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학교 가지 않아도 되니 반수 준비했죠”, 20학번 반수생
“코로나로 학교 가지 않아도 되니 반수 준비했죠”, 20학번 반수생
  • 김수지 기자
  • 승인 2021.05.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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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떠나가는 학생 잡으려 입학 키트 등 제공 

새로운 관계 형성하지 못하고, 새로운 활동하지 못해 아쉬움 느낀 20학번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수지 기자 = 대학을 다니면서 다른 대학을 준비하는 것 즉, 재수하는 것을 ‘반수’라 한다.

지난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한 ‘반수생’은 70,090만 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학교의 소속감을 증대시킬 수 있는 동아리·학회 및 여러 단체 친목 활동이 없어졌다. 원격수업에 실망한 2020학번이 반수로 다시 한번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늘어나는 것은 ‘친구 관계’가 아니라 ‘과제’뿐, 반수 증가하다

지난해 경기도 소재의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이지오(21 가명) 씨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입학한 대학교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교 공원 산책은커녕 집 밖에도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방에 거주해서 기숙사 짐을 2월에 다 싸놨는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주씩 개강이 밀리더니 결국 1학기에는 학교 근처에도 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이 씨는 한 학기 동안 학교에 전혀 가지 못했다. 시험도 전면 비대면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형평성 및 공정성을 위해 교수들은 중간고사를 대체해 과제를 내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 씨는 동기들을 ‘랜선 동기’라 불렀다. 그는 “줌과 같은 화상 실시간 수업을 통해서 동기들의 얼굴을 본 적이 있지만, 사적으로 얘기를 나눈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에브리타임 등으로 친구를 사귀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익명으로 운영되는 것이기에 무서워서 결국은 대학 동기 한 명도 못 사귀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처럼 동기 사귀기는 물론 학교를 가보지 못한 20학번들도 많다. 대학 측은 학교의 자퇴율을 낮추기 위해 즉, 학생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신입생 환영 키트’, ‘온라인 축제’ 등을 실행했지만 신입생들을 만족시킬 순 없었다.

강원도 소재의 대학에 입학했던 구본묵(21) 씨는 현재 충북 소재의 국립대에 입학했다. 그는 “현역 시절(고등학생 시절) 다니고 싶었던 대학에서 떨어지게 됐고, 6지망의 대학만 붙어서 반수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수에 자신이 없던 구 씨는 여러 사람의 만류에 학교를 다녀본 후 결정하기로 했다. 구 씨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했고, 친구도 사귀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이 1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 반수를 시작했다.

그는 “학교에 가지 못하니 친구도 못 사귀었고, 다니던 대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원래 가고자 했던 대학에 한 번만 다시 도전해보자 해서 반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전, 반수를 한다는 것은 1학기는 학교 규칙상 재학하고, 2학기에 휴학해 반수 준비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상황이 심각해져 전면 비대면으로 운영돼 휴학하지 않아도 됐다. 실제로 구 씨는 2학기 휴학을 하지 않았다.

구 씨는 “휴학에 실패하면 한 학기를 통째로 날린 거여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었다”며 “혹시 몰라 휴학하지 않고 대학 수업과 병행하며 과제 등을 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등을 했다”고 밝혔다. 구 씨는 “나 외에도 많은 친구가 휴학하지 않고 반수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코로나19 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든 것도 반수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아라(21 가명) 씨가 말한 것이다. 정 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미디어학과를 희망했다. 2020학년도에 본인이 희망했던 1지망 대학에 떨어졌고, 재도전 끝에 현재 1지망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는 원래 전남의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 입시의 결과가 아쉽긴 했지만, 정 씨는 재도전할 마음이 없었다. 그렇기에 대면으로 진행되는 학교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학생회·학회·동아리 등에도 열렬히 참여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학기, 정 씨와 친한 동기가 반수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정 씨에게 반수를 권유했다. 그는 “같이 열심히 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반수를 한다고 하니 나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며 “반수 해보자고 다짐한 순간이 원서 접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던 순간이어서 엄청 바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 원서 접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정 씨는 본인의 현역 때 썼던 자기소개서를 한 글자의 수정 없이 그대로 제출했다. 정 씨는 합격했다.

 

출처: 알바천국

왜 합격했을 것 같냐는 물음에 정 씨는 ‘2002년생이 적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2000년생보다는 2001년생이, 2001년생보다는 2002년생이 더 적다”며 “이러한 것 때문에 지난번 내가 처음 이 학교에 제출했을 때보다 지금의 경쟁률이 더 낮았고, 그래서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도에 수시모집 지원자는 50만 633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44만 8,678명으로 전년 대비 5만 1,955명(10.4%) 줄었다. 재수생의 비율은 늘었는데, 수시모집의 지원자는 더 줄어든 것이다. 2019년의 고등학생 3학년의 인원은 50만 1,616명, 2020년의 고등학생 3학년의 인원은 43만 7,950명이다. 2년 사이 고등학생 3학년의 수가 13만 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 이하를 기록했다.

 

학교 측은 입학 키드 등 제공해 학생들 잡으려고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백신이 개발되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는 일일 확진자가 지난해보다 더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교는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신입생인 21학번은 지난해의 신입생인 20학번처럼 학교에 아직 오지 못한 학생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지난해의 자퇴 소동을 막자는 취지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막고 있다. 담당 교수가 전화를 걸어 힘든 점은 없는지 등부터 전공 교수의 서적 배송, 입학 키트, 합격증 등을 택배로 배송해주기도 했다.

정 씨는 전에 다니던 대학에서 본인을 붙잡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님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돌아가며 전화를 주시더라”며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이례적인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화로 전공 중 어려운 것은 없는지 등을 물어보셔서 답하던 중 '자퇴하는 학생이 많은데 너는 자퇴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설득했다”고 말했다. 정 씨 외에 구 씨, 이 씨 모두 전공 교수와의 전화 상담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전화 상담도 마음을 먹은 학생들에게는 부족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등학교와 달리 거액의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는 이상 학교 측은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교육 외적인 부분에서도 등록금을 낸 만큼 사용할 수 있게 다양한 서비스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00 사이버 대학’ 정 씨가 전에 다니던 대학에서 친구들과 본인의 대학을 부르던 명칭이었다. 그는 “학교 재단의 사이버 대학이 유명해,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저렇게 불렀는데, 어느 순간 이게 뭔가 싶더라”며 “사이버 대학과 똑같은데, 등록금은 훨씬 비싸니까 등록금 인하 등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감소해 이제는 ‘학생’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어떤 ‘대학’이 학생을 선점하냐의 문제다. 이러한 순간에서 대학은 대학의 등록금을 동결한다면, 동결하는 적절한 근거를 학생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학교의 교무팀은 강의를 지속해서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주체는 학교도 아니고, 교수도 아니다. 바로 학생들이다. 학생들을 잡기 위해 학교는 최대한의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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