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컨슈머의 갑질,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블랙 컨슈머의 갑질,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 최은규 기자
  • 승인 2021.07.27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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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적인 악성 리뷰

배달 앱과 방통위의 반응

건전한 소비 습관 필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최은규 기자 = 코로나 19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국내 배달 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2019년 6월과 2020년 6월의 배달 앱 월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OS 기준)를 비교한 결과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모두 코로나 확진자 발생 전인 2019년에 비해 약 25% 증가하였으며,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의 경우 월 사용자가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배달 앱이 활성화되면서 고의적으로 악성 리뷰를 남겨 갑질하는 '블랙 컨슈머'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해 논란되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 B씨는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 일부가 색깔이 이상하다며 식당에 환불을 요구했고 점주 A씨는 그 음식 일부값을 환불해주었다. 하지만 B씨는 배달 앱 측에 음식값 전부를 환불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악성 리뷰를 남겼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음식값 전부를 환불해주었지만 그 후에도 배달 앱 측으로부터 여러 번 압박 전화를 받아 결국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이와 같은 갑질로 피해받는 점주들이 늘어나자 블랙 컨슈머로부터 점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랙 컨슈머의 별점·리뷰 제도 악용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 앱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홍보가 필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남긴 '후기'를 기준으로 제품에 대해 판단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후기는 사업의 이윤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배달 앱 내에서는 리뷰와 별점을 통해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리뷰가 많을수록 그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많다는 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에 많은 점주들은 리뷰를 남기면 음료나 사이드 메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블랙 컨슈머이다. 블랙 컨슈머는 음식의 맛이나 음식점의 실수 등에 대한 솔직한 리뷰가 아닌 악성 리뷰를 고의적으로 남긴다. 예를 들어, 좋은 리뷰를 남길 테니 음식점 메뉴에 있지도 않은 메뉴를 서비스로 달라고 하거나 이물질을 일부러 넣은 뒤 사진을 찍어 음식점의 실수인 것처럼 말하며 환불해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를 한다. 게다가 환불해주지 않으면 부정적인 리뷰를 남기겠다고 점주를 협박하기도 한다.

배달 앱 내의 리뷰는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남기는 후기이다 보니 작성자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고 점주와 직접 대면할 일도 없다. 이 때문에 블랙 컨슈머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악성 리뷰를 남긴다. 이러한 악성 리뷰는 음식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그대로 둘 경우 다른 소비자들에게도 전달되어 믿게 만든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블랙 컨슈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블랙 컨슈머, 법적 처벌 가능

블랙 컨슈머는 악성 리뷰를 남기는 행위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고 소비자의 권리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만약 식당이나 점주에 대한 인신공격적 표현의 리뷰를 남겼다면 형법 제311조에 따라 모욕죄가 성립되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는 다른 소비자에게 식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공익적 목적을 벗어나 비방의 목적으로 리뷰를 남겼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허위 내용의 리뷰를 남겨 영업을 방해했다면 형법 제314조에 따라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와 같은 법적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 컨슈머에 대한 처벌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소비자의 단순 평가와 위법한 명예훼손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소비자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는 것을 점주가 일일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 점주에게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개인으로 고소하려고 해도 회사에서 비협조적인 게 현실이고 고소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은 본인 몫이다"라며 "법적 대응을 하자니 고소하는 입장도 매우 피곤하게 된다. 법적 대응을 해도 보상이 미미하고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포기하게 된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배달 앱의 변화

배달 앱을 중심으로 블랙 컨슈머 논란이 증가하자 배달 앱을 향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여러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위메프오'는 지난 6월 29일 블랙 컨슈머 근절을 목표로 하는 '안심 장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먼저, 블랙 컨슈머로부터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물질·오배달 신고, 만나서 결제 선택 후 연락 두절 등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한 후 악성 컴플레인으로 판명 시 위메프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준을 세웠다. 특히 이물질 신고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의 검증을 받도록 했다. 별점·리뷰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클린 리뷰' 정책도 시행하며, 이는 욕설과 악의적 비방글에 대해 위메프오의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점주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악성 리뷰로 판명 시 위메프오가 직접 삭제하는 정책이다.

'쿠팡이츠'는 악성 리뷰에 대해 점주가 해명할 수 있는 댓글 기능을 도입하고 악성 리뷰 신고 절차를 개선하였으며, 갑질 피해를 입은 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전담상담사를 배치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점주와 시민사회 등 각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해결책 마련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은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악성 리뷰에 대해 점주가 게시 중단을 요청하면 해당 리뷰를 1개월간 비공개 처리하고 해당 고객의 동의하에 그 리뷰를 삭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또한, 건전한 리뷰 문화 조성을 위해 리뷰 작성 시 실제 주문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실시간 리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요기요'는 욕설과 비방을 담고 있거나 주문과 관련 없는 내용을 포함한 리뷰를 삭제하고, 반복적으로 악의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 컨슈머에 대해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건전한 리뷰 문화 정착을 위해 7월 8일부터 20일까지 제1회 '요기요 식후감 대회'를 개최했다. 요기요 어플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한 후 사진과 함께 '#식후감' 해시태그를 달고 리뷰를 작성하여 참여하는 방식이다.

박채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은 "앞으로도 요기요는 건강하고 생생한 소통 창구가 되는 리뷰 시스템 환경을 제공해 건전한 배달 앱 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출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방송통신위원회의 5대 방안 마련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블랙 컨슈머 근절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도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악성 리뷰와 별점 테러의 사각지대에 놓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5가지 정책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 모두 공정하고 투명하게 리뷰·별점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규정 정비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국민 이용도가 높아진 온라인 배달, 쇼핑 플랫폼 등 9개의 부가통신사업자를 '이용자 보호업무평가' 대상으로 확대했다. 또한, 서비스 분야별 특성을 고려하여 평가지표와 평가매뉴얼을 개선함으로써, 리뷰와 별점제도가 이용자 권익증진에 기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 플랫폼 서비스 피해구제를 위해 행정·사법·민간의 영역을 아울러 상담·자문 지원을 추진한다. 특히, 플랫폼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라면 소관을 불문하고 접수하여 방통위가 직접 대응하거나, 소관 기관·기구 등에 신속히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네 번째로,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이 개정안은 유통되는 정보가 과장·기만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발생이 예상되는 등의 일정요건을 갖춘 경우, 해당 정보의 유통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필요한 조치의 세부 내용 및 절차 등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산업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추진하는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 입법이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의 거래에 관련된 구체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명시하도록 권고할 수 있으며, 플랫폼사업자↔이용사업자↔최종이용자 간 분쟁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되도록 '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가 마련된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사업자에게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현행 법제 내에서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즉각적인 이용자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악성리뷰·별점테러 사례와 관련하여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정책부터 장기적 제도개선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향후 리뷰·별점제도의 순기능은 강화되고, 부작용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자영업자는 이 정책에 대해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봤자 피해는 소상공인의 몫이다. 요즘은 SNS, 유튜브 등에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리뷰·별점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배달 앱 사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는지, 악의를 가지고 썼는지 가려내기란 여전히 쉽지 않아 악성 리뷰를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피해를 입은 점주에게 물질적·심리적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온라인 상의 익명성 뒤에 숨지 말고 건전하고 올바른 소비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다행인 것은 블랙 컨슈머로 인한 피해 사례들이 알려진 덕분에 배달 앱이 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배달 앱을 자주 사용하는 A씨는 "배달 앱 내의 부정적인 리뷰를 볼 때마다 그 음식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그 리뷰가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읽어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함께 배달 앱과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대안책으로 블랙 컨슈머 문제가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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