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부터 재테크까지, 주목 받는 '신발 수집'
취미부터 재테크까지, 주목 받는 '신발 수집'
  • 강다솜 기자
  • 승인 2020.09.1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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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은 떠났지만 에어 조던은 계속된다

신발 수집, 취미부터 재테크까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수집은 꽤 오랜 시간 다양한 이들의 취미 생활로 자리해왔다. 우표와 동전부터 미술작품과 자동차까지 그 대상은 방대하고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Z세대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수집품이 있다. 바로 '신발'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00년대 중반생까지를 일컫는다. 이들은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나 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보내왔기 때문에 SNS가 성장 과정과 소비 성향에도 큰 영향을 미친 세대이다. SNS에서 해시태그로 손쉽게 세계 각지에서 업로드 되는 수많은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SNS 상의 유행은 곧 Z세대의 유행과도 다름없다. Z세대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 중 하나는 패션 특히 '신발'이다.

이들이 신발 모으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대부분 '교복'을 입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옷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신발은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김 군은 한정적인 용돈으로 많은 신발을 살 수 없어 아쉽지만 SNS에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하면 저장해두며 대리만족을 한다. 성인이 되면 한 브랜드의 신발을 색깔별로 모으고 싶다.”며 신발 수집에 대한 로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출처 : 본인 제공
슈즈 콜렉팅 중인 대학생 K씨의 모습 / 출처: 본인 제공

같은 옷이더라도 신발 하나로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며 운동화의 매력을 꼽은 대학생 K씨는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신발이 가장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정확히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돈을 모아 고가의 신발을 모으게 되었다. 신발 상자가 모이면 뿌듯하고 희소성 있는 운동화를 신으면 뿌듯했다." 라고 운동화를 모으게 된 계기를 밝혔다. 덧붙여 "신발에서 사람의 센스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패션의 마무리는 신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종류의 운동화를 모으게 된 것 같다." 라며 보유하고 있는 신발 중 가장 좋아하는 '디올 오블리크 하이 컨버스'와 최근에 구매한 '나이키 SB 덩크 로우 트래비스 스캇'을 소개했다.

 

 

출처 : 스탁엑스
출처: 스탁엑스

취미에서 직업으로

2015년 미국의 한 운동화 수집광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인기있는 운동화 몇 켤레를 다시 되파는 과정에서 관련 플랫폼의 부실함을 느끼고 직접 운동화 리셀링 플랫폼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그 수집광은 바로 '스탁엑스(StockX)'의 조쉬 루버이다.

운동화는 사이즈나 색상, 모델, 관리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쉬 루버를 비롯한 운동화 수집가들은 기존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한계를 느꼈다. 일반적인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가격을 책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희소성이 높은 모델, 사이즈일 경우 부르는게 값이 되기 때문에 사기꾼들의 타겟이 되기도 쉬웠다.

조쉬 루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개 플랫폼 '스탁엑스'를 만들었다. 스탁엑스는 창업 3년만에 기업 가치 1조를 달성했다. 월 평균 1,500만명의 사람들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한달 거래액은 1,15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운동화 뿐만 아니라 가방과 시계 등의 악세사리와 의류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으며 800여명의 이르는 직원이 함께 하고 있다.

취미가 직업이 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더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신발 리뷰어 및 운동화 감별사로 통하던 코비진스가 본업을 포기하고 전문적으로 운동화 전문가로 활동한 사례가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음악을 전공해 관련된 학원을 운영하던 코비진스는 현재 신발을 전문적으로 감정하는 회사에 스카우트 되어 일하고 있다. 운동화 수집계의 성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천여켤레의 신발을 모았을 정도로 대단한 운동화 수집광이다. 그는 취미에서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고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집한 운동화만 2,000켤레, 스니커헤드

스니커헤드(Sneaker Head)는 단순히 많은 운동화를 사 모으는 수준이 아닌 운동화가 삶은 지배한 수집가를 칭하는 말이다.

1980년대 중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이 코트에 등장하면서 농구의 판도가 달라졌다. 그의 등장으로 바뀐 것은 농구계 뿐만이 아니었다. 지금과는 다른 입지의 나이키가 신인이었던 조던에게 제공한 새로운 신발은 운동화 시장 또한 뒤집어 놓았다. NBA에서는 조던 열풍이 한창이었고 국내에서는 농구 만화 슬램덩크MBC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990년 중반 농구 붐이 일어났다. 당시 농구 붐 시대 사춘기를 겪은 세대들이 성인이 된 2000년대 초중반 국내에서 스니커헤드, 즉 열성 운동화 수집가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국내외에 불어닥친 농구 붐의 한가운데에 서있던 이들은 어느덧 삼십대 끝자락에서 섰다. 연차가 쌓인 스니커헤드들은 이제 수집한 운동화를 전시하기도 하고 그들만의 교환 및 매매의 장인 '스니커 하우스'를 만들어 서로 교류하기도 한다. 이들이 열성적으로 운동화를 수집하는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발을 수집한 경력이 길지만 아직도 한정판 신발 구매를 위한 응모권을 위해서 신발 매장 앞에서 밤을 셀 정도의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

그들에게 운동화 수집은 단순히 고가의 신발을 사 모으는 일이 아니라 추억을 모으는 일이다.

 

에어 조던(Air Jordan)

출처 : Nike
출처: Nike

많은 국내외 수집가들이 사랑하는 슈즈콜렉팅의 대표 상품은 나이키의 조던 시리즈이다. 신발을 수집한다고 알려진 래퍼 래디와 데프콘, 배우 박해진 등의 유명인들을 비롯해 앞서 소개한 코비진스나 스니커헤드들의 공통점은 모두 조던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던 시리즈의 역사는 미국 농구 120년의 역사에 가장 위대한 선수를 꼽히는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면서 시작되었다. 불스에 입단하며 나이키와 계약한 조던은 NBA 데뷔전 에어쉽(air ship)이라는 나이키의 농구화 모델을 착용했다. 이후 발매된 에어조던 1은 에어조던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고 현재는 14까지 출시되었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코트를 떠났지만 이제는 나이키에서, 신발 시장에서 브랜드로 성장해 농구팬과 조던팬 뿐만 아니라 신발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되팔면 재테크가 된다?

국내 리셀(resell)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명품 혹은 한정판 신발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리셀은 사전적으로 중고 물품을 되파는 일을 의미하지만 운동화 시장에서는 희소성 있는 상품을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의미한다. 특히 유명인 혹은 복수의 유명 브랜드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은 추첨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고 직접 매장 앞에서 밤을 새며 줄을 서 구매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물건을 실제로 소장하거나 착용하려는 소비자 이외에도 새 제품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려는 목적의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의뢰를 받고 줄을 대신 서기도 하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추첨을 위해 지인에게 응모를 부탁하기도 한다.

 

'나이키'와 '피스마이너스원'의 콜라보 제품 '에어 포스 1 파라-노이즈' / 출처: 나이키
'나이키'와 '피스마이너스원'의 콜라보 제품 '에어 포스 1 파라-노이즈' / 출처: 나이키

 

실제로 201911GD 신발로 알려진 나이키X피마원(피스마이너스원)’ 제품은 해당 상품이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자마자 서버가 마비되는 등의 파급력을 보여줬다. 판매가는 219천원이었지만 1000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리셀되기도 했다. 당첨확률이 1.78% 밖에 되지 않는 8888장의 응모권을 받기 위해 나이키에서 공지한 드레스 코드를 갖춰 입은 인파가 홍대 SNKRS 매장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11시에 시작되는 응모권 배부를 위해 1시간 반전인 9시 반에 현장에 도착한 응모자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응모권을 위해 연차를 내고 응모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도 있었다.

 

리셀 플랫폼의 등장

신발 판매 시장과 리셀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러한 상품만을 다루는 쇼핑몰도 등장했다.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이라는 이 곳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 내역과 입찰가를 공개하여 주식처럼 시세를 예측할 수 있고 거래가 성사된 모든 상품을 해당 사이트 검수센터에서 전문가들이 검수를 진행한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이 곳에서 거래된 상품이 정품이 아닌 경우 금액의 3배를 보상하는 규정도 존재한다. 원하는 제품이 플랫폼에 없더라도 구매 희망가를 입력하여 구매 입찰을 진행할 수도 있고 판매를 원하는 상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 없더라도 판매 희망가를 입력해 판매 입창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국내외의 다양한 제품의 선착 및 발매 정보를 제공하며 오프라인 쇼룸을 통해 컨셉의 전시와 매니아 소장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개 플랫폼 이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와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성년자들의 명품 소비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

출처: 알바천국

10대의 명품 구매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며 쇼핑과 관련한 컨텐츠가 잘못된 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매일경제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명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설문에 응한 인원의 56.4%를 차지했다. 실제로 명품을 산 후 친구들과 함께 포장을 뜯는 (언박싱)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는 또래에게 인정받거나 SNS에 올려 과시하기 위해 고가의 명품을 소비하고 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슷한 명품을 가진 친구들끼리 무리를 만들어 다니기도 하고 명품 구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명품을 가진 친구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 행위, 명품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행위 등의 불법행위를 불사하기도 한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10대들의 과한 명품소비는 따돌림과 학교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신발 그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특정 고가의 한정판 신발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모은다. 개성을 위해, 자기 만족을 위해, 값이 오르면 되팔기 위해 등 각양각색의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패션 아이템을 모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개성은 값비싸고 유명한 물건들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동화 시장계의 신으로 불리는 조던 시리즈의 마이클 조던도 나이키와 계약하기 전까지는 컨버스와 아이다스를 착용했다고 알려져 있다진정한 의 가치는 유명하거나 값비싼 브랜드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더 잘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다면 신발 등의 패션 아이템을 수집하는 문화가 미성년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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