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성장 1위는 대만, 1인당 국민소득도 한국 제칠까?
2020년 성장 1위는 대만, 1인당 국민소득도 한국 제칠까?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3.17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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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당 국민 총 소득(GNI) 역전을 앞 둔 대만

대만, 방역 1위를 기반으로 세계 성장 1위 국가로

대만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만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덮친 2020년, 대만이 가장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는 통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은 곧 한국을 넘을 예정이다.

지난 2월, 대만의 예산 담당 부처인 주계총서는 2020년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3.1%라고 발표했다. 이는 2월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0년 한국의 실질 성장률 -1.0%, 중국의 실질 성장률 2.3%보다 높은 수치이다. 물론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OECD에 가입하지 못한 대만이기에 같은 자료로 비교할 순 없지만, 분명 인상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은 한국에 역전을 앞두고 있다. 국민 총소득(GNI)은 국내 총생산 (GDP)와 함께 국가 경제력을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이다. 국내 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한 제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여 합산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총생산의 경우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파악하기는 유용하나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알아보기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 생산 활동에 참여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산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를 수치로 낸 국민 총소득(GNI)을 실제 국민들의 경제력을 알아보는 데 더 주요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1755달러로 집계돼 2019년(3만2115달러)보다 1.1% 감소했다. 심지어 이는 2년 연속 하락으로, 최근 어려운 한국 경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반대로 대만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전년 대비 9.9% 급증한 2만9230달러를 기록했고, 2021년 전망치(3만1685달러)는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발표됐다. 즉 내년, 혹은 내후년에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이 반등해주지 않는다면 대만에 역전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한국의 경제를 비교하는 대만 총통 후보 궈타이밍의 선거 유튜브, 출처=궈타이밍 공식 유튜브)
대만과 한국의 경제를 비교하는 대만 총통 후보 궈타이밍의 선거 유튜브/ 출처: 궈타이밍 공식 유튜브

대만은 2021년에도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당장 대만의 지난 1월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난 343억 달러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시장도 이에 반등하며, 1년 전 대만 타이베이 지수가 9200선이었던 반면, 3월 14일 기준 약 1만 5,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놀랍도록 빠른 성장을 보이는 대만은 무엇을 통해 코로나 19로부터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에 승리자가 되었을까?

 

중국은 적으로, 한국은 경쟁자로

먼저 코로나 19 이전에도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의 동력이 된 정책은 다름 아닌 ‘반중 정책’이었다. 대만은 1912년 중국 공산당에 패배하여 타이완섬을 실효 지배하기 시작한 뒤 현재까지도 중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국가 중 한 곳이다. 따라서 2020년에도 대만은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과 왕래를 전면 차단하며 반중 노선을 잘 보여주었다.

(대만 분기별 경제 성장률 추이, 출처= 대만 통계청)
대만 분기별 경제 성장률 추이/ 출처: 대만 통계청

대만의 반중 정책은 2016년 5월 취임 이후 시작된 차이잉원 총통의 ‘탈중국 산업 정책’에도 찾을 수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기존에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던 대만 기업들에 국내 복귀를 권유했다. 실제로 해당 정책 이후 중국 사업을 접고 대만 유턴을 결정해 재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만 102곳으로 대만 내수 경제가 확실하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친미 정책’은 강화했다. 대만 대표 기업 TSMC와 폭스콘은 각각 미국 공장 건설에 120억 달러,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중국 공장 철수 및 미국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결국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확실하게 지원하며 경제적 지원과 세계무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대만 대표 전자기기 기업 폭스콘 모습, 출처=폭스콘)
대만 대표 전자기기 기업 폭스콘 모습/ 출처: 폭스콘

동시에 대만은 한국을 경쟁자로 삼으며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대만과 한국은 반도체와 전자기기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부분 닮았다. 따라서 대만 내부에서도 한국을 경쟁자로 삼자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실제로 대만 국내 총생산 (GDP)의 약 25%를 담당하는 전자기기 기업 폭스콘의 CEO 궈타이밍은 “삼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19년 대만 총통 선거 출마 광고에서도 “한국을 이길 수 있도록 궈타이밍을 믿어라.”라는 프랜차이즈를 통해 많은 지지자를 모았다. 대만 입장에서는 아이폰을 만드는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아수스, HTC 등의 IT 기업, 전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더리 기업 TSMC 등이 꾸준히 한국의 주력 기업 삼성, LG, SK 등과 충돌하고 경쟁하기 때문에 자연히 내부 정서도 한국을 경쟁자로 삼고 동기부여로 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투자 면에서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국경일 연설에서 해외로의 자본 유출은 완전히 역전됐으며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대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부채도 한국이 IMF 통계상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017년 40%에서 2020년 48%로 증가하는 데 반해 대만은 정부 빚이 적정 관리되면서 현재 35%에서 29%로 줄어들었다.

 

방역 1위가 만들어낸 성장 1위

이러한 경제적 성장 배경 외에도 2020년 대만은 성공적 방역을 토대로 한 내수 성장으로 세계 성장 1위를 겨며 쥐었다. 먼저 대만은 3월 15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 984명, 사망자는 약 10명 정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정상급 방역에 성공했다. 반대로 15일 기준 한국은 약 9만 6,000명, 일본은 약 44만 명, 미국은 약 2,900만 명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코로나 19 세계 지도에서 현재 대만보다 확진자가 적은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역 1위가 세계 주요국들과 차이를 만든 가장 큰 부분은 바로 내수였다. 주계총처는 2021년, 대만 소비가 3.7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7년간 최대치이다. 그 이유로 대만은 전 세계가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및 경제 활동 제한을 거의 시행하지 않았다. 대만은 각종 모임과 행사, 스포츠 경기를 코로나 이전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했다. 집합금지나 영업 제한도 없었기 때문에 식당과 백화점, 호텔·숙박업소들도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덕분에 전 세계 어느 국가도 피해 가지 못한 내수 경제 붕괴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국가 중 하나로 남았다.

최근 수출도 크게 늘었다. 대만 정부는 2021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4.59%에서 9.5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 이유는 반도체와 전자기기 호황으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경제 활동이 확산하면서 노트북, 데스크톱 PC, 게임기 등 전자제품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했다. 대만 경제부가 내놓은 2021년 1월 수출 주문에서도 전년 동월 대비 49.3% 늘어난 5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는 세계 곳곳이 코로나 확산으로 반도체와 전자기기 공장이 멈추거나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성공적 방역으로 확실한 공장 운영이 가능한 대만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계 1위급 방역 성공과 경제 성장은 지지율로도 드러났다. 재임 5년 차인 차이잉원 총통은 역대 대만 총통 가운데 최고치 지지율(74.5%)을 찍었다. 올 5월 차이 총통 취임식에는 41개국 92명의 인사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과의 분쟁으로 OECD에도 등록되지 못했던 대만이 이제는 국제무대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긴장감을 가지고 동기부여를 가져야 할 한국

이렇듯 한국은 대만의 맹렬한 경제 성장과 추격으로 2003년 처음 국민 총소득 (GNI) 에서 대만을 추월한 이후 18년 만의 1인당 국내 총소득 재역전을 당하게 생겼다. 그러나 너무 절망하고 불안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한국 성장률이 –1.0%로 대만보다 낮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경제 주요국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2.3%), 노르웨이(-0.8%)에 이어 15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에 이어서는 인도네시아(-2.1%), 스웨덴(-2.8%), 미국(-3.5%), 일본(-4.8%), 독일(-5.0%), 프랑스(-8.2%)가 순이었다. 영국(-9.9%)과 스페인(-11.0%)은 -10% 안팎의 큰 역성장을 기록했다. OECD에 참가하지 않은 대만을 넣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성장률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토대로 국민 총소득(GNI) 반등도 기대해볼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이 큰 수혜를 보고 있는 반도체 및 전자기기 호황은 비슷한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에도 큰 호재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의 삼성, SK, LG 등의 대기업들도 2020년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코로나 19 와중에서도 큰 성장을 일궈냈다.

(반도체 파운더리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와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더리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와 삼성전자

대만의 성장은 비슷한 경제 성장을 이어오는 한국으로서 분명 긴장감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아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불안과 걱정보다는 동기부여를 가지고 대만의 경제 성장이 어디서 시작되고 발전되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2021년, 그리고 코로나 이후 시대에서도 대만과 건강한 경쟁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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