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프로야구, 우승을 위한 필수요건은?
절대 강자 없는 프로야구, 우승을 위한 필수요건은?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1.06.0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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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규리 기자 = 2021년 한국 프로야구는 순위싸움이 치열하다. 어느 한 팀이 1등을 독점하던 때와는 달리 연승과 연패 몇 번에 각 팀의 희비가 교차하는 것이다. 5월 31일 기준 팀순위 1위부터 7위까지는 단 4게임차, 향후 상승세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게임차다. 

 

출처: KBO 팀순위
출처: KBO 팀순위

지난해 NC 다이노스는 11경기만에 10승을 선점해 2003년 삼성에 이어 역대 2번째 최소 경기 10승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17경기만에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가 10승을 동시에 선점하면서 31년만에 가장 느린 페이스를 보였다. 바로 절대강자가 없다는 의미다. 각 팀마다 불안요소를 보이면서 어느 한 팀이 치고 올라가기 어려운 것이다. 

 

7중 3약을 이루는 각 팀의 전력은?

SSG 랜더스는 27승 중 8승이 1점차 승부에서 따낸 것으로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보이며 1등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기록으로 살펴봤을 때 타율 7위(0.259), 평균자책점 8위(4.86), 실책 1위(42개) 등 기본 전력은 좋지 않다. KT위즈는 타격감이 좋은 강백호(타율 0.412)를 선두로 팀 전체 타율이 2위(0.276)에 있어 강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발 쿠에바스(평균자책점 6.75), 소형준(평균자책점 5.82)이 기대보다 부진한 것은 걱정이다.

 

5월 29일 kt 위즈 강백호 / 출처: kt 위즈
5월 29일 KT 위즈 강백호 / 출처: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는 초반 뷰캐넌, 원태인 등 선발진의 호투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5월 14일부터 30일까지 팀 평균 자책점이 6점대를 기록하고 장점이었던 선발진 또한 흔들리면서 정체되어 있다. LG 트윈스는 켈리, 수아레즈 두 명의 든든한 외국인 선발이 있고, 김대유-정우영-고우석으로 이어지는 구원투수진도 막강하지만, 타율(0.249)이 9위로 약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두산베어스는 기록 상에서 보여지는 전력은 좋다. 타율 1위(0.282), 평균자책점 2위(4.04)로 투타는 좋지만, 계속되는 FA계약으로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등 내부 유출이 있어 뒷심이 약해졌다. 지난해 우승한 NC다이노스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선발과 불펜 모두 운용하기 어렵다.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이용찬을 영입한 이유가 바로 이를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5월 5일 KT전 키움 히어로즈 덕아웃 모습/ 출처: 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는 초반 7연패에 빠지면서 하위권으로 처지는 듯 싶었지만, 이정후를 비롯한 주전선수들이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올라오고 있다. 반면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각각 2연패, 3연패, 6연패를 차지하면서 하위권 그룹에 있다. 주축선수들의 이탈이 많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득점권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 초이기 때문에 각 팀의 이러한 불안요소를 보완한다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하위권에 있더라도 우승을 노려볼만 한 것이다. 올 시즌 SSG에 입단한 추신수는 "SSG는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팀"이라고 자신했고, NC로 이적한 이용찬 또한 "내가 온 이유는 단 하나, 우승"이라고 말했다. 우승을 위해서 팀의 부족한 부분들을 시즌 중에 트레이드나 유망주 발굴을 통해 보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승을 위한 필수요건은 무엇일까?

 

5이닝 이상 책임지는 안정적인 선발 야구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말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한 경기를 오롯이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가 있어야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팀의 투수진이 안정되면 일단 승부에서 크게 밀리지 않아서 지고 있더라도 역전하기 쉽기 때문이다. 시즌 초 28명의 1군 선수 명단 중에 가장 많은 포지션이 투수이기도 하다. 실제로 LG 트윈스의 1군 엔트리에는 전체 선수 중 거의 절반인 13명이 투수이다.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력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출처: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뷰캐넌 / 출처: 삼성 라이온즈 월페이퍼

그 중에서도 경기에서 처음 나오는 투수인 선발 투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투수들 중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기도 하고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공을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경기를 막아내는 일)를 기록해야 불펜 투수를 많이 기용하지 않게 되어 안정된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를 많이 기용하게 되면 과부하가 걸려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투구 내용이 안 좋아질 수 있다. 두산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지난 24일 엠스플 뉴스에서 "선발진이 이닝을 어느 정도 소화해준다면 불펜 투수 4명을 올려 경기를 끝낼 수 있다. 그런데 선발진이 5, 6회를 못 끝낸다면 여러모로 불펜진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라고 선발야구의 이닝 소화력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5연승을 하던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은 엠스플 뉴스에서 "선발승이 우리 팀의 게임 흐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016년 시즌 두산의 선발진은 선발승으로만 75승을 합작했고 그 결과 압도적으로 통합우승을 했다. 이처럼 선발승이 많은 팀이 우승을 하기 좋은 이유는 그만큼 팀 전력이 고르게 안정되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선발 투수가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 이상을 던져주고, 타선이 그동안 득점을 해 불펜 투수들이 지키는 야구를 해야 선발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득점권 상황에서 득점하는 타선의 응집력

아무리 9이닝을 완벽하게 던진 투수라고 해도 타자들이 점수가 내지 않는다면 무승부로 끝난다. 타자들의 역할 또한 투수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여러 감독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봤을 때 5승의 5대 조건은 확실한 에이스(투수), 듬직한 마무리투수, 든든한 안방마님(포수), 똘똘한 톱타자(1번타자), 화끈한 해결사(4번타자)로 이야기한다. 이 때 타격 부분에서는 1번 타자가 출루를 잘해 도루를 하면서 득점권에 있을 때 4번 타자가 1번 타자를 불러들이도록 하는 응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5월 23일 엘지전 SSG랜더스 / 출처 : SSG 랜더스
5월 23일 엘지전 SSG 랜더스 / 출처 : SSG 랜더스

2루나 3루, 즉 득점권에 주자를 두었을 때 타율이 높은 '해결사'가 있다면, 적은 안타로도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일이 많아 잔루(주자가 득점하지 못한 채 누에 남아 있는 것)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한 이닝에 대량득점을 하면서 승리 분위기를 갖고 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올해 SSG 랜더스가 투타 성적이 낮지만, 5월까지 거둔 27승 중 17승이 역전승인 만큼 타선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인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 9회말 2아웃에도 역전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집중력이 중요한 것이다. 

 

강팀의 기본은 수비, 분위기를 바꾸는 플레이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8회까지 삼성이 8-6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9회초 대량 실점하며 패배했다. 유격수 이학주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평범한 병살 코스였지만 유격수가 정상적으로 포구하지 못해 공이 흘렀고 경기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결국 역전 적시타를 맞고 패배하게 된 것이다. 지난 30일 키움-LG전에서도 2사 1,2루에서 평범한 땅볼을 2루수 서건창이 다리 사이로 빠뜨리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 적이 있다. 이처럼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 단 하나의 수비 실수로 승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내용 출처: KBO, 표 제작: 김규리
내용 출처: KBO, 표 제작: 김규리

최근 10개년을 기준으로 정규 시즌 우승팀의 실책을 살펴봤을 때, 최소 실책 순위가 3위 이내인 팀이 무려 7번이다. 대부분의 우승팀이 이렇게 안정된 수비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수비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뿐 아니라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오기 위해 준비하는 대부분의 선수들도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수비는 기본으로 갖춰야 할 역량이라는 의미이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강팀의 원동력은 수비"라는 말에 충실한 호수비들은 넘어간 경기 흐름도 다시 가져오는 힘이 된다. 득점권 상황에서 병살(더블 플레이)을 만들거나 외야에서의 다이빙 캐치는 실점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해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는 말이 있는 이유이다.

 

롯데자이언츠 전준우 선수는 "야구는 분위기 싸움, 모두가 균형을 잘 맞춰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한다. 어느 하나가 뛰어나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력 있는 투수력과 응집력 있는 타선,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하나 되어야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후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주루사나 사소한 실책 하나에도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고, 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작은 부분이라도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올해 프로야구는 아슬아슬해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상 없이 호수비가 많은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서 올해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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