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영화관 속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영화관
폐업 영화관 속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영화관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2.1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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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폐업 영화관 81곳, 역대 최다

재개봉, 배달 서비스, 음악회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영화관

(코로나 이후 부산의 한 영화관 내부 모습)
코로나 이후 부산의 한 영화관 내부 모습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전국의 영화관들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126일 상가정보연구소가 행정안전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폐업한 영화 상영관업은 총 81곳으로 역대 최다 집계됐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한 영화관 휴관까지 계산하면 100곳이 넘는다.

이렇게 영화관 폐업이 속출한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한 관객 감소, 취식 금지 등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상가정보연구소 조현택 연구원은 "영화관은 밀폐된 공간인데다 한 칸 띄어 앉기, 일부 음식 섭취 금지 등의 비교적 까다로운 지침으로 관람객 급감과 함께 매출도 덩달아 감소했다"면서 "여기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의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피해가 가중되면서 폐업이 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코로나 위기 속 영화산업

실제로 2020년 코로나 19는 영화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먼저 기존의 영화업계들의 손실이 막심하다. 지난해 대표 멀티플렉스 3(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모두 매출이 70% 이상 급감했다. 심지어 3사 모두 2019년 대비 적자 전환하였는데, CGV는 영업 손실 약 3900, 롯데시네마는 약 1600, 메가박스는 약 650억 원을 기록했다.

영화관 매출 급감은 관객 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5952만명으로 전년(22667만명) 대비 73.7% 급감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치다. 특히 2019년 관객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 충격은 더 컸다. 영화관 입장에서는 당장 예매 수익의 70%가 사라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도 크다. 작년 117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르면, 영화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 음식 섭취 금지, 좌석 한 칸 띄우기,  21시 이후 운영 중단 등의 방역 조치가 시행되었다. , 영화관 내에 확진자가 방문 혹은 관람 시 영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버티다 못한 영화관들 중 상당수가 폐업 혹은 휴업을 선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방역 조치 기준, 출처=보건복지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방역 조치 기준/ 출처: 보건복지부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작 영화들도 영화관을 피했다. 영화관 입장에선 관객을 불러올 수 있는 대형 제작비의 영화들이 연속해서 개봉해야 하는데, 코로나 19로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우로 기대 받는 대작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아예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OTT 시장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20175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영화관이 아닌 OTT 독점 공개 이후 OTT 오리지널 영화들이 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 19 이후 지난 4<사냥의 시간>, 11<>, 최근에는 한국형 SF 기대작 <승리호>까지 OTT 넷플릭스 단독 개봉을 선택하며 앞으로도 영화관들이 기대작들을 놓치는 것 아니냐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대로 OTT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사실 이미 전 세계 OTT 시장 매출은 오프라인 극장 시장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지난해 OTT 시장 매출은 582억 달러(64200억 원)에 달했다. 2020년 극장산업 매출 규모가 491억 달러(594231억 원)였던 점에 비하면 드디어 오프라인 영화관보다 간편한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 왓챠, VOD 서비스 등 OTT 서비스의 종류가 크게 늘어나면서 영화 팬들이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더라도 최신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 따라서 코로나 19가 종식된다 해도 예전 같은 흥행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선택한 한국 SF 영화 '승리호' 출처=넷플릭스)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선택한 한국 SF 영화 '승리호'/ 출처: 넷플릭스

새로운 수익 모델에 도전하는 영화관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 영화관들도 변화를 선택했다. 최근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안은 충성심 높은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방식과 영화와 전혀 다른 새로운 컨텐츠를 손 보이는 방식이다.

지난 127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굿즈(기획상품)’ 구입과 함께 현장 관람을 즐기려는 발걸음을 이끌어냈다. 개봉 첫날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던 흥행도 지난 351977, 누적관객 279397명을 동원하며 1위까지 올랐다.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온 개봉작 역시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 이었다. 애니메이션은 강력한 팬층과 충성도 높은 관객들을 가진 장르이다. 따라서 영화관들도 과거 일반 영화와 비슷한 홍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면,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장르에도 관련 굿즈나 이벤트를 적극 진행하여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실제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를 선개봉한 메가박스의 경우 선착순 특별 티켓 제공, 이벤트 부스 운영, 굿즈 기획 판매 등 수준 높은 홍보 프로모션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개봉에 맞춰 진행된 굿즈 이벤트, 출처=메가박스)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개봉에 맞춰 진행된 굿즈 이벤트/ 출처:메가박스

검증받은 작품들의 재개봉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영화 중 에서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화질 개선 후 3월에 재개봉한다. 이번 재개봉을 준비한 업체 콘텐츠존은 이후 40여 편의 한국 영화들을 추가로 재개봉 하겠다고 밝혔다. 외국 영화도 지난 10일 이미 재개봉한 <해리포터> 시리즈와 3월 재개봉을 앞둔 <반지의 제왕> 3부작 등이 어려운 영화관들에 상영될 예정이다. 이러한 재개봉들은 새로운 상업 영화 개봉이 어려운 영화관에 특정 영화 고정 팬들을 불러 모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화와 전혀 무관한 새로운 수익 모델도 검토되고 있다. CGV는 전국 34개 지점에서 콘솔 게임용 스크린을 빌려주는 행사인 아지트엑스를 진행하며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게임 체험을 시험 운영 중에 있다. 시행 당시에는 경기도 부천과 고양 지역 4개관만 운영하며 누가 게임을 하러 영화관까기 가겠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지만, 모든 회차가 매진되며 전국 34개관으로 확대된 것이다. 가격은 4인 기준 2시간3분 이용 시 오후 6시 이전 회차는 10만원, 이후 회차는 15만원이다. 해당 서비스는 확대 이후에도 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CGV 콘솔 플레이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AzitX)’, 출처=CGV)
CGV 콘솔 플레이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AzitX)’/ 출처: CGV

시 낭독회와 북토크 등 다양한 콘텐츠 역시 진행했다. 작년 11CGV가 진행한 북토크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시집이(CGV) 오다!’ 시 낭독회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해당 이벤트는 배우 문소리, 시인 주영헌, 김승일이 관객들과 소통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CGV는 이외에도 지난 5일부터 라이브 개그 무대인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을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원의 가격으로 신촌아트레온 8관 별도 무대 공간에 마련한다. CGV는 신인 코미디언들과 함께 20년차 개그맨 박성호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신인들에게는 공연의 장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라이브 개그 무대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 출처=CGV)
라이브 개그 무대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 출처: CGV

또한, 11일부터 뮤지컬 시데레우스13개 상영관에서 중계하거나 24일부터 서울예술단의 대표 창작 가무극인 잃어버린 얼굴 1895’을 공연 실황 영화로 제작해 CGV 전국 40개 상영관을 통해 개봉하는 등 고화질·영상 문법을 전면에 내세운 무대 공연 실황이 잇따라 개봉한다.

이러한 변화에 CGV 뿐 아니라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앞장서고 있다. 메가박스는 가수 송가인의 첫 단독 콘서트 실황 및 인터뷰 영상 개봉한 바 있고, 특히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음악 콘서트, E스포츠 실황 중계 등을 통해 매니아 층을 모았다.

롯데시네마도 지난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를 생중계와 뮤지컬, 연극등을 생중계하는 자리 등을 만들어 코로나 19로 어려운 와중에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특히 롯데시네마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하여 팝콘같은 영화관 음식들을 배달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2월말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40곳 이상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단순히 궁여지책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CGV에서 진행한 북토크 및 시낭송회, 출처=CGV)
지난 11월, CGV에서 진행한 북토크 및 시낭송회/ 출처: CGV

아직은 갈 길이 먼 영화관

이처럼 앞으로 영화 이외의 영상 혹은 무대가 영화관에 오르는 경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신선한 반응의 새로운 수익 모델에도 영화관업의 미래는 아직 어둡다. 최근 전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락하며 영화관을 포함한 업계들이 한숨을 놓았지만, 여전히 코로나 19 집단 면역이 올해 후반기로 예상 되는 바 2019년과 같은 영화관 호황은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2월부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개봉 영화를 대상으로 상영 부금(입장료 수입에서 배급사의 몫) 외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신작 영화 개봉을 유도하는 것도 결국 영화관에서 영화가 조연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영화계를 포함한 문화인들은 코로나피해대책마련 범 관람문화계 연대모임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정부의 지원과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영화관 스스로가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 영화관이 영화 뿐 아니라 공간이 주는 가치를 발견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소리나 화면 등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활용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지금까지는 영화에 한정되어 사용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 롯데시네마가 시작한 배달 서비스 역시 연착륙한다면 영화관업에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코로나 위기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분명 가치 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도전들로 뮤지컬, 개그쇼, 게임 등 영화관이 단순한 배급사가 아니라 멀티콘텐츠 공간으로 변신 할 수 있다면 코로나 19가 종식되고 오히려 영화관들이 과거보다 더 큰 흥행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롯데시네마에서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 출처=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에서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 출처: 롯데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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