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르는 영화 관람료, 정말 인상이 해결책인가
또 오르는 영화 관람료, 정말 인상이 해결책인가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6.1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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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인상 계획을 밝힌 영화관

CGV는 2020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연속 인상

가격부담에도 영화팬들 사로잡을 수 있을까

(출처=롯데시네마)
(출처=롯데시네마)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영화 관람료가 또다시 인상된다. 지난 11일 영화관 메가박스는 7월 5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CGV가 올해 4월부터 1000원 인상, 롯데시네마가 다음 달 1일부터 1000원 인상한 계획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멀티플렉스 영화 관람료는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으로 주중 1만 3000천 원, 주말 1만 4000원이 되었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2020년에도 1차례 인상에 동참한 바 있다. 특히 CGV는 2020년 10월 2000원 인상을 감행한 후 단 6개월 만에 다시 1000원을 인상했다. 멀티플렉스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CGV의 인상은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추가 인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영화관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수익 감소, OTT 시장 경쟁 심화 등 다양한 이유로 영화 관람료 인상의 근거를 들었다. 그러나 현재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겪는 어려움이 가격 인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의문이다.

 

(7월부터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출처= 메가박스)
(7월부터 가격인상을 단행하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출처= 메가박스)

왜 영화관들은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코로나 19가 영화관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대표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모두 매출이 70% 이상 급감했다. 특히 3사 모두 2019년 대비 적자 전환한 점이 치명적이다. CGV는 영업 손실 약 3900억, 롯데시네마는 약 1600억, 메가박스는 약 650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2004년 영진위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초로 총매출 합산이 1조 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되었다. 

멀티플렉스의 재정 적자 규모도 심화되었다. 특히 가장 높은 점유율의 CGV가 재정난에 빠졌다. 2021년 기업 공개에 따르면 CJ CGV의 부채비율은 2019년 652.6%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천412.7%까지 폭등하고, 올해 1분기에는 2천373.9%까지 늘어났다. 

이때 멀티플렉스 업체가 인상 이외의 자구책을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3대 멀티플렉스는 코로나 19 이후 국내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신작 개봉을 독려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3대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상영 부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원금은 관객 1인당 1000원으로 전국 직영점에서 지급한다. 한국 영화와 외화 구분 없이 각 영화별로 개봉 이후 최대 2주간 영화 관객수에 따른 부금에 추가 지원금을 정산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비중이다. 현재 지원금이 영화관 수익의 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직원 급여 반납, 무급 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점 등의 대책도 마련되었다. 또한, CJ CGV는 영화 이외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했다.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과 금융 강의를 접목한 '존 리의 영화 속 금융 이야기', 임 롤(LoL) 스포츠 단독 생중계 등을 진행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하여 팝콘 같은 영화관 음식들을 배달하고 있다.

 

(라이브 개그 무대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 출처=CGV)
(라이브 개그 무대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 출처=CGV)

그러나 영화시장 침체 장기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상영관 내 취식 금지, 임차료와 같은 고정비 부담 등이 결국 영화 관람료 인상을 불러왔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영화 제작 연기/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 4,270만 원,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은 97억 1,430만 원에 달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함께, 402개 상영관의 2020년 1월~9월까지 입장권, 매점, 광고 매출을 모두 더한 총매출액은 4,796억 원으로 지난해 동일 기간 매출액 1조 5,587억 원보다 69.2%(↓1조 791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관람료 인상이 정말 해결책이 될까?

문제는 관람료 인상이 멀티플렉스 시장의 미래를 더 어둡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6월 11일 기준 대한민국의 1차 백신 접종자 수는 약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정부가 계획한 11월 집단 면역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영화관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최근 재정 적자를 이유로 진행한 CGV의 3000억 규모 영구 전환 사채(CB) 발행은 일반 공모 경쟁률 76: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완판 되었다. CGV는 이번 CB로 모은 자금을 운영자금에 900억 원, 채무상환에 2천100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사실상 청약 자금 대다수가 빚을 갚는 것에 사용되지만 투자자들은 CGV가 충분히 회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무분별한 영화 관람료의 인상은 코로나 19 이후 멀티플렉스의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복합상영관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이용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77.2%(386명)가 영화 관람료가 비싸 영화 관람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만약 코로나 19 이후 처음으로 멀티플렉스를 찾는 관람객은 2년 전에 비해 적게는 3000원 많게는 4000원이나 더 비싼 관람료로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지난 4월 2021년 첫 멀티플렉스 가격 인상을 시작한 CGV 공지 사항, 출처=CGV)
(지난 4월 2021년 첫 멀티플렉스 가격 인상을 시작한 CGV 공지 사항, 출처=CGV)

메가 박스의 인상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반응도 차갑다. 메가 박스의 영화 관람료 소식을 전한 한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영화관 갈 돈을 모아 티비를 사서 넷플릭스를 보겠다.”, “방 하나에 빔 놓고 보는 게 더 나을 정도.”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반응처럼 OTT와의 가격 경쟁력도 우려된다. 코로나 19 이후 넷플릭스를 필두로 하는 OTT의 성장이 가팔랐다. 실제로 지난해 OTT 시장 매출은 582억 달러(약 64조 200억 원)에 달했다. 2020년 극장산업 매출 규모는 491억 달러(약 59조 4231억 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의 1인 요금제(베이직)은 한 달에 9500원에 불가하다. 심지어 국산 대표 OTT 왓챠 1인 요금제는 한 달에 7900원이다. 영화 한 편 가격으로 OTT 두 곳을 구독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 개발 연구원이 함께 공개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삶’에 따르면 올해 1월 11일엔 전국에서 극장을 찾은 사람은 1만 명에 불과했지만 웨이브, 넷플릭스 등 OTT 앱의 월 사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1억 2천500만 명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에는 9천97만 명이었는데, 1년 사이에 3천500만 명가량 는 것이다. 만약 앞으로도 OTT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계속 인상된다면 대다수 영화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 시장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

 

영화관은 외면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 인상에 대해 메가박스 관계자는 “가격 인상으로 관객 부담이 늘어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이 침체된 극장과 영화산업 정상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영화 관람료가 인상된 만큼 메가박스는 극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아울러 더 나은 극장 경험 제공을 위한 노력 역시 늦추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메가박스 관계자의 말처럼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인상된 가격만큼 보다 나은 서비스를 보인다면 코로나 19 이후, OTT 시장과의 경쟁 등에서도 외면받지 않을 수 있다. 여전히 수많은 영화팬들은 영화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은 OTT 서비스가 제공할 수 없는 쾌적한 관람 환경과 음향,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출처=CGV)
(출처=CGV)

따라서 계속된 인상에도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관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다. 반대로 수익 개선을 위한 개선 없는 인상이 계속된다면 영화팬들의 부담감과 거부감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영화관과 OTT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과연 관람료 인상을 통해 해결책을 고심하는 멀티플렉스들이 관객들에게 외면받지 않고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려나갈 수 있을까. 멀티플렉스 업체뿐 아니라 영화팬들도 다시 영화관을 찾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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