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팀 선발 계속되는 논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의 필요성
야구 국가대표팀 선발 계속되는 논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의 필요성
  • 박주광 기자
  • 승인 2021.07.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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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 도쿄올림픽에도 이어지는 엔트리 논란

명확하지 않은 선수선발로 인한 피해

엔트리 원칙의 필요성 대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주광 기자 = 원정 숙소 술자리 및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내야수 박민우(28·NC)와 한현희(28·키움) 대신 각각 신인 투수 김진욱(19·롯데), 오승환(38·삼성)이 '김경문호'에 승선했다.

그러나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정은원, 강재민(이상 한화) 등을 외면하면서 엔트리 선발 기준과 결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엔트리와 관련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8 자카르타부터 2020 도쿄까지, 이어지는 엔트리 논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팬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즌 후 현역 입대해야 할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라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그 논란의 중심에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있었다. 이로 인해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선동열 전 감독은 AG에서 금메달을 따내고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해명해야 했다. 

사진 = 한현희 선수 사과문(키움히어로즈)
키움히어로즈 투수 한현희의 사과문/출처: 키움히어로즈

 

2021 KBO리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일탈'이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는 도쿄 올림픽 대표팀까지 영향을 미쳤다. 방역 수칙을 무시한 '코로나 술판'에 대표팀에 선발됐던 박민우, 한현희 등이 참석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박민우와 한현희를 대신해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러나 대체 1순위로 거론된 2루수 정은원과 투수 강재민(이상 한화 이글스)이 모두 ‘제외’되면서 '엔트리 논란'이 커졌다. 특히 유력주자로 거론됐지만 미발탁된 선수 모두 한화 이글스 소속인 점으로 인해 '한화 패싱론'까지 나왔다.

팬들과 야구계는 엔트리 선발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록만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번에 선발된 김진욱은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07을 기록했다. 반면 정은원은 한화의 79경기 전 경기에 나서 타율 0.302 4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865를 기록했고, 출루율 5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도 3.27로 리그 야수 중 6위, 2루수 중 1위를 달성했다.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투수 강재민도 올 시즌 34경기 등판해 2승 무패 3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04 피OPS 0.502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WAR은 1.28로 불펜 전문 투수 중 1위다. 김진욱과 비교하면 성적이 월등히 뛰어나다. 하지만 이들은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끝내 선택받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정은원과 강재민의 최종 엔트리 탈락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 않은 채 “국가대표팀에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왼손 투수가 없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새 얼굴을 키워야 한다고 봤다”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최종 엔트리에는 원정도박 문제로 과거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오승환도 포함했다. 이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저촉되진 않지만, 선수 도덕성에 대한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적합한 선택인지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김진욱을 발탁한 이유로 ‘새 얼굴’을 언급했지만, 39세 오승환을 선발한 건 세대교체와도 거리가 멀다. 상황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서 최종 엔트리 발탁에 혼란만 가중됐다.

야구계 전문가들 또한 김진욱이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의 기량을 갖췄는지를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즉시 전력이 필요한 올림픽에서 육성에 초점을 맞춘 최종 엔트리 운영이 적합하지 않다면서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감독진의 선수 선발 과정에서 진행된 결정”이라며 다시 한번 “감독진의 선발 과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야구팬인 편수연(25) 씨는 “성적으로는 당연히 정은원 선수가 뽑힐 것 같았는데 다른 선수가 뽑혀 매우 당황스러웠고 김경문 감독이 실력이 아닌 기대로 뽑은 것 같아 실망했다”라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 김진욱/ 출처: 롯데자이언츠
롯데자이언츠 김진욱/ 출처: 롯데자이언츠

불명확한 선발 기준은 대표팀의 경기력은 물론 선발된 선수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김진욱이 이번 대표팀에 대체 선발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SNS나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태극마크 달기에 실력이 부족하다", "실력도 없는데 병역혜택 받겠네" 등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김진욱의 개인 SNS로 달려가 악플까지 달았다. 김진욱은 19세의 어린 루키 선수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하여 특정 선수에게 일방적인 비난을 쏟아낸 팬들의 잘못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 감독진에서 명확한 선발 기준과 이유를 밝혔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엔트리 원칙의 필요성

사진 = 2020도쿄올림픽 최종명단(KBO)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명단/출처: KBO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오로지 기록으로 경쟁한다. 수십 년간 한국 양궁은 파벌과 반칙, 계파와 특혜가 끼어들지 못했다. 같은 소속팀이라고 해서 1발이라도 져주면 그 불이익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컷오프되기 때문에 상위라운드에서 패자부활전은 없다.

오선택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양궁 국가대표 총감독은 “메달을 딸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안 했다”라며 “그 이후에도 협회는 원칙과 융통성 사이에서 단 한 번도 융통성을 택한 적 없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존재했던 선수 추천제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라며 “기록 순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한다는 단순한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지 않은 게 신뢰의 바탕”이라고 했다.

물론 선수의 능력을 단순히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게다가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라면 더욱 그렇다. 숫자에서 드러나지 않는 대담성, 동료들과의 조화, 리더십, 경기를 읽는 흐름 등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에 선수 선발에 '정답'은 없고, 선수 선발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의 발탁 이유는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선동열 전 감독은 이러한 논란에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고, 국정감사까지 나선 끝에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놨다. 그리고 지금 유사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금메달, 우승지상주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공정함이 있다면 질타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금메달만 따면 다 해결'이라던 생각은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과 도덕의 문제가 반복된다면, 그 어떤 것도 살아남을 수 없다. 국내 대표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고 공정한 원칙과 기준이 필요한 때이다.

한편 김경문호는 오는 29일 이스라엘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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