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어디까지 왔을까?
현금 없는 사회 어디까지 왔을까?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3.11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19로 급속화된 현금없는 사회

여러 우려 속에서 적절한 대책과 성장이 필요

(출처=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코로나 19가 현금 없는 사회마저 앞당기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란, 말 그대로 지폐·동전 등 현금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말한다. 비슷한 용어로 동전을 대신해 계좌 이체, 충전식 선불카드 등의 활용을 활성화하는 동전 없는 사회의 다음 단계를 현금 없는 사회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현금 없는 사회는 현대에 들어 불편하고 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동전 및 현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추진되어 오던 정책이다. 특히 세계 최초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도입한 스웨덴의 경우 2023년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이미 2020년 현금 이용률을 9%까지 떨어뜨렸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2016년에 발표한 ‘2015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의 전 단계인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비대면, 비접촉이 강조되어 현금 사용률이 급격히 감소했고, 반대로 신용카드나 간편 송금과 같은 디지털 결제 수단이 보편화되었다. 결국 예상보다 빠르게 우리 일상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녹아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지갑에 현금이 필요 없어진 현금 없는 사회는 얼마만큼 진행되었고,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

 

(스타벅스 현금 없는 매장 모습, 출처=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 현금 없는 매장 모습/ 출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세계 속 현금 없는 사회 

가장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스웨덴이다. 북유럽의 화폐 강국이라 불리는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스웨덴은 현금 사용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가게의 현금 결제 거부, 은행의 현금 수납 업무 금지, ATM기 철거 등을 시행했다. 그 결과 2014년 대비 2018년 ATM기 약 24% 철거, 현금 수납 업무를 하지 않는 은행 약 70%를 달성했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현금으로 티켓 구매가 불가하며, 헌금이나 구걸마저 ‘스위시’ 라 불리는 스웨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하고 있다. 

스웨덴과 비슷한 유럽 국가로는 영국이 있다. 영국의 경우 현금 없는 사회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이미 현금 결제 비율이 한국과 비슷한 10%대까지 감소했으며, 특히 코로나 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카드 및 스마트 결제만 취급하는 점포들이 크게 늘었다. 반대로 독일은 현금 없는 사회 전환이 늦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독일의 은행 불신 가치관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은행 보단 현찰 및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경제관념으로 인해 2010년대 초반까지도 독일 및 유럽 최대 소매업체 ALDI는 독일 내 점포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보급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에는 독일 정부 차원에서 국제 표준에 따른 간편 결제 서비스 보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며 역시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동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은 최근에 들어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 현금 결제에 의존했던 일본의 경우는 정부차원에서 비 현금 결제를 늘리는 정책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201910월부터 신용카드 혹은 디지털 결제 시 2~5%를 환급해주는 캐시리스 정책을 시행했다. 중국은 위조지폐 및 탈세와 같은 범죄들을 디지털 금융을 통해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은 2019년부터 금융 전산화를 넘은 완전한 디지털 결제 전환을 위해 세서미 크레딧이란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국가별 현금결제 비중, 출처=한국은행)
국가별 현금결제 비중/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 민간 기업에서도 현금 없는 사회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편의점에서 현금 결제 후 남은 동전을 계좌로 입금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각종 패스트푸드점이 키오스크 혹은 현금 사용 자제 팻말을 사용 중에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현금 결제 비중은 19.8%까지 하락하였고,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디지털 결제 비율이 더욱 늘었다. 

이처럼 전 세계가 공통되게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앞 다퉈 정책과 지원을 쏟아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햄버거 전문점에 설치된 삼성전자 키오스크, 출처=삼성전자)
햄버거 전문점에 설치된 삼성전자 키오스크/ 출처: 삼성전자

현금 없는 사회로 변화하는 이유들

전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변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실생활 속의 편의성과 거래의 투명화를 통한 범죄 예방이다. 

먼저, 금융의 전산화와 디지털화로 인한 간편 송금 및 결제의 간편함은 일상생활에 편의성을 크게 향상했다. 결제를 위해 두둑한 현금을 인출하고 들고 다니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카드 혹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가 가능해지자 현금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는 경우는 크게 늘었다. 당연히 거스름돈을 받거나 동전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훼손이나 도난의 위험성이 줄어든 것도 크다. 현금을 도난당한 것을 찾기는 어려우나 카드나 애플리케이션은 쉽게 재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폐 및 동전의 제조비도 절약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구리 원자재 값이 상승하자 10원짜리 동전을 생산하는 데 10원 이상의 금액이 필요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심지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0원짜리 동전 2억 5000만 개 등 동전 6억 개를 제조하는 데 든 비용은 539억 원이다. 동전을 적게 쓰면 제조비용을 상당 부분 아낄 수 있으며, 동전 환수율도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거래의 투명성이다. 모든 금융 거래를 기록이 남는 디지털 및 전산화하기 때문에 자금세탁이나 탈세 등의 범죄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많은 탈세 방식 중 하나가 현금의 익명성에 기댄 탈세로, 현금을 금고에 숨기거나 유통 과정을 숨기는 방식으로 탈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정부는 체납자나 탈세자 추적이 간편해지고, 은행들도 수수료 절감 및 수입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카드나 계좌를 이용하면 데이터의 축적을 통한 현금 흐름을 쉽게 확인하고, 소비 패턴이나 경제 동향 역시 추적할 수 있다. 이는 최근에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통화 정책이나 지원 정책들을 보다 효과적인 시행할 수 있음을 뜻한다.

 

(출처=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현금 없는 사회가 가진 우려들

반대로 현금 없는 사회가 불러온 문제점과 우려도 적지 않다. 먼저 실생활 속의 편의성은 반대로 디지털 결제가 익숙지 않은 소외계층에겐 역차별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당장 결제 시스템 키오스크의 경우 노인, 장애인 등 소외 계층들을 배려하지 않는 디자인 및 사용법으로 논란이 되었다. 또한, 현금 없는 사회 이후 ATM기기 감소 및 은행 지점들이 줄어들자 지점에 들러 거래를 이어오던 고령층들 입장에선 수십 K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해야 하거나, 강제로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거래의 투명성 역시 자칫 해킹 및 도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월 금융권 및 경찰에 따르면 최근 오픈뱅킹을 악용해 여러 금융사 계좌의 고객 자금을 탈취한 사례가 있었다. 기업 단위로는 2010년 중국 해커를 고용해 경쟁사의 서버를 마비시켜 1,000억 원이 넘는 손해와 금품을 훔친 아이템베이 사건 등이 있었다. 이렇듯 금융의 전산화는 자칫하면 해킹이나 도용을 통한 피해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위험성을 가진다.

 

(오픈뱅킹 정책 관련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출처=금융위원회)
오픈뱅킹 정책 관련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출처: 금융위원회

디지털 결제 의존이 자연재해시 사회 혼란 및 큰 불편함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굳이 해킹이나 도용이 아니더라도 지진, 태풍,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 시 결제 시스템이 멈춰 버린다면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 서대문구 KT 아현 지사 화재로 일대 인터넷 및 결제시스템이 마비 사건이나, 같은 해 일본의 소프트뱅크 통신망 마비로 인한 결제시스템이 중단된 사건이 있다. 

또한, 현금 없는 사회에 진통을 겪는 국가들도 있다. 미국은 신용카드와 간편 결제 업체들이 크게 성장하며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강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현금 결제 금지에 대한 찬반 표결까지 일어나는 중이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금을 거부하는 가게를 금지하는 것을 표결했다. 즉 현금 없는 사회를 금지한 것이다. 이렇게 미국인들이 현금 없는 사회를 거부하는 이유는 아직 미국의 현금 결제율이 2015년 기준 55%로 현금 사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금 사용은 팁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는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가격의 일부를 팁으로 건네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아 있는데, 이때 카드나 간편 송금과 같은 디지털 결제로 팁을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거스름돈 계좌입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마트 24, 출처=이마트24)
올해 1월부터 거스름돈 계좌입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마트 24/  출처: 이마트24

그러나 더욱 가속화 되는 현금 없는 사회

이러한 우려에도 코로나 19는 현금 없는 사회를 가속화하고 있다. 배달, 쇼핑, 결제 등을 비대면 애플리케이션에 의지하며 많은 사람들이 현금이 아닌 계좌와 카드 송금에 익숙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인터넷 은행 카카오 뱅크가 월 이용자 수 약 780만 명으로 1위, 간편 송금 및 결제 시스템 토스가 월 이용자 수 약 710만 명으로 2위를 차지하며 기존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따돌림과 동시에 성장한 것은 이러한 현금 없는 사회가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들도 속속 등장하며, 기존의 금융 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새로운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상화폐 형태는 규제의 사각지대 혹은 범죄 가능성이 지적되며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다. 

결국 올해 1월에 발간된 한국은행 보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모든 국민들의 화폐사용에 어떠한 불편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하에 현금 없는 사회 관련 국내외 동향과 주요국 대응 조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민의 현금 접근성 및 현금 사용 선택권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면, 동시에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갈등이 없도록 적절한 속도를 지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랑구 봉우재로 143 3층
  • 대표전화 : 02-923-6864
  • 팩스 : 02-927-3098
  • 제보, 문의 : kesnewspaper2@gmail.com
  • 주간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6
  • 등록일 : 2009-09-09
  • 발행일 : 2000-05-25
  • 인터넷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TV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1
  • 등록일 : 2018-03-23
  • 발행일 : 2018-03-26
  • 발행인 : 박범석
  • 편집인 : 박범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범성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연예스포츠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