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올 여름을 흔들다
'호불호', 올 여름을 흔들다
  • 김민서 기자
  • 승인 2021.07.26 11: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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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취향 호불호 논쟁.. 밈(meme)으로 번져
맛, 재미, 경험 중시하는 MZ세대 취향 공략
호불호 대표주자에서 대세의 맛으로 탈바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서 기자 = 취향을 존중하는 시대에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음식 취향에 관한 것이다. 탕수육 소스의 부먹(소스를 부어서 먹는 형태)과 찍먹(소스에 탕수육을 찍어서 먹는 형태), 하와이안 피자(파인애플 등이 올라간 피자) 등 적당히 좋아하고 싫음의 중간 영역이 적고 호평과 악평이 매우 극명하게 나뉘는 경우 '호불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호불호'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식품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MZ세대 사로 잡은 취향 놀이

오리온 민트 신제품 출시 (출처 오리온)
민트를 소재로 한 오리온 신제품/ 출처: 오리온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중심으로 SNS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민초단'과 '반민초단'이다. '민초단'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의미하고, '반민초단'은 반대로 민트초코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단체'를 뜻하기는 하지만, 민초단과 반민초단에는 특별한 가입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함께할 수 있는 인터넷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기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연대감을 느낀다. '민초단'인 연예인의 리스트를 만들어 자신과 같은 취향을 공유하면 친밀감을 표시하고, 반대라면 서운함을 나타내곤 한다.

호불호로 생성된 대립 구조는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쟁 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립 구조는 그동안 익숙한 '논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민초단은 "민트초코는 알싸하고 시원하고 청량함의 결정체 이걸 왜 안 먹지?"라고 표현하지만 반민초단은 "치약 맛이 나는 것을 왜 먹지?"라는 대립하는 반응을 보인다. 호불호라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출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고 권유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음식 취향에 대한 극단적인 대립구조는 MZ세대에게 하나의 놀이 문화,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민트 빛으로 물든 진열대

 

오리온 민트초코 / 출처: 오리온
오리온 민트&초코 생크림파이 / 출처: 오리온

MZ세대의 밈(Meme)이 된 취향놀이는 식품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불호의 대표자주로 일부 마니아 층만 겨냥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민트'는 올여름 트렌드가 됐다. 제조 유통 업계는 ‘민트초코’와 관련한 신제품을 시즌 한정으로 출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음료, 과자, 디저트를 넘어 분식, 최근 주류에도 등장하며 색다른 조합을 시도하고 있다. 민트색 떡볶이, 민트초코 맛이 나는 소주라는 이색 음식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제품이라는 이슈 자체가 광고 수단인 '이슈 마케팅'을 활용한 것이다.  

초코와 관련된 디저트 제품에는 ‘민트’를 함유한 시즌 한정 제품 출시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민초단'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오리온’은 인기 제품인 초코파이, 초코송이, 다이제씬, 다이제볼에 민트를 함유한 여름 한정판 ‘오리온 민초단’ 4종을 출시했다. 호불호의 대표주자에서 대세의 맛으로 떠오른 민트초코의 신제품 출시가 잇다르자 "이게 무슨 맛이길래?"와 같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했다.

인터넷은 상품이나 브랜드 생산 과정에 상품,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로 팬(fan)과 컨슈머(consumner)를 하는 팬슈머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홈페이지 고객센터, SNS 등으로 얻어진 소비자의 요청을 수용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출시된 제품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보장하고 소비자와의 소통 확대에 도움을 준다.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신제품을 개발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즐거움과 경험을 느끼면서 소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기업이 만들어낸 스토리가 아닌 소비자가 만들어 둔 스토리에 기업이 함께하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마케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민트초코가 틈새시장을 타고 대세의 맛이 되었다. 제품 개발 중심이 제조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 음식 취향에 대한 호불호 논쟁은 신제품 출시의 의욕을 고취해 유통가를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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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빈 2021-08-04 23:47:23
김민서 기자님은 민초단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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