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킹덤, 경이로운 소문’, 한국형 장르물 전성시대
‘스위트홈, 킹덤, 경이로운 소문’, 한국형 장르물 전성시대
  • 김지환 기자
  • 승인 2021.01.26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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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멜로 드라마에는 염증 느껴

신선한 소재와 휴머니즘이 합쳐진 장르물이 대세

 

Pixabay 제공
출처: Pixabay

[헌국연예스포츠신문] 김지환 기자 = ‘한국 드라마는 병원에서도, 범죄 사건을 수사할 때도, 법원에서도 사랑을 한다.’ 불과 몇 년 전에 한국 드라마의 법칙으로 통용되었던 우스갯소리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만 달라질 뿐 주인공들의 연애 서사를 주로 담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싫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보면 전혀 다른 흐름이 보인다. '조선시대에 좀비가 있었다면' , '매일 마주치는 평범한 이웃이 알고보면 악귀를 잡는 사냥꾼이라면' 등 진부했던 사랑 이야기가 빠지고 신선한 소재의 장르물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졌던 한국 드라마의 돌파구

2000년대 초반에는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텔레비전, 특히 공중파에 국한되어 있었다. 온 가족이 거실에 한데 모여 감상하는 드라마는 불특정 다수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역할이 중요시됐다. 모두에게 흥미를 끌 수있는 사랑과 가족 이야기가 많았던 이유도 그때문이다. 우연히 마주친 재벌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여자 주인공, 청춘남녀의 삼각관계,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가족. 다양한 장르를 표방했던 영화와는 반대로 텔레비전은 모든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오락에 치중했던 것이다.

그러나 수년간 비슷한 이야기를 해오던 드라마는 매너리즘에 빠지고, 시청자들은 미디어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참신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비주류 장르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 공중파와 차별점을 두어야 하는 케이블 채널이 비주류라 여겨졌던 수사, 의학, 법정 드라마를 제작하며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2016년 tvn에서 방영된 <시그널>은 마지막 회에서 13.4%(닐슨 미디어)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비주류 장르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하며 오늘날 장르물의 인기에 일조했던 OCN도 <뱀파이어 검사>, <구해줘>등 신선한 소재를 끊임없이 발굴해냈다. 오랫동안 높게 쌓여있던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 간의 장벽을 허물고 동등한 경쟁상대로 서게 된 것이다.

장르물 드라마의 성장에는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매체의 다양화도 있다. TV로만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시청 매체가 다양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세대의 채널 선택에 따라 자녀세대가 어쩔 수 없이 따라왔다면, 이제는 자녀세대 독자적인 채널 선택권이 생겼다. 즉 TV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도, 유튜브와 다양한 OTT사를 통해 충분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1020세대는 새로운 시청층으로 급부상했고, 제작사는 그들을 타겟으로 연애로맨스는 물론 취업, 직장, 스릴러, 판타지, 좀비 뱀파이어물 등 다양한 장르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스위트홈 포스터
스위트홈 포스터/ 출처: 넷플릭스

웹툰의 드라마화

장르물이 인기를 얻는 이유 중에는 소재 자체의 독특함도 있지만, 대부분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들이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OTT사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은 2017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연재된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도 글로벌 누적 조회수 12억회를 보유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장기간 큰 사랑을 받으며 연재를 해온 만큼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스위트홈'뿐만이 아니다.

 

경이로운 소문 포스터/ 출처: OCN

최근 11%라는 OCN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판 '생활 밀착형' 히어로극이라는 독특한 매력을 갖춘 '경이로운 소문'은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의 드라마화는 장르물 외에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앞서 살펴본 탄탄한 스토리 외 이미 '시각화'가 되어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텍스트로 작성되어 있는 소설과 달리 웹툰은 장면이 '그려져' 있다. 실제 촬영을 하고, 이미지로 구현해야 하는 드라마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 특히 '구현'이 중요한 장르물의 경우 이미 시각화가 이루어진 웹툰은 매력적인 존재다. 이러한 매력에 따라 2009년 웹툰 연재 시작 직후부터 1위를 차지한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장르' 웹툰이 드라마화를 예고하고 있다.

 

비주류 장르물의 양산, 또다른 매너리즘을 유의해야

참신한 장르물이 하나 둘씩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이룩해내며 한국 드라마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능성을 확인한 많은 제작사들이 또 다른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즌제로 이루어진 좀비, 오컬트, 수사물은 해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색다른 드라마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에는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는 장르물 드라마가 상산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코로나 사태에 지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다만 트렌드에 집중해야 하는 드라마의 특성 상 사람들의 인기를 이끌어낸 소재로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생산해내 또 다른 매너리즘을 만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변화를 멈추지 않고 달려갈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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