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렉카? 이슈 유튜버의 등장, 문제는?
사이버 렉카? 이슈 유튜버의 등장, 문제는?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6.02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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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 라고 불리는 이슈 유튜버들의 등장

이슈 유튜버들이 판 키우는 사건 사고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유튜브, 개인 방송, 커뮤니티 등의 활동과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자연히 그와 관련된 문제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사고에는 이슈 유튜버가 함께하고 있다. 이슈 유튜버들은 화제가 된 사건사고를 짜깁기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비판하는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슈 유튜버로는 구독자 약 96만 명의 뻑가, 구독자 약 68만 명의 이슈왕, 그리고 현재는 이슈 콘텐츠를 중지한 유튜버 정배우도 과거 화제가 된 사건사고를 재정리하고 비판하여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이슈 유튜버들이 오히려 사건사고를 확대시키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스스럼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슈 유튜버들이 재생산하는 사건 사고들도 상당하다. 덕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명 ‘사이버 렉카’, 사설 견인차처럼 사건사고가 터지면 달려온다는 의미로 이슈 유튜버들을 비하하여 부르고 있다. 과연 어떤 사건들이 그들을 ‘사이버 렉카’라고 부르게 만들었을까?

 

이슈 유튜버들이 만들어낸 문제들

이슈 유튜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본인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콘텐츠 제작 노력 없이 타인의 사건 사고로 조회 수를 높이고, 그로 인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1000명 이상, 연간 동영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이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각 채널과 조건마다 수익은 다르지만 대략 조회 수 1000회 당 1000원 이상의 수익을 예상한다. 대표적인 이슈 유튜버인 뻑가, 이슈왕 등은 1개의 영상이 약 100만 조회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대략 1개 영상 당 100만 원 이상의 수익이며, 심지어 라이브 방송에서의 후원금도 상당하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이슈 유튜버들이 만들어낸 영상이 네티즌들과 이슈 당사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슈 유튜버들은 타인의 사건사고를 그대로 가져와 비판하고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조회 수를 위한 자극적인 묘사와 표현이 함께하고, 심지어는 허위 사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자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은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만큼 파급력이 상당하다. 곧장 네티즌들을 통해 이슈 당사자들에게 사건사고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이어지고, 이를 통한 2차 가해가 문제시된다. 

이때 네티즌들은 이슈 유튜버의 영상에 악영향을 받고 쉽게 여론을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유튜브가 신문이나 기존 커뮤니티보다 훨씬 강력한 파급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19년부터 한국인이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유튜브였으며, 2020년 시사인에 진행한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가 지상파 3사나 기존의 언론이 아니라 유튜브(약 19.2%)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스스로 유튜브 영상을 검열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네티즌들이 무분별한 퍼 나르기와 공론화에 앞장서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 렉카’라는 별명으로 이슈 유튜버를 비판하는 커뮤니티에서 오히려 누구보다 빠르게 이슈 유튜버 영상이 공유되어 올라온다. 즉 오히려 그들의 조회 수와 인기를 돕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왜곡된 알 권리를 주장하며 개인의 사생활을 파고드는 영상을 향유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 이슈 유튜버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으로 재확인할 수 있다.

결국 현재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의 저격 영상이 올라가면 네티즌들은 영상의 정보를 사실이라고 믿고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한다. 그렇기에 유튜버들이라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자신들의 영상이나 정보를 자가 검열하고 조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이슈 유튜버들은 정보의 신속성과 자극성을 위해 최소한의 팩트 체크조차 하지 않고 영상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영향을 받은 네티즌들 역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이슈 당사자들의 개인 SNS나 방송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커뮤니티의 의제를 이슈 유튜버가 결정하고 집단적인 2차 가해가 시작되는 것이다.

 

과거 이슈 유튜버 정배우와 유튜버 로건 사이의 저격 사건은 대표적인 2차 가해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가짜 사나이 2에 출연한 유튜버 로건에 대한 사생활 논란이 퍼지자, 유튜버 정배우가 영상을 통해 공론화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해당 동영상은 사건사고 쟁점에서 벗어나 로건의 몸캠 영상이 유출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사실처럼 전달되었다. 결국 네티즌들은 거짓 정보를 근거로 로건과 그의 주변인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당시 임신 중이던 로건의 아내가 유산 후 작성한 호소문을 보고서야 공격을 멈추었다. 당시 정배우는 공식 사과 영상을 제작했지만, 현재 해당 사건은 법적 고소 상황에 있다. 

유튜버 진워렌버핏의 자살 사건도 2차 가해로 인한 이슈 당사자가 사망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2018년 유튜버 진워렌버핏의 콘텐츠 도중 문제시되었던 여성 성희롱 문제를 이슈 유튜버 유신이 대신 고발해주며 시작되었다. 해당 사건은 진워렌버핏에게 벌금 300만 원이 부과되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이후 유신이 2년 간 진워렌버핏과 그의 주변 지인을 비방하는 콘텐츠를 만들며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진워렌버핏에 대한 허위사실, 혹은 과도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유튜버 진워렌버핏은 2020년 7월 “뉴스 커뮤니티 유영기(유신)를 법의 심판을 받게 해 달라, 그 때문에 피해당한 내 팬들 또는 지인 누나, 형님들의 분노와 억울함을 풀어주길 바란다"라는 유언과 함께 투신자살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다른 사건에 비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법적 공방이 끊임없이 이루어졌고, 끝내 죽음이라는 결과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황색 언론, 이슈 유튜버

이러한 행태는 과거 단순히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이슈만 추구하는 황색언론의 모습과 닮아있다. 문제는 언론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검열에 비해 이슈 유튜버는 자신들이 일으키는 악영향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서 이슈 유튜버들의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현재 이슈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영상, 혹은 정보가 문제시되었을 때 사건의 피해에 비해 간단한 사고 영상 혹은 짧은 자숙 기간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앞서 유튜버 로건과의 법적 공방에 있는 정배우도 자숙 없이 2차 가해 사과 영상을 제작했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 4일 만에 약 18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라이브 방송에서는 후원금 역시 상당했다. 또한, 이슈 콘텐츠를 중단한 정배우는 최근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법적인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도 미미하다. 정보통신망 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시 최대 벌금형은 5000만 원이다. 7년 이하의 징역형도 가능 하지만, 2016년 전체의 22%만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유튜브 영상 몇 개의 수익이 벌금보다 더 큰 것이다. 이러한 상황 상 이슈 유튜버는 자신들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이나 비난보다 조회 수를 통한 수익이 더 크고, 더 많은 2차 피해자들을 만들고 있다. 

네티즌들도 무분별한 퍼나르기를 멈추고, 이슈 유튜버들의 영상들에 대해 자가 검열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커뮤니티에서는 자신들의 의견과 결이 같은 이슈 유튜버 영상들을 오히려 박수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호응은 이슈 유튜버들의 문제점들을 스스로 외면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네티즌들이 스스로 정보를 확인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사건사고를 바라보아야 한다. 

언론의 역할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앞서 이미 유튜브는 기존의 언론매체 신뢰도를 뛰어넘고 한국인에게 가장 선호 받는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튜브 특성사 자극적이고 과장된 정보가 오히려 가장 신뢰받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올바른 정보과 사실을 전달해야 할 언론이 그 역할을 상실하고 공론화와 의제 설정의 중심을 이슈 유튜버가 가져가 버렸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시청한다고 밝힌 대학생 최선호(24, 경기도 안산) 군은 "텍스트로 돼 있는 언론보다는 유튜브 영상을 더 많이 찾게되는 것이 사실." 이라며 "이슈 유튜버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인터넷 사건사고에 반응 속도가 느린 기존 언론보다 빠르고 재밌게 영상을 제작하는 그들을 더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기존 언론들은 이제 이슈 유튜버들의 영상을 오히려 자신들이 기사화하며 그들의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 이슈 유튜버들의 발빠른 전달속도를 따라잡고 사실확인을 덧붙이기보단 오히려 그들의 영상을 언론이 퍼나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이슈 유튜버가 일으키는 문제점들은 단순히 이슈 유튜버에 국한되고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그들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언론 매체보다 강력하고, 이를 제작하고, 시청하고, 활용하는 모든 네티즌들이 한번쯤은 이슈 유튜버의 악영향과 문제점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러운 인터넷 세상에서 억울한 2차 가해가 또다시 생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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