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터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박승희'
스케이터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박승희'
  • 강다솜 기자
  • 승인 2020.10.07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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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운드 스케이터, 빙상 최초 올림픽 두 종목 출전

'멜로페'의 디자이너로 돌아온 박승희 인터뷰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최초 올라운드 스케이터, 올림픽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 보유자, 쇼트트랙 500m 최강자, 대한민국 빙상 종목 최초의 올림픽 두 종목 출전 선수.

빙판 위 '박승희'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매우 다양하다. 선수 시절 경력은 수식어만큼이나 화려하다. 주니어 국가대표부터 성인 국가대표까지 명실상부한 한국 빙상계의 별이었다. 2010 벤쿠버 동계 올림픽부터 세계 선수권 대회와 동계 아시안 게임, 쇼트트랙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서 활약하며 오랜 시간 빙상계를 이끌어왔다.

그런 그녀는 어느새 도전과 변화의 아이콘이 됐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이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환한 것에 이어 '디자이너'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빙상 베테랑에서 신인 디자이너로 변신한 '멜로페'의 디자이너 박승희를 만나보았다.

 

Q. 브랜드 런칭한지 2주가 넘어가고 있는데 소감과 근황을 알려주세요.

A. 브랜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재미있게 잘 하고 있고 시작을 했으니까 발전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에요.

 

Q. 선수시절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에 모든 종목에 출전하는 스케이트였습니다. 모든 종목에 출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어려운 점이라기보다는 워낙 단거리에 특화된 선수였기 때문에 장거리 연습을 필요에 의해 많이 했어요.  장거리가 아무래도 힘들긴 했지만 운동을 하면서 저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장거리를 포기했다면 쇼트트랙 선수로서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해요.

 

Q.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계기라기보다는 소치 올림픽 이후에 쇼트트랙 은퇴를 고민하다가 그냥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할 때 신었던 스피트 스케이팅 스케이트를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은퇴하기에는 한국에서 하는 평창 올림픽이 남아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또 양 종목을 출전한 선수가 없어서 그냥 가볍게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국가대표에 발탁이 되어서 평창에 출전할 수 있었죠.

 

Q. 예상보다 이르게 은퇴를 결정하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이 궁금해요.

A. 사실 가족들은 운동 이외의 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응원해주었어요. 어머니도 그렇고 대부분 응원해주셨고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물론 어쨌든 사업을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없지는 않으셨지만 응원해주셨어요.

 

Q. 그럼 특별히 기억나는 응원이나 디자이너 변신을 준비하면서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이 있었나요?

A. 준비하는 중에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고 흔들릴 때도 많았어요. 그때마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디자인 선배들의 조언이 힘이 되었어요. 그분들이 제가 디자인한 상품이나 가방을 보고 칭찬해주시고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개인 SNS를 살펴보면 스타일이 개성있고 귀여워요. 평소에 참고하는 스타일이나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템 같은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보는 편이에요. 연예인이나 일반인 가리지 않고 많이 찾아봐요. 사람인지라 '안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긴 하지만 러블리한 블라우스에 데님진 같은 믹스매치나 대비되는 스타일링을 좋아해요. 아이템도 항상 바뀌는 것 같아요. 부츠나 이어링, 쥬얼리에 꽂힌 적도 있고 요새는 니트류나 어울리는 쥬얼리 같이 다양한 아이템을 모으고 있어요.

 

출처 : '멜로페' 홈페이지
출처 : '멜로페' 홈페이지

Q. 개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어하는 대학생이나 젊은 층들은 보통 초기 자본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몇 해전 모 예능에 출연해서 사업 준비와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A. 독립은 바람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했고요. 초기 자본은 운동하는 동안에도 패션 관련 꿈이 있었기 때문에 창업을 미리 준비할 여건이 됐었죠. 또 창업을 해보고 나니 자본금이라는게 각자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정말 작게 시작할 수도 있고, 자신의 방향성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나 생각해요. 돈이 없어서 창업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정말 기본적인 어느 정도 선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출처 : 박승희

Q. 처음 영국으로 떠났을 때는 의류 디자인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방으로 바뀌게 되면서 따로 필요했던 공부가 있었나요?

A. 사실 의류는 디테일이 정말 많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상의와 하의, 15개 이상의 아이템을 디자인 해야 해서 힘들다고 느껴졌어요. 또 의류 디자인에 종사하는 지인들을 통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다보니 약간의 지침이 있었어요. 결정적으로 의류는 시즌을 타기 때문에 가장 어려웠어요. 반면에 가방은 아이템 하나를 스케치하면 되고 의류에 비해 디테일이 부분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가방 디자인을 위해서 가죽 공부도 해야 했고 샘플을 볼 때 필요한 지퍼 같은 부자재 공부도 필요했어요.

 

출처 : 박승희
출처 : 박승희

Q. 그럼 브랜드의 컨셉이나 디자인 영감은 어떻게 얻는지 궁금해요. 또 '멜로페'와 타 브랜드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A. 따로 얻는다기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어요. 모든 곳에서 받는 것 같고 뜬금 없이 생각나서 적어두기도 해요. 거기서 많은 디자인이 나오기 시작하면 잘 풀리게 되는 것 같아요. 브랜드 차별점은 아무래도 가죽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또 자유롭게 들 수 있지만 디테일을 통해서 특이한 디자인을 만든 것도 차별점이 된다고 생각해요. 직접 사용해보신 분들이 생각보다 모든 옷에 잘 어울린다고 하셔서 그런 점이 비전공자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색다른 디자인을 많이 선호하는 추세라서 특이하지만 작고 편안하게 잘 들리는 가방으로 메리트가 있어요. 밋밋하지 않게 가방의 밸런스를 잘 맞춰서 어필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브랜드 이름부터 소개까지 음악 이야기가 가득해요. 혹시 현재 판매 중인 가방과 어울릴 만한 노래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A. 브랜드 컨셉 자체가 자유롭고 편안한 컨셉이고 디자이너인 '내가 들고 싶은 가방'을 만들고 있어서 제 취향의 음악이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해요. 개인적으로 인디하거나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의 노래를 즐기는 편이라 요즘 자주 듣고 있는 '데이먼스 이어'의 노래를 추천할게요.

 

Q. 사실 스포츠와 디자인은 전혀 다르다고만 생각하는데 두 분야를 다 경험해본 결과 공통점이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차이점이 있나요?

A. 거의 다 차이점 같아요. (웃음) 공통점이라면 사업이나 운동이나 브랜드나 모두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노력, 자기발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 같아요. 이런 점 말고는 다 다른 점이에요. (웃음)

 

Q. 브랜드 구상을 하면서 힘들 때가 많았다고 하셨는데 그럴 때 하셨던 마인드 컨트롤이나 멘탈 관리 방법이 따로 있었나요?

A. 마인드 컨트롤은 저도 아직 못하고 있어요. (웃음) 가죽을 어떻게 사고 보는지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다 배워야 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보니 멘탈적으로 힘들었어요. 주위에 관련 종사자 선배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그 덕에 브랜드를 런칭하는 기간이 조금 더 짧아지고 고생을 비교적 덜했다고 생각해요. 멘탈적인 부분은 주위 사람들 덕에 많이 잡혔던 것 같아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로 인해서요.

 

Q. 선수 시절도 그렇고 브랜드도 반응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제 3자가 보았을 때 지금까지의 행보가 모두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혹시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있나요?

A. 저는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하지 말걸'이라는 후회 아닌 후회가 있어요. 전향 후에 3년 반 정도가 정말 힘들었거든요. 물론 인간적으로 얻은 것이 많지만 생각보다 더 힘들었어요. 사실 반반인 것 같아요.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두 종목 출전 선수가 나 하나다'라는 좋은 타이틀과 경험이 생겼지만 반면에 전향하지 않았다면 그 힘든 시간이 없지 않았을까하는 복합적인 생각이 들어요.

 

Q. 그럼 새로운 시작이나 도전을 해본 입장에서 시도조차 두려워하는 친구나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A. 그 도전이 힘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전혀 다른 길을 택한다고 했을 때 만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하지만 힘든 일이 와도 멘탈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았던 것은 당연히 모든 일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두려움이 정말 컸지만 도전을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게 돼요. 정말 시작이 반이고 도전하기 전의 고민과 두려움은 정말 크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시작하면 별거 아니니까.

 

Q. 그럼 브랜드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게 되면 다음으로 어떤 도전을 하고 싶나요?

A. 브랜드 색이 뚜렷하게 성장해서 다른 분야나 뜻이 맞는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Q. 먼 훗날 본인의 삶을 정리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문장으로 남기고 싶으세요? 

A. 아무래도 '도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까요. 저는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해주시다보니 '도전을 하면서 살고 있었구나'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생이란 신분과 나이가 무기라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은 꼭 해보라"는 응원의 말을 남겼다.

스케이터에서 디자이너로, 또 다른 모습으로 매번 색다른 변화를 시도하는 박승희의 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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