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사치” MZ세대 명품 소비 왜 증가했을까?
"나를 위한 사치” MZ세대 명품 소비 왜 증가했을까?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1.02.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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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규리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폐업 점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외출이 줄어들면서 외출복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는 반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가격인상에도 호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연간매출동향에서 패션/잡화와 백화점 매출 모두 줄어드는 반면, 유명브랜드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3일 롯데 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8.2%에서 지난해 44.9%로 증가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명품 매출 비중 중 20대는 10.9%, 30대는 39.8%를 차지했다. 이 속도라면 내년에는 명품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20~30대가 차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10대 후반~30대 후반까지로 SNS를 많이 이용하는 디지털 환경과 친숙하다. SNS나 인터넷을 통한 물품 노출이 많아 이것이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진다. '명품 쇼핑 하울(구입한 명품을 함께 살펴보면서 설명하는 콘텐츠)'나 '명품 쇼핑 꿀팁' 영상들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인스타그램 검색 '#명품'
출처: 인스타그램 검색 '#명품'

또한,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 소유보다는 공유,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이며,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캠페인을 통하거나 사회적 가치, 특별한 메세지가 담긴 물건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동물복지나 생태계 보호에 가치를 둔 사람의 경우 인조가죽 제품, 윤리적으로 생산한 오리털 패딩 같은 윤리적 제품이나 환경 보호 제품을 주로 구입할 것이다. 

 

SNS를 이용해 명품 과시하는 'FLEX' 문화

MZ세대의 명품소비가 급증한데는 'FLEX'문화(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문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생 A양(20)은 "힙합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돈자랑 등이 점차 많아져 플렉스 문화가 강화되는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SNS 사용량이 많은 만큼 유튜브나 SNS상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욕구, 과시욕이 자연스럽게 과시문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능력껏 열심히 돈을 모아 명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의 부를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출처: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
출처: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

11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플렉스 소비문화'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2.1%가 플렉스 소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 '자기 만족이 중요해서'(52.6%,복수응답),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43.2%)라는 이유를 꼽았다. 과시용으로 구입하지만 이 또한 '자신을 위한 소비'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직장인 B양(27)은 "SNS에서 명품의 노출빈도가 높을 뿐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에 소비욕구를 자극한다"라고 말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명품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기표현의 일부인 유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 확대, 친숙해진 명품 브랜드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쇼핑, 해외구매대행 등을 통한 명품 구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값비싼 명품이기에 백화점이나 본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바로 구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정품식별용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앱까지 나오며 명품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구찌, 발렌시아가, 버버리, 티파니 등 많은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품격있는 브랜드 명품 선물 제안"이라는 이름으로 뷰티부터 가방/잡화, 주얼리/시계까지 다양한 명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깨끗하게 포장도 잘 되어 도착했다", "배송도 빨랐다"라는 선물 후기가 이어졌다. 또한, 온라인 명품쇼핑 플랫폼 트렌비는 국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AI기술로 수요가 높은 제품을 예측해 미리 수입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배송 기간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업체는 2030세대의 VIP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VIP선정 기준을 낮추고 전용 고객 서비스를 강화했다. 멤버십 전용 카페 이용, 무료주차 서비스, 아카데미 할인, 생일 기념 혜택 등의 젊은층을 겨냥한 혜택을 늘렸다. 최근 MZ세대의 소비력이 점차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활발한 중고플랫폼을 이용한 재테크 목적

뿐만 아니라 MZ세대에게 명품은 과소비가 아닌 투자의 대상이 되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활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명품을 되팔 경우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C양(22)은 "명품은 중고도 비싸게 팔리고 빈티지 명품들은 부르는게 값"이라며 재테크 목적으로 구입하려는 것이 MZ세대의 명품소비가 늘어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선 재테크는 재무라는 의미의 '재(財)'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앞부분인 '테크(tech)'를 합성하여 만든 단어이다. 소득의 일부를 저축 또는 투자를 통해 돈을 모으고 이 돈을 시간과 효용에 따라 배분하는 방법을 말한다. 

 

출처: 당근마켓 검색 캡쳐본
출처: 당근마켓 검색 캡쳐본

최근 MZ세대에 있어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존 중고거래의 위험성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중고 거래시장이 널리 확대되었다. 이 때문에 활발한 중고거래를 통해 명품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 다시 되팔아 전반적으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재테크 목적으로 구매한다는 것이다. 한정판, 소장가치가 있는 제품인 명품은 중고플랫폼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명품의류/신발 등 카테고리를 따로 정해 분류해놓기도 했다.

 

감당할 수 있는 한도치를 벗어난 과소비는 금물

지난 8일 중앙SUNDAY에서의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는 MZ세대를 '자본주의 키즈'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 명품 소비에 주저함이 없지만, 구매 과정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합리적 소비를 한다." 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로 '가심비'를 따진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치있다고 생각된다면, 혹은 의미있는 물건이라면 비싼 돈을 내면서 구입한다. 

가격인상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백화점의 여러 유명 브랜드의 매출 결과가 나타내듯이 앞으로도 MZ세대의 명품 소비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치를 넘는 과소비는 금물이다. 과소비는 일부 사람들이 명품 소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1000만원 대 명품 하울 영상에 한 시청자가 "와 누군가에게 천만원은 단 한 번의 소비 지출일 뿐이구나"라며 댓글을 달았다. 각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다르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다르듯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적당히 소비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이다. 명품가방, 의류, 신발이 나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만큼 그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다양한 물품을 비교해보면서 이 물건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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