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당뇨, 20대 환자가 늘고 있다
'침묵의 살인자' 당뇨, 20대 환자가 늘고 있다
  • 김지환 기자
  • 승인 2021.04.1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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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당뇨병 환자 5년새 51.4% 증가

칼로리를 과잉섭취 하거나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해 인슐린의 기능성 떨어져 

신부전증,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 유발 가능성 커

제공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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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지환 기자 = '당뇨'라는 병을 들었을 때 노화가 진행되며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젊은 층도 더이상 안심하고 있을 수 없겠다. 2020년 11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시)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5~2020.6.)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국민은 전체 1723만명, 진료비만 12.7조원을 지출했다. 이 자료에서 주목할 점은 최근 5년간 당뇨병 환자의 20대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대 당뇨병 환자는 연간 약 11%씩 증가세를 보이며 5년간 51.4%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며,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게 된다. 과거에는 노화가 진행되며 신진대사가 활발해지지 않아 걸리는 병으로 인식되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생활이 서구화되며 식습관, 신체활동에 따라 젊은 20대도 얼마든지 당뇨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제공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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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에 대한 편견이 당뇨를 키워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전혀 인슐린을 생산할 수 없어 발생하고, '젊은 당뇨'가 포함되는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지방, 고단백의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나 이 외에 특정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으며,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젊은 당뇨의 큰 원인은 과체중이나 비만, 운동 부족이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며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외부 활동을 적게 하는 생활 방식이 익숙해진 지금 더 경계해야 할 병인 것이다. 체내 지방조직이 늘어나면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인슐린 호르몬은 췌장에서 만들어져 우리 몸의 혈당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우리 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췌장이 지치면서 인슐린 분비 기능이 현저히 낮아지고,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쉽다. 

비만이 아닌 경우에도 아시아인의 특성 상 '비비만인 당뇨'가 발병될 수 있다. 역학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인에서도 BMI와 당뇨병 발생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발생 상관 위험도는 서구인에 비해 낮은 BMI에서 당뇨병 발생과 연관성이 높았고, BMI가 유사한 상황에서 당뇨병 발생률이 서구인보다 아시아인이 훨씬 높게 나타남을 보여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해도 안심할 수 없으며, 운동 부족일 경우 아시아인의 큰 특성인 내장지방 발달 및 낮은 근육량으로 인해 당뇨 발병의 큰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병이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당뇨의 위험에 노출된 20대가 많아진 이유는 좋지 않은 생활 습관과 더불어 당뇨 초기 증상이 와도 '설마 내가 당뇨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에 방치하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서초부속의원 김선영 교수는 “이처럼 젊은 당뇨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치료하고 있거나 인지하고 있는 이들이 매우 적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4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치료를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 환자는 30대 22.4%, 40대 19.9%로 60대(25.6%)와 70대(33.7%)에 비해 비율이 낮았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당뇨 치료를 받는 비율이 적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제공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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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이 어려운 당뇨, 방치할 경우 합병증도 유발해 

젊기 때문에 금방 당뇨로 저하된 신체 능력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 따르면 "한 번 망가진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은 회복이 어려우며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해 당뇨병 치료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당뇨병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여 기대 여명을 80세로 가정했을 때, 30대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60대 환자에 비해 2배 이상 췌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지내야 한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심각한 합병증도 유발한다. 먼저 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심할 경우 실명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이 된 환자의 50%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혈관들이 터지고 높은 당이 포함된 혈액이 흘러 들어가는데, 이때 망막의 미세순환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혈관과 조직이 손상되며, 심할 경우 황반(눈의 망막 중앙에 있는 반점)이 파괴돼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당뇨 발'이라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병증 또한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중에 하나다. 이는 교통사고를 제외한 우리나라 사지절단 1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 중 족부병증이 올 확률은 15%다. 초기에 병을 잡게 되면 절단까지 가지 않을 순 있지만 1년 내 재발률이 30%에 육박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신경에 문제가 생겨서 발에 궤양이 생기는 게 원인이다. 

신장에는 모세혈관이 매우 많은데 오랜 기간 당뇨병을 앓게 되면, 모세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힐 수 있다. 당뇨병은 혈액에 당분이 많아서 혈액이 끈끈해지는 병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콩팥 안에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에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조정 기능이 떨어져서 사구체 고혈압이 생긴다. 또한 고혈당이 여러 가지 단백질의 변형을 일으켜서 최종당화산물을 만드는데, 이게 콩팥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이로 인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제대로 거르지 못한다. 또한 당뇨병은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데, 유전자나 세포를 파괴시켜서 콩팥의 기능을 저하한다. 그래서 증상이 심해지면 콩팥 대신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혈액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20~40%가 콩팥 질환을 겪는다.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는 심혈관 질환이 있다.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으면, 흉통이 없는 무증상 환자라도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혈관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2~4배 증가시킨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팀의 연구에서 당뇨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면 49.1% 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고,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 심각한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증명한 바 있다.

 

다뇨, 다음, 다식은 당뇨의 대표적인 증상, 당뇨병 전 단계도 조심해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 자가 체크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1. 목이 자주 마르고 침이 잘 안 나온다.
  2. 소변을 누는 횟수가 잦아졌다.
  3. 아무리 먹어도 공복감이 생기고 식욕이 왕성하다.
  4. 점점 살이 빠지고, 몸이 야위어 간다.
  5. 항상 나른하고 매사가 귀찮다.
  6. 부스럼이 잘 일어나고 무좀, 습진이 생긴다.
  7. 눈에 초점이 잘 맞지 않는 증상이 잦다.
  8. 잇몸 염증이 잘 생기고 피가 난다.
  9. 가족 중에 당뇨 환자가 있다. 

위의 증상 중 세개 이상 해당된다면 당뇨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같은 전 단계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당 관리를 20대부터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공복혈당장애는 8시간 금식 후에 측정한 공복혈당 수치가 정상혈당 수치(100mg/dl 미만)를 넘어섰지만 당뇨 기준(126mg/dl 이상)에 해당되지는 않는 상태다. 내당능장애는 혈당이 144~199mg/dl로 식후에만 혈당이 높은 경우다. 이 두 경우를 소홀히 관리하면 당뇨로 진행될 위험성이 크다. 

검사 후에 혈당이 높게 측정되었다면 자가 혈당측정기를 구매하여 수시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자가 혈당측정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예방 목적인 것이지 병원의 전문적인 검사를 대신할 수 없음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자가 혈당측정은 현재 치료법에 대한 혈당 조절의 정도, 혈당의 변동 폭 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옛말처럼 혈당측정을 제대로 하고, 그 측정치를 바탕으로 담당 의료진과 허심탄회하게 상담해야만 당뇨병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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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음식만이 당뇨 유발하는 것은 아니야, 최대한 기름진 음식 피해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5대 생활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 일주일에 한 번 체중과 허리둘레 확인하기
• 꾸준히 식사 조절하고 운동하기

2.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 활동 늘리기
•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 평소 활동량 늘리기

3.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골고루 제때 식사하기
• 식사 골고루 제시간에 하기
• 균형 잡힌 식단 생활화하기

4. 좋은 생활습관 기르기
• 적당한 시간동안 자고, 숙면하기
• 스트레스 줄이고, 즐겁게 생활하기
• 금연을 실천하기
• 과도한 음주는 피하기

5. 정기적인 검진 통해 위험 인자 확인하기
• 국가 검진 반드시 받기
• 암 검진도 적극적으로 받기
• 고위험군인 경우 검진 더 자주 받기

특히 음식같은 경우에 단 맛의 음식만이 당뇨를 크게 유발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높은 음식, 즉 곱창, 기름진 육류, 계란 노른자 등도 당뇨 유발 음식 중의 하나다. 또한 말린 과일, 장아찌나 피클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떡, 감자, 옥수수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젊다고 방심은 금물, 지금부터 관리해야 

최근 SNS를 통해 마라, 떡볶이와 같은 자극적이고 당류가 높은 음식들이 유행하게 되고, 이를 다른 음식과 함께 조합해 먹으면서 과식, 폭식까지 하게 되며 젊은 층의 건강에 적신호가 점점 켜지고 있다. 집 안에서 다양한 SNS 게시물과 함께 '집콕'의 무료함을 이겨내고 있지만 홈트레이닝을 하며 건강을 챙기는 길과 자극적인 음식의 유혹에 못이겨 과식을 하는 길은 한 끗 차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당뇨병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5.6명으로 OECD 36개국 중 8위 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지금,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나쁜 습관을 하나씩 버려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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