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
동물실험,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
  • 김수지 기자
  • 승인 2021.06.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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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수지 기자 = “수금의 생명이여, 품성은 각기 다르나 목숨은 같으니라, 아까운 생명이지만 의로운 죽음을 피하지 않음이니, 인류복지와 동류 금수의 보건을 위해,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사람을 원망하지 말지어다. 가련한 그 희생을 위하여 묵념하고 명복을 축원하니 밝은 세상에 다시 나아가 영생하길 기원하노라” 이는 실험동물 위령문이다.

사람은 생물학, 수의학, 농학 등의 의학 연구 및 교육뿐만 아니라 화장품 제조 등에 있어서 이상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동물실험’이라는 것을 진행했다. 여러 사람들은 인간을 “가장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을 위해 여러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상은 최근 몇 년간 ‘동물권 보호 운동’ 등으로 달라졌다. 화장품 회사는 ‘우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로 제품을 홍보하기도 하고, 제품 겉면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그림을 넣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재 동물실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동물실험?

동물실험은 주로 임상실험에서 인체실험의 전 단계로 이뤄진다. 의학적인 목적으로 인간을 대신해 동물에게 약물을 투여하거나 외상을 입혀 반응을 살펴보는 것을 동물실험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동물을 해부하는 등의 해부학도 동물실험 범주에 포함된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현재까지 동물실험은 긴 역사를 갖고 있고, 그 형태나 목적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이 동물실험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프랑스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로부터다. 그는 동물실험을 의학·생물학 연구의 한 방법으로 체계화시켰고, 그 체계화는 전 세계에 확산됐다. 동물실험에 대한 기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동물실험에 많이 쓰이는 실험용 생쥐 /출처: pixabay
동물실험에 많이 쓰이는 실험용 생쥐 /출처: pixabay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동물실험에 쓰인 동물은 약 371만 마리다. 많은 동물이 희생되는 만큼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실험 후에는 동물의 고통을 최대한 빠르게 없애기 위해 안락사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산화탄소나 이산화탄소 질식 혹은 약물 주사를 동물에게 주입하거나 급속동결 등을 사용하여 각 동물이 처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해 고통을 최소화시킬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모든 동물이 죽임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행동 연구의 경우 동물에게 직접적으로 해가 되는 약물 등을 주입하지 않고, 그 동물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이기에 실험 후에는 본래 살던 곳 또는 보호구역으로 돌려보낸다.

동물실험은 실험동물(laboratory animal)이라는 것도 만들어냈다. 실험할 때 결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측정자, 일시, 장치 등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동물실험의 경우 살아있는 생명체를 사용하기에 동물의 유전적 차이 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조건에서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동물들을 번식, 육성시킨다. 실험동물은 마우스(실험용 생쥐), 기니피그, 실험용 토끼, 특정 종류의 개 등이 있다.

 

동물실험의 문제는 무엇인가

동물실험은 ‘뜨거운 감자’다. 동물실험의 가장 큰 문제는 동물권 침해다. 심지어는 동물이 기존에 갖고 있지 않은 병을 만들기도 한다. 뇌 손상을 유발하거나 암 종양을 유발하는 것 등이 이 예다.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들은 실험과정에서 고통을 느낀 후 죽임을 당한다. 실험동물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실험에만 쓰이다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사람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에 대해 “식물은 동물을 위해 존재하며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며 “인간의 필요에 의해 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해 중세 기독교에서도 “동물은 인간에 의해 사용되는 것이 운명이자 자연의 섭리”라고 표시되기도 했었다. 인간의 권익을 우선시하는 이런 서양의 전통은 지금 동물실험을 옹호하는 입장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찬성파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동물들의 도구 사용 능력이나 이성 등 인간이 갖고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는 동물권 보호 운동 등으로 인해 '동물실험 찬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동물행동학 연구에서는 동물들에게도 지능이나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와 거의 동시에 밝혀진 것은 ‘쾌고감수능력(sentience)’다. 쾌고감수능력이란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의 여부인데, 동물 역시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였다. 동물또한 인간처럼 쾌고감수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여러 네티즌은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운동을 선보였다. 

 

서울대 연구팀에서 복제견 '메이'를 만들었다. 메이는 동물학대를 당하고, 숨졌다. /출처: KBS
서울대 연구팀에서 복제견 '메이'를 만들었다. 메이는 연구팀에게 동물학대를 당하고, 숨졌다. /출처: KBS

동물실험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인증된 의약품 및 화장품도 인간에게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대표 사례로 1950년대, 독일에서 진정제 효과가 있는 ‘탈리도마이드’가 개발됐다. 이 약품은 임신부의 입덧이 완화된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 약이 유명해진 이유는 개, 고양이, 쥐, 닭 등의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약은 ‘부작용이 없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은 발가락이 들러붙거나 팔다리가 짧은 기형아를 출산했다. 독일에서는 5천여 명, 세계적으로는 1만 2천 명의 아이들이 기형아로 태어났다. 이뿐만 아니다. 관절염 치료제 ‘오프렌’은 61명의 사망자를, 심장치료제 ‘에랄딘’은 23명의 사망자가 있었다. 모두 동물실험에서는 문제가 없던 약품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전문가들은 동물과 인간의 유전적 구조가 100% 동일하지 않기에 동물에게 반응이 없는 약품도 인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의 대체제는?

동물권, 인간과 동일하지 않는 동물의 유전자 등의 문제점이 사회에 처음 대두된 것은 꽤 이르다. 1822년 영국 의회에서 최초로 ‘동물 보호 법안(animal protectino law)’이 제정됐고, 이에 1876년에는 동물실험 규제를 위한 ‘동물 학대법’이 찰스 다윈의 주도하에 제정됐다. 미국에서는 헨리 버그가 1860년에 미국동물학대방지연합을 설립했고 1966년 실험동물 복지법이 통과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12월에 ‘동물실험에 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물보호법’에 의해서 동물실험이 진행되는데 이 보호법에는 동물의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에 집중이 되어 있으며, ‘동물실험은 인류의 복지 증진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해 실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또한, 23조 2항에는 ‘동물실험을 하려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Replacement)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같은 조에는 ‘실험동물 사용 수의 축소(Reduction)’, ‘실험동물의 고통 최소화(Refinement)’가 있는데 이 세 개를 동물실험의 3R 원칙이라고 한다. 이런 3R 원칙은 1954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러셀과 미생물학자 렉스 버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이 원칙은 동물실험 연구자들이 동물에 대한 권리를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심장 오가노이드의 모습. /출처: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심장 오가노이드의 모습. /출처: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3R의 첫 번째, Replacement를 위해 여러 실험이 개발되고 있다. 우선,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로 불리기도 한다. 2009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어진 오가노이드는 심장, 위, 간, 피부 등의 오가노이드가 개발되고 있다. 실제 장기와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에 인체에 더 근접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간의 세포를 이용했기에 동물실험보다 더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대체물은 ‘장기 칩’이다. 장기 칩은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배양한 뒤 세포를 기계 칩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해당 장기의 특성을 모방할 수 있게 만든 칩이다. 이 칩은 2010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이 칩은 다른 세균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고, 전기적 회로를 통해 물리, 화학적 반응을 조절할 수 있기에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실험을 할 수 있다.

화장품과 관련된 실험도 발전했다. ‘마스카라 바르는 토끼’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실험은 마스카라가 눈에 주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진행되는 ‘드레이즈 테스트’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를 대체할 실험을 만들었다. 도축된 소의 안구를 사용하거나 부화가 덜 된 유정란에 약물을 떨어뜨리고 혈관 반응을 관찰하는 등으로 대체했다. 과거에는 피부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털을 민 토끼나 기니피그의 피부에 화학 약품을 발랐지만, 현재는 인공적으로 배양한 인간의 피부 세포, 인공 피부 조직인 에피스킨(Episkin)을 대신 사용한다.

 

영국생체실험폐지연대(BUAV)가 토끼가 플라스틱 통에 갇혀 약물 실험을 당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출처: BUAV
영국생체실험폐지연대(BUAV)가 토끼가 플라스틱 통에 갇혀 약물 실험을 당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출처: BUAV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화장품 기업도 많다. 러쉬, 더바디샵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러쉬의 경우는 가게 앞에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슬로건을 게시하기도 했다. 러쉬 본사는 동물실험 반대를 철저히 표방하고, 식물 주의와 친환경 친연 재료를 내세운다. 러쉬 제품 대다수에 비건(vegan) 인증이 붙어있어 동물 성분을 기피하는 동물 보호가나 채식주의자들에게 더바디샵과 함께 옹호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반면,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던 기업이 다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중국 진출 때문인데, 중국은 자국 이외 모든 화장품 브랜드에 대해서 동물실험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 실험 의학의 시조는 클로드 베르나르다. 그가 첫 실험을 한 것은 1860년대. 그로 부터 약 200년이 지났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동물실험을 한순간에 멈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동물실험에 대한 다양한 윤리적, 물리적 문제들이 대두됐다. 이로 인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물이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학, 기업 등에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인간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비윤리적 동물실험을 멈추기 위해 더욱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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