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방 쪼개기, 2.5평에 갇힌 대학생들
불법 방 쪼개기, 2.5평에 갇힌 대학생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2.22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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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5), 원룸 세입자를 괴롭히는 방 쪼개기

꾸준히 이어지는 지적에도 대안은 지지부진

(부산의 한 대학가 원룸촌 모습/ 박현우 기자)
부산의 한 대학가 원룸촌 모습/ 박현우 기자 촬영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8.3(2.5).  대학가 원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기이다. 자그마한 주방과 화장실, 1인용 침대와 책상이 들어가면 빈자리가 없는 공간의 세입자들이 최근 불법 방 쪼개기로 더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방 쪼개기란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 내부에 불법으로 가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방을 나눠 늘리는 행위다. 주인은 이를 지자체에 신고를 하지 않고 거주공간을 늘려 더 많은 세입자를 유치하고 월세 등 임대료의 수익을 불법으로 얻는다.

또한, 최근에는 원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에 큰 평수의 거주공간에 대한 불법 방 쪼개기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인구 총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가구의 27.9%(540만 가구)에 해당하던 1인 가구 비중은 201930.2%(6147516가구)3년 만에 2.3%가 높아졌다. 이어 이 중 60% 이상이 원룸 형 주택에서 거주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방 쪼개기 건물들이 대학 원룸가에 특히나 많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의 한 대학교의 경우 총 재학생이 약 13000명에 달하지만,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은 약 2,700명에 불가하다. 결국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들은 불법 방 쪼개기가 이뤄진 원룸이라도 월세 절약 때문에 계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 쪼개기가 불러오는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불법 방 쪼개기의 문제점

불법 방 쪼개기의 문제점은 크게 세금 탈세와 주거 환경 악화를 들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 1, 방 쪼개기 이후 할인을 해준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사례를 소개하며, 주택을 불법 개조한 임대업자 32명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국세청은 2014년부터 국세기본법상 탈세자의 인적사항과 구체적 탈세사실을 기재해 국세청에 제공하면 포상금을 주는 '탈세제보 포상금제도'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할 것, 탈루세액이 5000만원이 넘어야 포상금이 지급되는 것과 같은 제한 사항으로 실제 효과는 미비하다.

(1월 7일, 국세청 '방 쪼개기' 탈세 세무조사 브리핑, 출처=국세청)
1월 7일, 국세청 '방 쪼개기' 탈세 세무조사 브리핑/ 출처: 국세청

더 큰 문제는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환경 문제이다. 1월 경기도에서 지난해 10~12월 최근 3년간 사용승인이 난 다가구주택 및 다세대 주택 214개 건물을 대상으로 불법 방 쪼개기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511개 건물, 1999가구가 적발됐다. 이 중 ‘5가구 이상방 쪼개기를 벌인 건물은 무려 182곳에 달했다. 특히 최대 1개 방을 최대 16개까지 쪼갠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본래 하나의 거주 공간을 5, 심하게 16곳으로 쪼개면 당연히 주거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임시 가벽으로 공간을 분리했기 때문에 소음과 단열에도 취약하고 주차면 부족 등으로 임차인의 주거권과 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화장실에 세면대가 없거나,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경기도에서 자취 중인 한 학생의 경우 방음이 되지 않아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 있다. 새벽 4시에도 집주인에게 건의를 한 적이 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라며 소음 문제를 지적했다.

(2020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지적된 서울시 방 쪼개기, 출처= 국정감사 라이브 영상 캡쳐)
2020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지적된 서울시 방 쪼개기/ 출처: 국정감사 라이브 영상 캡쳐

꾸준한 지적된 불법 방 쪼개기

물론 정부와 지자체들이 마냥 방 쪼개기 문제를 방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택 신축 시 가구 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규모에 따라 주차장도 갖춰야 한다. , 건물 완공 시 준공 검사를 받아 사용 승인을 검증 받는다. 문제는 준공 검사 이후 관리가 허술한 점을 노린 방 쪼개기이다.

따라서 현재 방 쪼개기와 같은 불법 건축물이 적발되었을 시 지자체는 집주인에게 원상 복구를 명령하고 이행 강제금을 거두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1건당 평균 120만원의 이행 강제금이 부과되고 있고, 매년 이행 강제금 부과액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에도 불법 방 쪼개기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위반건축물 및 방 쪼개기 현황에 따르면 방 쪼개기 시정율은 해마다 줄어 작년 8월 기준 2.39%. 연도별로는 201611.0% , 20179.0%, 20187.1%, 20196.0% 순이다.

시정율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위반건축물이 줄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서울시 자치구별 현황을 보면 철거되지 않은 기존 건수와 신규 적발 건수를 합쳤을 때 동작구 105, 노원구 81, 관악구 77, 서대문구 74, 송파구 70건순으로 여전히 높은 적발건수를 보였다. 이는 작년 동작구 86, 관악구 48건 등에 비해 오히려 늘어난 숫자이다.

 

(2020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출된 자료, 출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2020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출된 자료, 출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결국 지속적인 방 쪼개기 규제에도 문제가 이어지는 데에는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방 쪼개기에 부과되는 이행 강제금은 2015162900만원에서 2018212100만원으로 30.2% 올랐다. 이행 강제금 체납금액은 같은 기간 8700만원에서 37200만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즉 건물주들이 이행 강제금을 지불하거나 체납하는 형태로라도 방 쪼개기를 시행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 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2020년 지자체에 영리목적의 건축물 불법 구조변경에 대해서는 이행 강제금을 상한으로 부과해 달라는 내용의 권고를 내렸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에 불가해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한 실정이다.

 

피해는 청년에게, 대안은 지지부진

결국 피해는 방 쪼개기 원룸에 살 수 밖에 없는 청년층이지만, 마땅한 대안은 몇 년 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쉽게 방 쪼개기 건물들을 강제로 원상복구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실거주자들의 반발이 크다.

지난 2월 성남시 분당구에서 불법 방 쪼개기를 적발해 원상복구 명령 및 이행 강제금을 조치하자 해당 주민들은 '주택단지발전위원회' 등의 모임을 구성하는 등 반발했다. 관할 구청이 허가 당시에는 불법 사실을 묵인했으면서 지금 와서 입주민들만 문제 삼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방 쪼개기를 모르고 입주한 사람들에게 뒤늦게 원상복구 명령을 하는 것은 애꿎은 피해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원룸 세입자들이 자신의 거주 공간이 방 쪼개기가 이루어진 곳인지 모른 채 입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경기도 안산시를 포함한 일부 지자체의 경우 2015년부터 이행강제금 횟수를 5회로 제한하고 있다. 이마저도 20121212일 이전에 사용 승인되었다면 시가표준액의 3%만 지불하면 된다. 시가표준액 3억원인 다가구 주택을 예시로 들면 이행 강제금은 900만원인데 평균 30가구, 월세 40만원으로 계산할 시 한달 월세만 1200만원이다. 한 달 월세 소득으로 이행 강제금을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방 쪼개기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20151월에는 불법 개조된 탓에 13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이 있었고, 201811월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 건물에서도 방 쪼개기로 인한 방화 시설 미비로 7명이 사망했다.

방 쪼개기는 더 이상 불가피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의 안전과 주거 환경의 위협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방쪼개기' 위반 건축물의 시정률이 미미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건축법 위반에 대한 위반 행위자 고발조치 및 방 쪼개기가 주로 발생하는 소형건축물에 대한 단속 횟수를 더욱 확대해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건축물 관련 통합데이터 관리시스템인 '세움터'를 개선, 위반건축물을 중점 모니터링하고, 위법행위로 인한 기대수익을 철저하게 환수할 수 있도록 이행강제금 관련 법령 강화를 협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212,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안과 법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8.3(2.5). 이젠 사회가 대학가 주변 높은 임대료와 부족한 기숙사 시설로 어쩔 수 없이 방 쪼개기 원룸에 들어오는 청년들의 주거권과 주거 빈곤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10년 째 이어지는 지적에도 변변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지금, 방 쪼개기에 대한 단계적 대안부터 시작하여 작은 원룸이지만 한국의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는 주거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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