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마라맛'으로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강력한 '마라맛'으로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7.30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핑크빛에서 회색빛으로 탈바꿈한 연애리얼리티

이전 연애리얼리티와 달라진 점은?

연애리얼리티, 이대로 괜찮을까

출처 : 티빙 공식SNS
'환승연애' 공식 포스터/ 출처 : 티빙 공식SNS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지 기자 = 핑크빛에서 회색빛으로 탈바꿈한 ‘마라맛’ 연애리얼리티가 돌아왔다. 

'헤어진 연인과 한 집에 산다면?', '다른 커플과 파트너를 바꿔 데이트를 한다면?' 말도 안되는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각각 ‘환승연애’와 ‘체인지데이즈’라는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설정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연애리얼리티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초반에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현재 두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짝’, ‘하트시그널’과 같은 프로그램의 뒤를 이어 새롭게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제목부터 강렬했다. '환승연애', '체인지데이즈', ‘나는 솔로’, 그리고 ‘솔로지옥’ 등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기운을 풍기는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이전에 비해 훨씬 자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연애리얼리티들은 이전의 연애프로그램과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최근 등장하는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들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청 매체'의 변화이다. 이전의 ‘짝’, ‘하트시그널’ 등과 같은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SBS나 JTBC와 같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을 통해 방영되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각 프로그램 별로 정해진 편성 시간에 맞추어 TV를 틀어야만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었다. 분명한 시공간적 한계가 존재했던 것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시청자들에게 시공간적 한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OTT'의 등장 덕분이다. OTT란,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뜻한다. 즉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만 가능한 상황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환승연애’와 ‘체인지데이즈’는 각각 티빙, 카카오TV 그리고 넷플릭스와 같은 다양한 OTT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노트북 등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연애리얼리티를 시청할 수 있다. 연애리얼리티들은 TV에서 방영될 때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아졌고, 유튜브에 공개된 ‘환승연애’의 1회 풀버전의 조회수는 228만회를, 카카오TV의 ‘체인지데이즈’는 누적 조회수 2천만뷰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또 다른 변화는 바로 '참가자들의 변화'이다. 대표적인 과거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짝’과 ‘하트시그널’의 경우, 참가자들은 모두 서로 초면인 관계였다. 초면인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된 흐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보다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참가자들 사이에 '관계적 설정'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체인지데이즈’의 경우, 서로 초면인 남녀가 아닌, 각자의 이유로 이별을 고민 중인 세 ‘커플’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참가자들은 누가 누구의 연인인지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커플끼리 파트너를 바꾸어 데이트를 진행한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참가자들이 누구와 데이트를 할지, 데이트가 끝난 후 연인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또 다른 연애리얼리티인 ‘환승연애’의 경우 과거 서로의 연인이었던 8명의 남녀가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누가 누구의 연인이었는지 알지 못한 상태로 데이트를 진행한다. 즉, 시청자들은 누가 누구의 과거 연인일지 고려하며 프로그램을 시청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훨씬 복잡해진 참가자들의 관계 설정은 이전 연애리얼리티에 비해 훨씬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한 콘텐츠를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초점을 두는 포인트 역시 달라졌다. 이전의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의 경우, 참가자들이 짝을 이루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연애에 대한 핑크빛 환상을 갖게 하고, 참가자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최근 돌아온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의 경우 이른바 ‘마라맛 현실’을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참가자들의 속앓이나 감정적 변화, 갈등 등을 세밀하게 보여줌으로써 연애에 대한 핑크빛 환상을 벗어 던지고 마라맛 현실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초점을 바꾼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참가자들의 입장에 감정이입하고, 현실적인 연애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라맛 현실에 초점을 둠으로써 시청자들이 참가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진주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예쁜 분홍빛이라면 우리 프로그램은 분홍빛에 약간 회색이 섞여 있다"라며 "앞으로 더 나은 연애를 하기 위해,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담아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회색빛이 섞인 현실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큰 몫을 했고, 이러한 관심은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극적인 연애리얼리티, 문제는?

하지만 돌아온 연애리얼리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돌아온 연애 리얼리티가 이전에 비해 너무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이라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체인지데이즈’가 그렇다. ‘체인지데이즈’는 각자의 이유로 이별을 고민 중인 커플들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두근거림을 되찾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컨셉으로 설정한 프로그램이다. 즉, 잊고 지냈던 연인의 소중함과 자신의 속마음을 깨닫고자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헤어지지 않은 커플들이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장면은 마치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바람을 권장하는 프로그램이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연인의 소중함 깨닫기’ 라는 프로그램의 본 기획 의도와는 달리, 너무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실상에 시청자들의 실망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체인지데이즈’를 첫화부터 꾸준히 시청 중인 신예은(21)씨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도, 그걸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난감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라며 "다른 파트너와 데이트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불륜을 정당화 하고 있는 것 같아 이상했다"라고 설명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참가자들 사이에 ‘관계 설정’을 추가한 것이 되려 ‘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어린 연령층도 시청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OTT 콘텐츠의 경우, 19세 이상만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 외에는 모든 프로그램을 전 연령대가 시청할 수 있다. ‘환승연애’와 ‘체인지데이즈’ 역시 19세 제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와 청소년도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때문에 아직 어린 학생들이 자극적인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잘못된 가치관과 유해한 연애관을 형성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연애리얼리티들이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선을 지키고, 프로그램의 본 기획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의도와는 무관하고 자극적이기만 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롱런하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건전하고 분명한 기획의도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여운과 메세지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극적인 연애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고찰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랑구 봉우재로 143 3층
  • 대표전화 : 02-923-6864
  • 팩스 : 02-927-3098
  • 제보, 문의 : kesnewspaper2@gmail.com
  • 주간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6
  • 등록일 : 2009-09-09
  • 발행일 : 2000-05-25
  • 인터넷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TV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1
  • 등록일 : 2018-03-23
  • 발행일 : 2018-03-26
  • 발행인 : 박범석
  • 편집인 : 박범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범성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연예스포츠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