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홈술•혼술' 트렌드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홈술•혼술' 트렌드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7.23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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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 바람이 부는 주류업계

주류구독서비스 등장

코로나 이후 고위험 음주 비율 증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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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지 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홈술•혼술'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본래 ‘음주가무’를 즐기는 국가였다. 대부분의 회식자리에는 항상 술이 함께했고, 여러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술 문화를 바꾼 것은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발표했고,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존의 술 문화는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술 문화가 사라진 지금, 그 빈자리를 메꾸는 것은 바로 ‘혼술, 홈술’ 문화이다. ‘혼자 술을 마신다’는 뜻의 ‘혼술’ 트렌드와 ‘집에서 마시는 술’을 뜻하는 ‘홈술’ 트렌드가 새롭게 생겨난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저녁 회식 자리가 줄어들고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혼술, 홈술 트렌드’가 새로운 술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가정용 주류시장 급성장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고 맥주 성수기인 7월을 맞이함에 따라 홈술•혼술 트렌드가 본격화 되었다. 그리고 이는 ‘가정용 주류시장 급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59세 성인 남녀 300명 중 주류 음용 장소로 ‘집’을 선택한 비중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전에는 46.4%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에는 87.3%로 급증했다. 더불어 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전 국내 맥주 시장은 업소용과 가정용의 비율이 5.5 : 4.5 수준이었으나, 코로나 이후 3.5 : 6.5 비율로 가정용 주류시장이 급성장했다.

실제로 최근 2년 3개월 간 필라이트 캔맥주의 판매량은 무려 7억 캔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출시 뒤 2년간 5억캔이 팔린 것에 비하면 최근 판매량이 무려 20%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늘어난 재택근무와 대학생들의 비대면 수업 등 언택트 시대의 ‘집콕’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가정용 주류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주류업계에서는 이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하이트 진로의 ‘필라이트’ 맥주 광고이다. 지금까지의 맥주 광고들은 주로 촬영 배경을 술집이나 유흥공간으로 설정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하이트진로가 공개한 광고는 달랐다. 광고의 배경을 술집이나 유흥공간이 아닌 ‘집’으로 설정하고, ‘집’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광고에 담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홈술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격인하바람이 부는 주류업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시킴에 따라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이 모일 수 없게 되었다. 사실상 '저녁 통금' 수준의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주류업계는 이제 ‘가정용 캔맥주 시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소비자들의 캔맥주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결국 주류업계는 ‘가격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15일, 하이트진로는 가정용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테라’ 500mL 캔 제품의 출고가를 15.9% 인하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가정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자 가격을 인하하게 되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힘을 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이트 진로에 이어, 오비맥주도 가격인하를 감행했다. 오비맥주는 ‘한맥’ 500mL 캔 제품의 출고가를 10% 인하했다. 더불어 ‘홈술족’을 겨냥한 ‘파격가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지난 4월, 기존 ‘카스’ 355mL 캔 출고가인 1239.2원 보다 저렴한 375mL(출고가 1119.2원) 캔 묶음 팩을 출시한 것이다. 묶음 판매이긴 하지만 양이 더 많은 375mL 제품을 355mL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을 출시하였다. 또한,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500mL 캔 제품의 가격을 1880원에서 1565원으로, ‘피츠’ 500mL 캔 제품의 가격은 1690원에서 1467원으로 인하했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맥주 3사가 동시에 경쟁적으로 가격인하에 돌입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가정용 주류시장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언택트 시대의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맥주 가격 조정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코로나19 위기와 시기가 맞물리며 맥주 업체들이 예년보다 탄력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류구독 서비스 수요 급증 

한편, 홈술•혼술 트렌드는 주류 구독 서비스의 수요도 증가시켰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술자리가 전무해지고,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술을 접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주류구독서비스란, 소비자가 월정액을 내면 매달 다양한 종류의 술 3~4병을 박스에 담아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와인구독서비스와 전통주구독서비스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종류의 다양성 덕분에 소비자들은 그동안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류구독서비스를 즐겨 이용한다.

 

출처 : 퍼플독 공식홈페이지
출처 : 퍼플독 공식홈페이지

주류구독서비스 중 하나인 ‘퍼플독’은 2018년 설립된 고객 맞춤형 와인 정기 배송 서비스로, 구독료는 월 3만 9천원부터 100만원까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등 와인의 종류 뿐만 아니라, 포도 품종, 산지와 와인의 산미, 당도 및 타닌(떫은 맛)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맞춰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상품의 구성은 와인과 해당 와인에 대한 설명서로 구성된다. 또한, 고객이 배송 받은 와인에 대한 피드백을 남기면, 해당 피드백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재분석하여 매월 재매칭한 와인을 배송함으로서 고객 맞춤형 ‘소울와인’을 찾아준다는 것이 해당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대학생 박채은씨(21)는 ‘와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와인에 입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라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알아서 추천해준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률상 주류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해서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결제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매달 선물 받는 기분이 들어 기대도 되고 배송일이 기다려진다’, ‘매번 직접 사러 나가고, 무엇을 살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좋다’ 등 주류구독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혼자 술을 마실 때도 즐겁고 알찬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주류 서비스 구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만의 담금주 만들기 유행

출처 : '묘약' 공식홈페이지
출처 : '묘약' 공식홈페이지

홈술•혼술 트렌드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으며 다시 유행 중인 것이 있다. 바로 ‘담금주 만들기’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담금주 만들기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담금주 키트’가 출시되고 있으며, ‘담금주 원데이 클래스’ 등이 성행하고 있다. 

기존의 담금주와는 달리 MZ세대들의 담금주는 ‘예쁜 패키지와 특유의 감성’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의 상품화된 주류들과는 달리,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담금주 키트들은 독특하고 예쁜 술병과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인삼주처럼 ‘쓰고 맛없는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딸기, 무화과, 블루베리 등 기존과는 다른 특별한 재료들로 담금주를 만들어 눈과 입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담금주는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뜻 깊고 감성 있다는 점에서 M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이다.

 

홈술혼술, 과도한 음주로 이어져 

하지만 홈술과 혼술 문화가 긍정적인 변화만 일으킨 것은 아니다. 반대로 우려의 측면 역시 존재한다. 2020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1회 이하 음주자’의 63.1%가 ‘코로나 이후 음주량을 줄였다’고 답한 반면, ‘주 1회 이상 음주자’의 26.3%는 ‘음주량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즉,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오히려 코로나 이후 음주량이 더 증가해 고위험 음주 비율이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밖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술을 마실 때와 달리,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게 되면 절제가 어려운 탓에 과음과 폭음으로 이어지기 쉽고, 잘못된 음주 습관을 형성하여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홈술•혼술 트렌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였다. 

그렇다면 건강한 홈술•혼술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안주 없이 술만 마시는 것은 피하고, 음주 중간에 물과 음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혼술과 홈술을 즐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술로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적정 음주량을 지켜 과도한 음주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며 사람들의 생활패턴 역시 그에 맞게끔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술 문화 역시 언택트 시대에 따라 ‘혼술, 홈술’ 문화로 새롭게 대체되고 있다. 변화하는 현실에 발맞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음주와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슬기로운 홈술, 혼술 생활에 대한 고찰과 주의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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