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못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으면 된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수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KBO리그는 또다시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내 10개 구단은 야구팬들을 위해 응원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을 연고지로 둔 kt wiz(케이티 위즈)는 ‘비대면 LIVE 응원전’을 시행하고 있다. ‘비대면 LIVE 응원전’은 팬 100명이 위즈파크의 띠 전광판을 통해 응원단과 함께 응원하는 시스템이다.
kt wiz (케이티 위즈)는 2015년에 프로야구 첫 1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응원단만큼은 ‘베테랑’, ‘주일매직’ 등의 수식어가 붙는 김주일 단장이 이끌고 있다. "안 된다고 못 한다 하지 말고 어떻게 (긍정적으로)"등 응원 단상에서의 힘찬 안무와 응원가는 현장을 열기로 이끈다. 팬들을 춤추게 하는 kt wiz 김주일 응원단장(43)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응원단장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응원단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수원 kt wiz 프로야구단 응원단장 김주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저희는 응원단장인 저와 레이디위즈 치어리더 7명, 박수미 아나운서,빅또리와 함께 응원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2. 응원단장을 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응원단장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프로야구 응원단장은 올해 19년 차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어요. 해태 타이거즈 응원단장님이 멋있어서 그 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용인대학교에 들어간 후에 대학교 응원단에 문을 두드려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3.지금의 모습을 보면 무대에 서기 위해 태어나신 것 같아요. 원래부터 무대를 좋아하고 끼가 많으셨나요?
아니에요. 저는 트리플 A형이고 낯을 많이 가려요. 1만 명은 편한데 10명 앞에서는 자기소개 하는 것도 떨려요. 그런데 10년 20년 넘게 하다 보니까 성격이 변한 것 같아요.
4. 야구 비시즌기에 배구, 농구팀에서도 응원단장을 맡고 계신데요. 프로야구 kt wiz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관중분들과 함께 만들며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요즘 kt wiz만의 매력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는 따뜻한 야구인 것 같아요
5. kt wiz의 응원단장을 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 그리고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끼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내 응원이 부족해서, 못해서 졌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장 기쁨을 느꼈을 때는, 작년 10연승 도전할 때 kt wiz 팬들과 함께 응원한다는 것이 기뻤어요. kt wiz는 ‘원정 마법사’라는 제도를 운영해서 시즌 10번 정도 버스를 대절해 팬들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요. 다른 구단에서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원정에서 함께할 때 보람을 느껴요
6. 응원곡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은데요.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응원곡은 유행가가 아닌 남녀노소라는 교집합 안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다 같이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들었을 때 아무리 느리고 슬픈 노래라도 관중들과 함께 부를 수 있겠다, 감동이 느껴지겠다는 이미지를 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7. 경기 내내 정말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계속해서 응원을 주도하시더라고요.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모든 응원단장은 이 일을 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 팀에 열정을 다해서 즐겁게 해요. 저는 움직이는 것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운동한다고 생각해요. 운동과 노동은 점 하나 차이기 때문에 운동이 될 수도, 노동이 될 수도 있거든요. 저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뛰려고 해요. 건강을 위해서 더 뛰고 제가 더 뛰기 때문에 더 열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8. 응원 단상에서는 긍정적인 응원 멘트와 흥으로 팬들까지 힘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신데요. 평소 모습도 비슷하신가요?
저는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추구하던 스타일로 하다 보니 제 모습도 성격도 바뀐 것 같아요. 2004년부터 ‘긍정적으로’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는데 매일 외치다 보면 사람이 바뀌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야구 경기를 할 때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든 걸 좋게 풀어나가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바뀌는 것 같아요.
9. 시즌 내내 팬들과 호흡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기억에 남는 팬들이 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팬들 많죠. 하나 꼽자면, 2015년 연패에 빠졌을 때 어떤 남녀 팬이 목동구장에 와서 엉엉 울더라고요. 근데 그 팬들이 연애를 하고,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미국 전지훈련도 와요. 지금도 kt wiz 광팬으로 야구장에서도 제일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10.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kt wiz는 비대면 라이브 응원을 하고 있어요. 비대면 라이브 응원, 어렵거나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았어요. 팬들이 없어서 야구장에 제 목소리밖에 안 들려요. 그런데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생기고 제가 어떤 말을 했을 때 팬들이 어떤 반응을 할 지 예상이 돼요. 요즘에는 수비 때도 인터넷 방송처럼 스무고개, 줄줄이 말해요 등 계속 이벤트를 진행해서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장에서 관중분들과 서로 주고받는 생동감과 활기찬 느낌이 없는 건 참 아쉽죠. 잠깐 관중석 30%가 풀렸다가 다시 바뀐 거라서 그런지 더 아쉬워요.
11. 한 인터뷰에서 다른 구단 응원단장들의 롤모델로 뽑히신 적이 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제가 가장 선배라서 뽑아준 것 같아요. 기분은 좋지만..(웃음) 응원단장들만의 직업에 대한 고민이나 회의감도 있을 것이고 불안감도 있을 때 대화하고 고민 상담 해주고 그런 것 때문에 롤 모델로 뽑힌 것 같아요.
12. 올 시즌 가을 야구를 기대하고 있는 팬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이제 가을야구가 아니라 겨울 야구죠. Kt구단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해서 이벤트를 했어요. 제 티셔츠 이름은 ‘우승기원’이에요.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면 많은 분들이 욕심이라고 하는데, 저는 역으로 kt wiz가 왜 우승 전력이 아닌지 묻고 싶어요. 6월 4일부터 80경기 기준 kt wiz가 승률이 6할이 넘고 전체 1등이에요. 원래 프로야구는 모든 팀의 목표가 우승이에요. 최근 로하스 선수도 “1등 팀이 앞에 보인다. 1등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잖아요. 그래서 제 전망은 무조건 우승!
13. 부임한 첫해부터 노련하게 응원을 주도하며 팬들에게 호평을 받고 계신데, 앞으로 응원 단장으로서 목표가 있을까요?
일단 노련한 응원은 제가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어떤 상황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나오게 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군중심리학을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응원단장으로서의 목표는 우승팀 단장도 되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체력이 닿는 한, 팬들에게 외면 받지 않는 한 계속해서 응원 단장을 하고 싶어요.
14. 응원단장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내 열정으로 사람들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일을 하고 싶으면 스텝, 북치기, 음향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합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배구,행사도 해야 하기 때문에 화려한 것만 보지 말고 화려함 아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커피 한 잔 사 들고 야구장에 와서 응원단장에게 ‘정말 응원단장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직접 문의해주세요. 응원단장 중에 무시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웃음)
15. 마지막으로 함께 해주시는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난주에 최고 등수 찍었을 때 울컥했어요. 작년에 kt wiz가 승리 5할로 6등을 찍었을 때도 우리는 좋아하고 즐거워했는데 관중분들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얼마나 더 서로 좋아했을까. 그런데도 온라인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kt wiz 선수들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 악물고 뛰고 있으니까 팬분들도 어디서든 응원해주세요. 남들이 물어보면 우리 팀은 당당하게 목표가 우승이라고 말씀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지금 이 기사를 보고 나면 김주일 응원단장의 매력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kt wiz의 팬 이씨(20 대학생)는 “야구는 어릴 적 아빠랑 채널권 다툼만 하던 존재였는데 우연히 가게 된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김주일 단장님의 응원을 보고 야구에 빠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안정화되어 열띤 응원 소리가 야구장에 가득 찰 수 있기를 기대한다.
kt wiz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