들은 정확하게 분류돼 있다. 그러나 판매라는 획일화된 공간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넓은 공간과 많은 책이 있는 대형서점만이 유일한 장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시대에 오히려 독립서점은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늘고 있다. 독립서점 인덱스의 독립서점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5년 97곳이던 독립서점이 2018년에는 416곳으로 늘어나 3년 만에 300여 곳 이상 생겨났다.

 

◆독립서점이란

‘독립서점’은 말그대로 ‘독립’된 서점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부터 독립을 의미할까? 첫째는 ‘자본의 독립’이다. 이들은 교보문고나 알라딘 같은 대형서점이나 다른 문화 자본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수익 창출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책이 있는 공간에서 일하고 싶어서,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만나고 싶어서 소규모로 창업한 것이다.

둘째는 ‘양의 독립’이다. 많은 책을 싼 가격에 들여놓고, 빠른 속도로 팔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베스트셀러 중심의 양적 서점 질서로부터 독립해 있다. 대부분의 대형서점은 판매와 연결되어 있어 독자의 특정한 취향 반영이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판매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대형 서점들과는 달리 독립서점은 철저하게 자기 독자 취향에 맞추어 책들을 선별하고 배치함으로써 다양성을 이루기 위해 애쓴다.

 

◆독립서점의 등장 배경

어려운 출판업계에 사정에도 ‘독립서점’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 11월부터 실행된 도서정가제가 독립서점 활성화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그중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독자 개개인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적 사유가 가능한 ‘독립서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동네서점의 증가세는 디지털 사회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동네서점을 방문한다는 것은 사람 냄새와 작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을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소수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피난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책 자체가 비주류가 될수록 서점은 점점 더 그 비주류만의 피난 공간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독립서점의 문화적, 사회적 역할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으로 도서시장이 장악했고, 독서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독립서점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책을 매개로 한 여러 모임 등을 통해 ‘사용성’을 확장한다. ‘책이 주는 행복한 만남’이 독립서점의 진짜 존재 이유다. 독립서점 운영에는 ‘장소의 인접성’이나 ‘거래의 편의성’을 뛰어넘어서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가치의 제안’이나 ‘친밀성 확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음책방에서는 저자와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역할을 기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년에 20~30회 만남이 펼쳐지고 책과 관련된 전시가 열고 있다. 또 인디뮤지션의 공연 공간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아자르 나피시는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서점은 공동체를 창조”하며, 서점은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독립서점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공동체 대화의 중심으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서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위기의 독립서점

국내 독립서점은 277곳으로 이 중 158곳이 수도권에 있다. 하지만 최근 열풍이 분 독립서점의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대형 프렌차이즈와 인터넷 서점에 밀리면서 2년 내 폐업률은 7.2%(20곳)에 이른다. 게다가 코로나 19 여파로 대면 구매를 꺼리는 데다가 온라인 수업과 자격증 시험마저 연기되면서 올 상반기 매출은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고 문을 닫는 서점이 늘었다

 

독립서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와 이용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 만나 독립서점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독립서점을 종종 이용하는 박지혜(대학생 22)씨는 “독립서점은 대형서점과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뭔가 고즈넉한 분위기에 대형서점과 달리 퀘퀘한(나쁘지않은)향기와 오래된 책 향기도 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책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독립서점을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독립서점의 발길을 끊은 이유는 일부러 끊었다기 보다는 저절로 끊어진 경우다. 독립서점은 그 가게의 수가 매우 적어서 마음먹고 가지 않는 이상 발길을 하기가 어렵다. 또한, 요즘은 인터넷 서점이 매우 발달 되어있고 아침에 시키면 저녁쯤 배송 오는 경우가 많아서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구매한다. 매달 포인트와 쿠폰도 많이 줘 돈을 아끼기 위해서 인터넷서점을 자주 이용한다. 독립서점에 가는 건 온전히 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 가는 것 같다”라고 하며 독립서점의 방문 빈도수가 낮아진 이유에 대해 말했다.

반면, 독립서점을 이용해 본 경험이 없는 원성은(대학생 22) 씨는 “독립서점은 주로 골목이나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 있고 집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자리 잡고 있어 독립 서점에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며 이어 “학생들이 주로 학교나 학원에서 쓰는 대형 브랜드의 문제집과 제휴 단체 할인 등의 이유로 대형 서점으로 발길이 이끌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독립서점의 가치 회복을 위해

책을 둘러싼 환경의 폭이 넓어진다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독립서점의 증가를 냉정하고 차분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구경은 서점에서 하고 구매은 인터넷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새로운 독립 서점들을 찾아다니며 책을 즐기기보다는 SNS에 ‘인증’만 남기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홍보 측면에서 긍정적이긴 하지만, 서점 이미지가 개인의 도구로 전락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동네 책방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독립서점은 지속가능성의 화두를 끊임없이 고민해서 독자가 다시 가고 싶은 공간이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책방 주인이 권하는 책 한 권과의 우연한 만남,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의 지적인 소통과 정서적 풍요로움, 문화적 충만감을 주는 것은 동네 책방의 몫이다. 따라서 더 이상 동네의 작은 서점들의 위기를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균형 잡힌 출판 생태계를 구축하고 중소서점들이 생존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점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나아가 독자들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점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독서인구의 감소이다. 정제되지 않은 체 쏟아져 나오는 정보와 자극적 재미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와 서점은 책이 주는 즐거움을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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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2020-08-26 20:46:13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이지현 2020-08-28 14:03:08
최근에 독립서점을 가보니 기자님 말씀처럼 대형체인점 서점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는것 같더라구요!
독립서점을 즐기는 독자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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