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명품소비, 이대로 괜찮을까?
10대 명품소비, 이대로 괜찮을까?
  • 안지윤 기자
  • 승인 2021.02.22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LEX 문화와 합쳐진 10대들의 명품소비

'과시' 아닌 '자기만족'이 중요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안지윤 기자 = 10대들의 명품 소비문화가 심상치 않다. 명품을 향한 관심이 20~30대를 넘어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번졌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명품에 대한 노출도가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중고거래 등 구매 방법 역시 편리해지며 명품에 대한 10대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명품 커머스 플랫폼 인 '머스트잇' 거래액 중 10대 고객의 비중이 2019년 4%에서 2020년 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계정으로 구매했을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유튜브에서는 '수능 끝난 고3이랑 같이 쇼핑해요', '고등학생 18년 인생 첫 명품 하울', '17살 고등학생이 백화점 vip?' 등과 같은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소위 '명품 하울'로 불리고 있으며, 10대 청소년들이 명품 다량 구매 후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제품을 뜯어보고, 소개하고 있다.

 

2020년 '알바천국'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추석 이후 새로운 명품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에 답한 10대 비율이 33.6%에 달했다. 명품을 향한 10대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명품 업계는 MZ세대를 중심 고객으로 삼으면서 10대들 역시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잠재적 고객'에서 '중요 고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경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명품 구매를 위한 금품 절도 범죄로 일어나고 있다. 2019년 3월 찜질방에서 훔친 스마트폰으로 은행 계좌에서 4천만 원을 빼돌린 고등학생이 경찰이 검거되었다. 훔친 돈은 명품 구매에 사용되었으며, 약 3300여만 원을 탕진했다. 지난 9월 경기 의정부에서는 중학교 3학년 A 군과 B 양이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가방을 훔친 사건이 있었다. 이외에도 명품을 향한 10대들의 관심을 악용해 사기행각을 펼치는 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

FLEX를 넘어 과소비, 범죄 동기로 이어지는 명품에 왜 10대들은 지갑을 여는 것일까. '알바천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10대들이 명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18.3%) 였다. 유튜브를 통해 명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명품을 착용하고 있는 셀럽들 역시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인기 연예인들은 명품 브랜드 엠버서더로 활동하며 '인간 샤넬', '인간 구찌'로 불리기도 한다. 외모와 옷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인 만큼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유행을 따르며 진행한 소비는 특히 값이 많이 나가는 명품과 재력과 능력을 뽐내는 FLEX 문화가 합쳐지며 '자기 과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비싼 명품에 대한 인식과 조망이 생기고 이를 SNS 다시 과시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 설명했다. "청소년기에는 또래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라고 말하며 청소년기의 특징 중 하나인 또래 관계, 또래 문화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다.

더 나아가 모방 소비의 이유도 존재한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명품에 노출된 것처럼 최근의 미디어는 과도한 명품 조명으로 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지난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은 극 중 고등학생인 등장인물들이 교복 위에 명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Mnet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고등래퍼' 역시 래퍼들과 고등학생 참가자들이 FLEX 문화를 보여주는 듯 명품을 착용하고 출연한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소비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스트레스 해소용 구매라는 이유지만 결국 충동구매의 일환이다. 

좌 :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명품 후드집업. 출처 : '여신강림' 공식 영상캡처 / 우 : 해당 영상 속 후드집업. 가격은 125만원. 출처 : 톰브라운 공식 홈페이지
좌 : 드라마 '여신강림'에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명품 후드집업./ 출처 : '여신강림' 공식 영상캡처
우 : 해당 영상 속 후드집업. 가격은 125만원./ 출처 : 톰브라운 공식 홈페이지

 

FLEX 문화는 좋다. 하지만 여파는?

유행을 따르며 또래 문화 속에서 인정받고 싶은 자기 과시의 욕구가 존재하는 만큼 명품 소유는 또래들 간의 비교를 부추기기도 한다. 명품 소유 유무와 소유하고 있는 명품의 급에 따라 비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SNS와 커뮤니티에선 가격대 별로 명품의 급을 나눈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낮은 가격대에서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들까지 나타나 있다. 

출처 : 잡앤조이
출처 : 잡앤조이

이러한 추세는 2010년 대 유행했던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 유행을 떠올리게 한다. 적게는 25만 원으로 시작해서 60,70만 원이 넘는 가격의 패딩 점퍼는 학생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입는 패딩과 기본 20만 원을 넘기는 가격으로 인해 '등골브레이커'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동해 가격에 따라 계급을 나누기 시작했다. 소위 '일진'들이 입는 패딩이 계급으로 정해져있었던 것이다. 점점 더 높은 계급, 가격의 패딩을 입기 위해 학생들은 부모님 동의 없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며 하위 계급의 패딩 착용 시엔 주변의 놀림까지 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10대들의 명품 소비 역시 이미 제2의 등골브레이커로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용돈을 모아 사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아직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인 만큼 부모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불법 도박 사이트나 미성년 불법 아르바이트가 또 한 번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기에 청소년들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건강한 소비습관을 기르기 위해

이는 '불법'에서 그치지 않는다. 진로 선택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업 선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만큼 청소년들은 다양한 조건을 두고 진로와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꿈, 안정성, 수입 등등의 조건으로 선택을 하게 되지만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수입이 조건의 전부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꿈이 아닌 '돈 많이 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명품 구입을 통해 느끼는 자존감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에 대한 존엄성을 외부의 칭찬이나 타인의 평가로부터 찾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숙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긍정적인 의식이다. 때문에 명품 구입으로 인한 외부 평판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10대들의 명품소비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 /출처 : '깡스타일리스트' 영상 댓글
10대들의 명품소비에 대한 누리꾼들 반응./ 출처 : '깡스타일리스트' 영상 댓글

대다수의 누리꾼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과시'가 아닌 '자기만족'을 위한 명품 구매, 부모님의 도움이 아닌 자신의 경제적 능력에 맞는 명품 구매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명품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아닌 자신을 먼저 명품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명품과 재화에 대한 기준 가치가 불명확한 청소년 시기에 청소년들의 명품 구매 문화는 긍정적인 소비문화로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사회와 미디어, 청소년이 함께 노력한다면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10대를 겨냥한 명품 광고보단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청소년들 역시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기 스스로 만족을 느끼는 소비를 지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올바른 소비 습관을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랑구 봉우재로 143 3층
  • 대표전화 : 02-923-6864
  • 팩스 : 02-927-3098
  • 제보, 문의 : kesnewspaper2@gmail.com
  • 주간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6
  • 등록일 : 2009-09-09
  • 발행일 : 2000-05-25
  • 인터넷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TV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1
  • 등록일 : 2018-03-23
  • 발행일 : 2018-03-26
  • 발행인 : 박범석
  • 편집인 : 박범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범성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연예스포츠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