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바보, 디지털치매의 위험성과 디지털 디톡스
똑똑한 바보, 디지털치매의 위험성과 디지털 디톡스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0.10.1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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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위협하는 영츠하이머 

디지털치매를 둘러싼 입장 

나만의 디지털 디톡스 실천하기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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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유라 기자 = 스마트폰이라는 똑똑함에 반해 이용자는 점점 스마트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신은 요즘 자꾸 깜빡깜빡하는가? 가족을 제외하고 외울 수 있는 지인의 전화번호가 3개 이하인가? 내비게이션 없이는 길을 잘 찾지 못하는가? 어제 먹은 메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가? 손으로는 거의 글씨를 쓰지 않는가? 이 중 2개 이상의 증상에 해당한다면 디지털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디지털치매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과 의존으로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크게 퇴화하는 현상이다. 젊은(Young)과 치매(Alzheimer)를 합성해 영츠하이머(Youngzheimer)라고도 불린다. 이는 주로 디지털 미디어와 밀접하게 접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치매에 대한 우려는 일찍이 나타났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인 만프레드 슈피처가 출간한 「디지털치매」로부터 이 같은 용어가 사회적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는 책의 첫머리에서 "디지털치매는 정보기술을 주도하는 한국 의사들이 처음 이름 붙인 질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 우리나라가 디지털치매에 대한 우려를 진작부터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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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치매의 원인, 그리고 문제의 핵심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활성화로 인해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의 편리성을 너무 깊게 인식해버린 탓일까? 그들은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K 씨(23세 · 대학생)는 "스마트폰은 나와 뗄 수 없는 관계다."라며 "전화, 문자, SNS, 음악, 영상, 사진, 게임, 그리고 은행 업무까지 내 삶에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서 깊이 녹아든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

L 씨(38세 · 주부)는 "아이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틀어주면 그제서야 밥을 먹는다."라며 스마트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어린이도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시대에서 디지털치매의 발병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디지털치매에 대해 어느 정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EMBRAIN)이 2019년 5월 2일부터 5월 7일까지 전국 만 13~59세 스마트폰 사용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디지털치매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2명 중 1명꼴로 자신이 디지털치매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그들은 전반적으로 이에 대해 '심각한 사안일 수는 있으나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치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보가 필요할 때 두뇌에 저장된 정보를 끄집어 내려는 노력 없이 곧바로 전자 기기를 이용해서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뇌 손상에 의해 단기 기억 세포가 소멸되는 노인성 및 혈관성 치매와는 구별된다. 디지털치매는 단순히 기억력의 악화일 뿐이므로 뇌 손상이 원인인 일반 치매와는 다르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병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력 감퇴가 심해지면 공황장애, 정서장애 등의 뇌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혹은 일반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디지털치매를 단순한 증상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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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인가, 진화인가? 

디지털치매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이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보는 입장과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입장이 있다. 디지털치매는 실존하는 질병이 아니라 비유적인 표현이다. 따라서 각 입장에 대한 뚜렷한 정답은 없다. 다만 여러 입장 차이를 고려해 현재의 디지털 사회에서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의 실마리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디지털치매를 인정하는 사람(찬성론자)은 디지털치매가 기술을 오히려 퇴보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기술 의존이 심화되면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이 감퇴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인간의 창조적인 행위를 방해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치매를 부정하는 사람(반대론자)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진화 양상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몰아가기보다는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기술을 진보시켜 인간 진화와 문명의 전진에 기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문명이 발전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기술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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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디지털 디톡스 프로젝트'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생활 습관으로 뇌에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디지털치매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디지털 디톡스 방법을 실천하고자 한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digital)에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의 디톡스(detox)가 결합된 용어로 세계적으로 디지털치매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아날로그 메모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P 씨(24세 · 대학생)는 손으로 글씨를 쓴 게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메모할 것이 있으면 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디지털 기기와 멀리하고자 며칠 전부터 매일 손으로 일기를 쓰고 있다. 또한 수업을 듣다가 필기할 부분이 생기면 전자기기가 아닌 종이와 펜으로 필기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인에게 손 편지를 쓰며 점점 일상생활에서 손으로 글씨 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글씨를 직접 쓰다 보니 그것만의 감성과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아날로그 메모를 습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나만의 취미 생활을 만드는 것이다. H 씨(23세 · 직장인)는 매주 주말에 드로잉 카페에 가서 수채화 그리기를 취미 생활로 즐기고 있다. 주말만 되면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넷플릭스만 보는 자신에게 내린 특단의 조치다. 그녀는 "취미를 하나 만드니까 확실히 전자기기를 덜 보게 된다."라며 만족했다. 이외에도 암기 활동을 촉진하는 퍼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 등 주변에서 쉽게 본인만의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세 번째는 스마트폰 휴식기 갖기다.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디지털치매 예방의 첫걸음이다. 이를테면 침대로 스마트폰 가져가지 않기, 앱 알림 끄기, SNS 비활성화하기, 하루쯤은 스마트폰 없이 살아보기 등이다. S 씨(30세 · 직장인)는 한 달 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했다. 자신이 SNS 안에서 속박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허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SNS에 쏟아붓던 시간을 일상생활에 활용함으로써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어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상의 공간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을 만나며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직접 만나서 감정과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는 뇌의 긴장을 풀어주고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작용을 촉진한다.

 

맥포머스 다이내믹 브레인 풀 패키지 이미지 / 출처: 맥포머스
맥포머스 다이내믹 브레인 풀 패키지 이미지 / 출처: 맥포머스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디톡스 장난감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주는 재미를 대체하면서도 교육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구업체들은 디지털 디톡스 효과를 내세운 다양한 학습놀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에듀 토이(Edu-Toy) 브랜드인 맥포머스는 두뇌 개발을 돕는 '다이내믹 브레인 세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다양한 평면 도형을 연결해 입체 조형물을 만드는 3차원 입체 자석 교구로 필수 지능이 균형 있게 발달하도록 돕는다. L 씨(38세 · 주부)는 "이런 장난감이라면 환영이다."라며 "아이가 조금 더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고력까지 키울 수 있도록 완구 제품을 최대한 이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미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위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디지털치매가 지속되면 인간의 지적 능력이 전자 기기에 지배당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애써 지식을 기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홍수 속에서 우리는 보다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기보다는 인정을 하되, 현재의 디지털 환경을 지혜롭게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끔은 디지털 세상에서 잠시 나와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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