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리는 새로운 SNS, '클럽하우스'?
호불호 갈리는 새로운 SNS, '클럽하우스'?
  • 김수지 기자
  • 승인 2021.02.17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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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의 얘기 들어볼 수 있는 여론 공유의 장 

폐쇄형 SNS, 초대장 불법 판매까지 

머스크, 저커버그 등 유명인들의 참여 

출처: 클럽하우스
출처: 클럽하우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수지 기자 =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출시한 음성 SNS '클럽하우스'의 앱 다운로드 수가 지난달 200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까지 60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성장이다. 클럽하우스는 오직 IOS(아이폰) 운영체제에서만 구동되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삼성, LG 등의 스마트폰에서는 해당 앱을 이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는 물론 최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이번 달 1일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5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등장하며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했다. 유명인들의 사용으로 이슈가 된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오직 음성으로만 대화하는 새로운 SNS

오디오 채팅 형식의 클럽하우스는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방을 생성하거나 참여해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클럽하우스의 메인 화면에는 수많은 방의 제목이 보인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방에 참여해 직접 스피커(발언자)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 청취자가 되기도 한다. 대화방은 모더레이터(방장 및 관리자)가 원하는 주제로 생성할 수 있다. 이때 모더레이터는 누구든지 가능하다. 대화 진행 중 청취자가 직접 대화 주제와 관련해 말을 하고 싶으면 손들기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모더레이터는 이를 파악하고 청취자에게 스피커 권한을 부여해준다.

 

클럽하우스 방에는 모더레이터(관리자)와 리스너(청취자), 스피커(발언자)로 나뉜다.
클럽하우스 방에는 모더레이터(관리자)와 리스너(청취자), 스피커(발언자)로 나뉜다. /출처: 클럽하우스

음성으로만 진행하는 기존의 ‘SNS’가 있다. 바로 ‘팟캐스트’다. 팟캐스트는 클럽하우스와 같이 음성에 기반한 SNS다. 팟캐스트는 진행자만이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라디오 형식의 일방적인 소통이라면 클럽하우스는 쌍방향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문제로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댓글’ 대화보단 ‘음성’ 대화의 전달력이 높다. 이렇듯 실시간으로 한 주제에 대해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정재현(21 가명) 씨는 클럽하우스에 대해 “음성으로만 할 수 있는 SNS여서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취자로 들어가서 내가 말하고 싶을 때 ‘손들기’ 기능을 이용해 스피커가 되어 내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는 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각종 셀럽(유명인)과 대화나눌 수 있어

클럽 하우스는 최근 들어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 작가, 유튜버 등 셀럽이 관심을 가지며 떠올랐다. 이러한 유명인들이 직접 방을 만들기도 해 즉흥적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클럽하우스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자리가 많이 열리고 있다.

클럽하우스에는 ‘스타벅스 매장 음악’ 방부터 ‘성대모사’ 방, ‘기자 일의 기쁨과 슬픔’ 방까지. 다양한 주제의 방이 있다. 기자는 ‘기자 일의 기쁨과 슬픔’ 방에 참가했다. 해당 방에는 현직 기자들이 참여해 기자라는 직업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100명이 넘는 청취자가 있었다. 청취자로 참여한 대학생들이 기자 직업에 대해 현직 기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시간도 있었다. 기자 방외에도 ‘마케터’ 방, 주식 관련 방, 조향사 방 등 다양한 직업군의 방이 있었다.

 

클럽하우스의 예약된 방이다. 15일 오후 10시에는 '정신건강 톡'과 '음악과 공연을 위한 플랫폼 기획반'이 예약되어 있다. 출처: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의 예약된 방이다. 15일 오후 10시에는 '정신건강 톡'과 '음악과 공연을 위한 플랫폼 기획반'이 예약되어 있다. /출처: 클럽하우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간접적으로 만나고, 실제 대화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SNS를 통해 얻은 것이다. 실제로 앱을 사용해 본 정은지(21 가명) 씨는 “내가 원하는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다”며 “클럽하우스를 이용한 첫날, 바로 해당 직업군 방에 들어갔는데 사소한 것부터 큰 고민거리까지 많은 분과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됐다”고 클럽하우스를 칭찬했다.

 

초대장 있어야 클럽하우스 이용 가능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이 있어야 활동을 할 수 있다. 물론 초대장이 없어도 가능하다. 연락처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본인의 가입 소식을 알리고 그들 중 한 명이 승인해주면 활동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과정이 번거로워 애초에 초대장을 받고 시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초대장은 1명당 2장이 발급된다. 가입 후 활발히 활동하면 초대장을 더 받을 수 있다. 프로필 하단에는 본인을 초대·승인해 준 사람의 프로필이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

 

중고 장터 앱인 '번개장터'에서 클럽하우스의 초대권이 판매되고 있다. / 출처: 번개장터
중고 장터 앱인 '번개장터'에서 클럽하우스의 초대권이 판매되고 있다. / 출처: 번개장터

초대장이 있어야 활동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를 폐쇄적인 플랫폼으로 보기도 한다. 폐쇄적인 플랫폼이라는 특징은 사람들의 가입 욕구를 자극했다. 이 초대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번개장터’ 등의 중고 거래 앱에서는 초대장을 사고팔기 시작했다. 초대장은 4,000원부터 20,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대장을 사고파는 거래는 불법이고 발각될 시 본인과 초대받은 이 모두에게 불이익이 있다.

 

래퍼 딘딘, 클럽하우스에 ‘끼리끼리의 권력화’라 표현

래퍼 딘딘은 지난 9일 클럽하우스를 비판했다.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에서 “새로운 플랫폼(클럽하우스)을 사용해보고 느낀 점은, 확장된 소통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딘딘은 이어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다. 초대장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치 옛날 중세 시대에 귀족이 파티할 때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말하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격차가 있는 것처럼 하고, 위아래가 있는 것처럼 나누는 것 자체가 되게 같잖았다”고 주장했다.

배우 김지훈도 13일 인스타그램에 클럽하우스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클럽하우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 심리 그리고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 하는 심리다”고 말하며 “장점들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안 할 거니까 초대장 보낸다 하지 말아라”고 소신을 밝혔다.

 

출처: 배우 김지훈 인스타그램
출처: 배우 김지훈 인스타그램

이들과 같은 견해를 가진 김진주(38 가명) 씨는 “주변 지인들의 SNS로 올라오는 클럽하우스 인증 글에 마음이 조급해서 중고 장터에서 초대장을 만 원에 구매했다”며 “이슈가 되는 앱이라길래 이용해보고 싶어 구매했지만, 20분 사용 후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포모 증후군 같았다. 그들만의 리그에 내가 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포모 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 Syndrome)은 자신만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심각한 두려움 또는 세상의 흐름에 자신만 제외하고 있다는 공포를 나타내는 일종의 고립공포감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클럽하우스.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최고의 SNS가 될 수 있고, ‘있는 사람들의 놀이’라고 표현되는 SNS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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