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는 안정’ 최대 46만 명 이상의 공시생들
‘1순위는 안정’ 최대 46만 명 이상의 공시생들
  • 강다솜 기자
  • 승인 2021.01.01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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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을 준비하는 이유는 높은 직업안정성

높아지는 공무원 학력과 쏠림현상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올해 613일 치러진 2020년도 89급 지방직 공무원 공개경쟁임용시험에 약 24만 명이 응시했다고 알려졌다. 23,211명을 선발하는 해당 시험에 총 240,531명이 지원했고 평균 경쟁률은 10.41이었으며 가장 높은 경쟁률은 19.61을 기록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칭하는 공시생들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공시생의 상황이나 분류에 따라 통계 추출이 다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취업 관련 커뮤니티나 시험 응시생 수로 추정하건대 대략 46만 명 정도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시생과 공무원 규모

201912월 통계청에서 공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 청년층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5월을 기준으로 15~29세 연령대 비경제활동인구의 15% 정도가 취업을 위해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중 일반직 공무원을 비롯해 교원직이나 고시 및 전문직 준비생은 대략 40%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통계 대상에서 벗어난 연령대와 장수 공시생 그리고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 등의 변수를 포함하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의 수는 더욱 증가한다. 직장을 구하는 많은 이들이 공무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보수와 구직난 등이 있다. 이러한 이유는 통계청 자료뿐 아니라 각종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출처 :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
출처 :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에서 20191231일을 기준으로 공개한 공무원 정원은 총 1,104,508명이다. 그중 입법부나 사법부,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기관을 제외하고 행정부에 소속된 공무원 수는 1,079,516명이다. 행정부 내 공무원 직군은 올해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직을 비롯해 경찰직, 지방교육, 지방일반, 국가일반, 교원 및 조교가 있다. 행정부 공무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직군은 다름 아닌 교원 및 조교이다. 교원 및 조교는 359,940명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지방일반직은 총 289,036명으로 26.8%를 차지한다.

 

수험생에서 합격자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교원과 지방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했던 합격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공시생들의 속사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나눈 합격자들은 올해 지방직과 국가직을 준비헤 지방직에 최종 합격한 대학생 서수민 씨(이하 서)와 초등교사 임용에 합격해 20203월 교사 생활을 시작한 박찬미 씨(이하 박)이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직군이 다른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이유에 대한 물음에 서 씨는 다른 공시생들처럼 안정적인 삶을 원해서 선택하게 되었고 주변 특히 부모님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고 답했다. 박 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서 교대에 입학해 교원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두 응답자 모두 공무원이 아닌 다른 직업을 꿈꾼 적도 있었으나 취업과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공무원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고민은 대학 입학을 준비하면서 시작되었고 나아가 전공을 살려 직장을 구하는 일까지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어 경제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서 씨와 박 씨 모두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난 뒤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밥 먹는 시간과 수면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였고 2주에 한 번 일요일만 휴식을 취하며 공부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의 답은 2018년 발표된 공무원시험준비생 규모 추정 및 실태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밝힌 합격 예상 소요기간인 24.3개월과 하루 평균 공부 시간인 8.7시간에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로도 많은 공시생들이 이러한 패턴으로 합격을 위해 공부에 매달리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출처 : 서수민 본인 제공
출처 : 서수민 본인 제공

두 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무엇보다도 불안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하루종일 앉아서 책만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해도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우울감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고 전했다. 직군이 다른 만큼 막연한 불안감 이외의 현실적인 걱정도 동반했다. 지방직의 경우,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하는 부분들이 현실에서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시험을 위한 문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느끼며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교원직의 경우, 교육대학에 진학 후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진로나 취업 걱정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시험을 준비하며 단점이 되기도 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험생 기간을 거쳐 결실을 맺은 이들이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무슨 일이 되었든 양심적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는 따라오게 되어있으니 불안하더라도 스스로 응원하고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공무원 증원에 대한 비판과 공시생에게 향하는 화살

인구 감소로 행정 수요자인 주민의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행정 공급자인 공무원 수는 증가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인건비인 세금도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 삼척시의 경우에는 전체 예산의 15%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다. 이는 비슷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큰 비율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현재 상태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볼 수 있다. 축소된 민간 고용을 대신하고 공무기관 관할 범위를 넓고 깊게 관리하려는 증원 의도에 맞추어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 국민 세금으로 증가하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의 질적 양적 개선 여부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된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제 식구 챙기기식 평가에 그치고 있으며 이를 통한 혁신 정도나 행정서비스 체감도, 민간 부문 촉진 등에 대한 결과물을 일반 국민들이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무원 수 증원을 결정한 근거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국가 대비 한국의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통계에 기저 한다. 그러나 그 통계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통계적 오류가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정책의 근거로 삼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졌다. 정부가 이용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이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7.6%에 그치며 OECD 평균인 21.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국가마다 공공부문 일자리 집계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나 한국은 정부 지원으로 급여를 지급하지만 공공부문으로 집계하지 않는 일자리의 규모가 상당해 다른 OECD 국가의 통계 자료와 직접 비교는 부적절하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비정규직이거나 비영리 단체의 직원이더라도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경우 공공 일자리에 포함한다. 때문에 자료를 제공하는 OECD 측에서도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을 예외로 두며 데이터 활용에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사 단계부터 잘못되었음을 의미하며 공공부문 범위나 기능을 재정의하고 이에 따라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 정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통계치를 이용해 국가 간 고용 규모를 비교 및 분석하는 일은 사용하는 자료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고 결론을 만든다. 정부가 사용한 자료가 통계적 오류가 있다고 지적받고 있으나 공공부문 일자리와 관련해서 타 국가의 경제 규모와 우리나라를 비교한 다양한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고용 규모는 평균보다 작은 편이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그렇다면 비교적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수 증원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실 행정에서 시민들이 공무원 증원의 필요성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 개선해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 한다. 올바른 통계를 기반으로 한 정책이 나와야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애꿎은 공시생들에게 돌아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나라살림 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공무원은 공무원과 비공무원 간의 격차가 타 국가 대비 크며 공무원 임용 개방성 지수는 상당히 낮다. 더불어 많은 공무원 준비생들이 입을 모아 장점이라고 말하는 직업안정성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나타나는 모든 결과값은 사실 우리가 직접 체감하고 공감하고 있는 공무원의 모습이다. 고임금, 고비용의 상징이 되어버린 공무원이 되고자 함은 불안정한 취업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가 된다.

도전보다 안정을 미덕으로 삼는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을 선택하는 청춘들을 향한 비난은 모순적이다. 무모할지라도 도전하는 젊음을 포기하게 만든 사회는 누가 만들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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