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브이로그 영상, 어떤 매력이 있을까
마성의 브이로그 영상, 어떤 매력이 있을까
  • 안지윤 기자
  • 승인 2021.05.17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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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인기 콘텐츠 중 하나인 브이로그

공감과 대리만족으로 시청자들 매료

하지만 나름의 단점도 존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안지윤 기자 = 갓 일어난 듯 부스스한 머리에 호텔 침구 같은 새하얀 이불에서 맞이하는 아침. 드립 커피나 캡슐커피를 마시며 영상 편집을 한다. 이때 사용되는 노트북은 무조건 맥북이어야 한다. 유튜브 댓글을 통해 등장한 '브이로그 영상 특징'은 SNS 상에서 더욱 많은 공감을 얻었다. 브이로그 특성을 종합해놓을 만큼 영상을 많이 보았다는 점, 이 특징에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이로그 영상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한 유튜브 이용자가 브이로그 영상의 특징들을 종합해놓았다. 추천 수로 볼때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출처 : 인스타그램 캡처
한 유튜브 이용자가 브이로그 영상의 특징들을 종합해놓았다. 추천 수로 볼때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출처 : 인스타그램 캡처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Vlog)'의 합성어다. 글을 쓰듯이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남기는 콘텐츠로, 특정한 콘셉트나 메시지 전달보다는 일상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이 많다.  자신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 영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들 중에서도 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브이로그 유튜버 '홍시'는 14.8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 영상의 최다 조회 수는 114만 회다. 역시 브이로그 유튜버인 '플랜디'는 77.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다 조회  수가 425만회에 달한다. 

일상적인 내용의 콘텐츠이지만 각각의 유튜버들이 지양하는 큰 콘셉트는 다양하다. 기존의 일상 브이로그와 함께 일상 속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육아 브이로그, 취업 준비 일상을 담은 취준 브이로그, 자신의 공부 방법과 공부하는 일상을 담은 공부 브이로그 등 영역도 다양하다. 연예인들 역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SNS 외에도 브이로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글이나 사진이 아닌 영상과 음성으로 더욱 생생한 소통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인기비결 '공감'과 '대리만족'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는 영상이 브이로그이다. 남의 일상을 사람들은 왜 볼까? 누리꾼들은 '공감'과 '대리만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잔잔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여행 브이로그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튜버가 자신이 갔던 공간을 이용했다는 공감대와 내가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을 가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대리만족을 브이로그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20년 실시한 전국 만 15세 ~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브이로그' 이용과 관련한 인식 조사 실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브이로그를 통해 타인의 삶을 공유할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보통 타인의 경험을 통해 본인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바쁘고 고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쉬운 공감대 형성과 대리만족이 일어난다는 점을 설명했다. "원하는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 시청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다 보니 무료함이라든지 스트레스 등을 브이로그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활동이 줄어들면서 이전과 같이 외출하고 싶은 욕구를 브이로그를 통해 풀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호기심도 브이로그의 인기에 한몫했다. 브이로그를 시청하고 있는 대학생 A 씨(24세)는 '다들 어디를 많이 가고, 무엇을 하는지 다른 사람의 일상이 궁금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사람의 일상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 작용하고 있었다. 

 

배우 신세경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 골드버튼 언박싱을 하고 있다. / 출처 : '신세경 sjkuksee'
배우 신세경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 골드버튼 언박싱을 하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채널 '신세경 sjkuksee'

이는 연예인들에게도 적용됐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 특히 일반적인 일상이 아닌 스타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브이로그로 해소할 수 있었다. 배우 한예슬의 유튜브 채널인 '한예슬 is'는 다이어트, 먹방, 일상 브이로그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구독자 81.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 신세경의 유튜브 채널인 '신세경 sjkuksee'은 요리 브이로그, 일상 브이로그 등으로 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구독자 124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 골드 버튼을 달성하기도 했다. 

 

브이로그 왜 찍을까?

브이로그를 보는 사람만큼, 찍는 사람도 많아졌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고, 영상편집을 할 수 있는 간편한 프로그램과 앱도 많아졌다. 영상 콘텐츠 제작이 과거보다 훨씬 간편해지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향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더욱이 브이로그의 경우 특별한 콘셉트나 촬영 준비 과정이 비교적 간단해 많은 사람들이 브이로그 영상 촬영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찍는 것일까?

브이로그를 자신의 일상이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 브이로그나 직장 브이로그가 여기에 해당한다. 일상 속 좋은 정보와 경험 공유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정보,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유튜브 '가흔하다' 채널을 운영 중인 이가흔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라며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미국 코넬 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유학 생활과 미국 대학에 대한 정보를 브이로그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다. 곽금주 교수 역시 '소통'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브이로그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로 사용된다. 브이로그 찍는 과정 자체가 자신의 일상생활에 활력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소통이 브이로그 영상 제작으로 대체되며 일상의 활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기록'도 찍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하루 일과를 글로 남기는 것도 좋지만 영상 제작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누구나 쉽게 생생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어느 경우엔 글보다 영상이 더 쉬운 경우도 있다. '동기부여' 역시 큰 이유다. 영상을 보는 것은 시청자들을 통해 제작자도 큰 힘을 받고 있다. 곽금주 교수는 "브이로그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모습, 멋진 모습 등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더욱 알차게 살기도 한다. 브이로그 영상을 찍고 있다는 고3 학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내가 공부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 이런 생각으로 공부를 하려고 하니까 남을 의식해서라도 좀 열심히 하려고 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졌던 것 같아요"라며 브이로그 영상이 주는 '동기부여'에 대해 설명했다. 

 

브이로그 영상의 장단점

위에서 언급했던 '브이로그 필수 항목 요소들' 그만큼 그와 관련된 장면이 브이로그에 많이 나온다. 이 요소들을 살펴보면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기에는 힘든 요소들이다. 모든 가정에서 호텔 침구를 사용하지는 않고, 캡슐커피 머신이 있는 가구도 드물다. 엄청난 괴리감은 아니지만 '평범'과는 가깝지 않다.

대학생이나 직장인, 취업 준비생들의 브이로그를 보다 보면 열심히 사는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감탄도 하지만 내 앞에 놓인 현실에 의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다.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왜 나는 그렇게 못할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자괴감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는 대학교 4학년 B 씨는 '취업 준비 브이로그를 보면서 동기부여도 얻지만 불편한 마음도 있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곽금주 교수는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욕구는 인간의 욕구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모습이 보일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브이로그를 보는 사람이 불행한 상황에 있다면,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괴리감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꾸며내는 일상'은 브이로그 영상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다. 자신의 일상을 콘텐츠화 시키다 보니 과장된 모습, 좋은 모습만 보이려는 욕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러운 일상과 행동이 아닌 인위적인 일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꾸며낸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 영상과 이로 인한 시청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브이로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악의 폐해라고 볼 수 있다. 

 

유튜버 '새니'의 영상에 구독자들이 댓글을 달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채널 '새니 SENI' 영상
유튜버 '새니'의 영상에 구독자들이 댓글을 달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채널 '새니 SENI' 영상

브이로그 영상의 장점도 분명하다. 영상을 찍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요소인 '동기부여'다. 특히, 공부 브이로그와 취준 브이로그, 대학생 직장인 브이로그 등을 통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시청자의 경우엔 영상을 보며 자극을 받고, 제작자는 시청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기도 한다. 

 

브이로그, 더욱 즐겁게 즐기려면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의 증가로 대세 콘텐츠가 된 브이로그.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 상호 발전이 가능한 콘텐츠라는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브이로그 콘텐츠 제작자들은 좋은 모습, 멋진 모습도 좋지만 꾸밈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공유하면 어떨까. 자신을 뽐내기보단 시청자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다. 시청자들 역시 남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기보단 단순한 하나의 콘텐츠, 그저 다른 사람의 일상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영상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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