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균 3배에 달하는 연간 커피 소비량
그만큼 카페인에 대한 의존도도 증가
하루 적당량 섭취가 중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안지윤 기자 =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 스타벅스가 입점이다. 카페 전문점이 야구장에 입점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수의 관중만이 들어올 수 있지만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많은 팬들이 코로나 이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야구를 볼 날을 그리고 있다.
굳이 '세계 최초' 수식어가 아니더라도 스타벅스를 향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랑은 엄청나다. 광화문역에서 종로3가역으로 이어지는 광화문과 청계천 일대의 스타벅스 매장 개수는 13개다. 조금 거리가 있는 곳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매장 수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엔 항상 매장 내에 사람이 꽉 찬다.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신다며 비난받던 스타벅스는 2020년 1조 9,2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타벅스 외에도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폴바셋 등 다양한 카페 브랜드가 생겼다. 2019년 기준 전국 커피 전문점 수는 약 7만 개가 넘는다. 소비자들의 커피 사랑에 편의점도 즉석 원두커피 판매를 하고 있다. 그만큼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커피를 마시는 이유
커피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카페인이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이 잠을 깨우는 기능과 각성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의 직장인, 시험 기간의 대학생들이 커피를 많이 찾는 이유다. 각성 효과는 카페인이 교감신경의 각성작용과 관련이 높은 'c-AMP(cycling AMP)'의 분해를 일으키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며 발생한다. 이를 통해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과 중성지방의 분해가 촉진되며,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량이 늘어나 피로를 일시적으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집중력 향상과 업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마신다고 말한다.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집중을 하기 위해', '시험 기간에는 필수다. 커피 없이는 버티기 힘들다'라는 반응이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실제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카페인도 좋지만 커피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커피 향, 원두 향은 커피 원두의 산지와 기후, 토지의 비옥도에 따라 달라진다. 원두를 볶는 블렌딩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져 다양한 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커피를 볶을 때 발생하는 '마이야르 반응' 때문이다. 원두에 든 아미노산의 '아미노기'와 당의 '카보닐기'가 셜합해 새로운 분자를 생성하며 다양한 향기 성분이 나와 특유의 원두 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각성 효과, 졸음, 맛, 향 등 다양한 이유로 커피를 마시다 보니 이미 습관처럼 굳어진 경우도 많다. 현재 중간고사를 준비 중인 대학생 A 씨(23세)는 '나는 써서 마시지 않지만 친구는 이제 시험 기간의 커피는 습관이 됐다고 한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믿으니 습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점심시간 이후 노곤함을 쫓기 위해 마시던 커피가 습관이 되거나, 업무 시작 전엔 꼭 커피를 마셔야 집중이 되는 경우도 많다.
습관처럼 마시다 보니 이젠 문화가 되기도 했다. 특히, 카페라는 장소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갔다면 이젠 커피와 함께 사람, 휴식, 업무, 공부 등을 위해 카페를 방문한다. 흔한 데이트 코스로 불리는 '밥-영화-카페' 코스는 결국 연인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카페를 선택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쉴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카페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게 되는 것이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서울에 카페가 많은 건 시민들이 앉아서 쉴 곳이 없어서 그렇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카페를 확장된 거실, 확장된 서재의 개념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위험하다
대한민국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53잔이다. 세계 평균의 3배다. 음료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커피를 고른 응답률이 40%였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카페인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도 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효능에 의존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카페인 체내 반감기는 3시간에서 길어야 10시간이다. 효능이 떨어지게 되면 결국 더 많은 카페인을 찾게 되고 이는 카페인 중독으로 이어진다.
미국정신의학과는 육체적, 정신적 질환이 없고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mg(커피 2~3잔) 이상이면서 12가지 항목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정의했다. ▲ 안절부절 못함 ▲신경질적이거나 예민함 ▲흥분 ▲불면 ▲얼굴홍조 ▲잦은 소변 혹은 소변량 과다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 ▲두서없는 사고와 언어 ▲근육경련 ▲주의산만 ▲지칠 줄 모름 ▲맥박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함 등의 항목을 살펴보고 자신이 카페인 중독인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시험기간만 되면 유독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섭취를 많이 한다는 대학생 B 씨(24세) 2년 전 자신이 카페인 중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을 끝내고 평일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시간이 없어 밤샘 공부, 새벽공부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심한 날에는 2시간 동안 고카페인 커피우유 250ml짜리를 두 개나 먹은 적도 있다. 그러다 시험이 끝나고 커피를 안 먹기 시작하니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더니 얼굴이 달아오르더라"라며 그 뒤로는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신이 카페인 중독인지 몰랐다가 중독 증상이나 금단증상을 겪은 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루 500mg 이상 섭취하다가 갑자기 끊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나지만 하루 한두 잔 섭취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두통이나 피로, 구역질, 졸음, 근육통 등의 증상이 있다.
과도한 커피 섭취는 뇌를 카페인에 의존하도록 만들고, 이는 카페인이 제공하던 각성 효과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트리게 한다. 커피 섭취가 질환 및 당뇨 퇴치와 같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하루 2~4잔의 커피를 마시고 규칙적인 운동과 결합하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하루 기준 섭취량 400mg을 넘지 않는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하게 즐기는 커피
행정안전부에서는 국민안전방송 안전한TV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고카페인 예방 수칙을 제시하고 있다. 졸음이 올 때에는 고카페인 음료 대신 물을 마시고, 피로할 때에는 카페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여 피로 풀기, 카페인이 꼭 커피에만 들어있는 것이 아닌 만큼 음료수 섭취 시에도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며 섭취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된 커피는 현대인들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졸음을 쫓아주고 집중력과 능률을 높게 해주는데다 건강상의 이점까지 있다고 하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찾고, 즐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권장량보다 많은 섭취와 이로 인한 카페인 의존은 건강에 해롭다. 충분한 수면과 운동, 수분 섭취 등으로 건강을 챙기며 커피를 섭취해야 한다. 적당량을 마시면서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는, 건강한 커피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