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좋아요' 수 적으면 민망해... 내가 소외 불안 증후군이라고?
SNS '좋아요' 수 적으면 민망해... 내가 소외 불안 증후군이라고?
  • 임성은 기자
  • 승인 2021.08.17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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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불안 증후군,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해
휴대전화와 거리두기가 필요한 지금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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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임성은 기자 = 홈쇼핑 채널에서 ‘곧 마감 임박입니다!’, ‘한정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재고 소진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급하게 휴대전화를 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포모 현상을 경험했다. 포모(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한다. 과거 마케팅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였던 포모가 디지털 미디어에서 하나의 심리 용어로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  

 

‘포모 증후군’에서 ‘소외 불안 증후군’으로 오기까지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흔히 포모 신드롬(Fomo Syndrome)이라고 불리는 '포모 증후군'은 자신만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심각한 두려움 또는 세상의 흐름에서 자신만 제외되고 있다는 일종의 '고립공포감'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포모 증후군의 대체어로 '소외 불안 증후군'을 선정했다. 소외 불안 증후군의 기원인 포모 증후군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을까? 

포모는 사실 마케팅 용어였다. 마케팅 전략가 단 허먼(Dan Herman)에 의해 1996년 처음으로 발견된 포모 현상은 2004년 페이스북이 출시되면서 미디어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포모를 사회 병리 현상으로 지목하면서 포모 증후군은 하나의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즉, 타인과 자신을 지속해서 연결하는 소통망으로 소셜 미디어가 주된 역할을 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전자 기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유행하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사는지에 대한 정보 습득을 시간, 장소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광범위한 불안감과 남들보다 뒤처지는 듯한 공포 심리를 유발해 SNS를 끊임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설마 나도 소외 불안 증후군?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 중독 대응센터에 따르면 소외 불안 증후군은 노모포비아 증후군, 디지털 격리 증후군, 팬텀 바이브레이션 증후군을 비롯해 스마트폰의 과대 사용 4대 증후군 중 하나로 분류되어 있다.

그렇다면 소외 불안 증후군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어떤 행동일까? 아래 행동들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 SNS에 친구들이 새롭게 배우거나 경험한다는 소식들이 올라오면 마음이 불안하다 ▲ 친구들보다 내가 더 먼저 새롭고 기발한 정보를 공유해야 마음이 편하다 ▲ 유명인이나 인기 있는 사람과는 무조건 친구를 맺고 소식을 공유하려 한다 ▲ 사회적인 관계, 인맥 때문에 주말 등 쉬는 날에도 자주 SNS를 확인한다 ▲ 좋은 것을 보고 먹을 때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인스타그램을 주로 활용하는 대학생 A 씨(22세, 경기도)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하트 수가 다른 게시물에 비해 낮으면 민망함을 느낀다”라며 “다른 사람들도 ‘좋아요’ 수만 쳐다볼 것 같아서 결국 게시물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B 씨(24세, 서울)는 “남들이 많이 가는 장소에 가면 방문했다는 인증을 하고 싶다”라며 평소 인증을 위해 유명한 장소에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SNS에서 ‘좋아요’에 집착하거나 자신이 한 것을 타인에게 인증하려는 행동, 다른 사람이 자주 가는 곳에 방문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행동 모두가 소외 불안 증후군에 해당한다.

 

타인이 중심이 되는 ‘나의 삶’, 디지털 디톡스로 이겨내야!

영국 왕립 보건학회가 발표한 ‘청년층 정신건강에 SNS가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현실 왜곡을 통해서 이용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다’고 했다. 즉 SNS가 절대적으로 정직한 일상을 담은 것이 아님에도 소외 불안 증후군이 심해지면 왜곡된 타인의 SNS 게시물을 자기 삶의 기준으로 맞추게 된다. 이는 타인과의 지속적인 비교로 삶에 대한 만족감을 낮춰 심할 경우 우울증을 유발한다. 또한, 연대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데, 집단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즉, 집단적 가치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고, 이에 배제되는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단의 의견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24시간 내내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는 중독으로 이어진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소외 불안 증후군의 영향력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 속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더욱 확대되었다. 소외 불안 증후군과의 거리두기를 하기 위해서는 조모(JOMO)가 해결책이다. 조모(JOMO)는 ‘Joy Of Missing Out’의 약자로 고립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인 '조모족'이 등장했다. 이들은 주변에서 불필요하게 쏟아지는 정보와 인간 관계를 단절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자기 계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모족이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가 필수이다. 일상 속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스마트쉼센터의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자가 진단

출처 : 스마트쉼센터 사이트
출처 : 스마트쉼센터 사이트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기 전에, 자신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얼마나 과의존 하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이를 위해 스마트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쉼센터에서는 연령대별 과의존 척도 자가 진단 기능을 제공해 중독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만 10세 이상부터는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를 검사할 수 있으며 유아동의 경우 부모 혹은 교사 등의 관찰자를 통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검사 결과 일반 사용자군, 잠재적위험 사용자군에 해당하면 자기 관리 및 예방을 진행하면 되지만 고위험 사용자군일 경우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된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기관의 전문적인 상담을 통한 집중 치료를 요망한다. 또한 스마트쉼센터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전문가에게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공 서비스, 스마트폰 과의존 상담콜을 제공하기 때문에 바쁜 일상에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일상 속 인터넷,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실천해라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우리가 흔히 ‘타임아웃’이라고 부르는데 기기를 쓸 때와 꺼야 할 때는 잘 정해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생활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인 만큼 갑작스럽게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IT 회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2012년 보스턴대 졸업식 축사에서 “하루 한 시간 만이라도 휴대폰과 컴퓨터를 끄고 사랑하는 이의 눈을 보며 대화하라”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졌다. 대표적으로는 ‘세번만’, ‘잠보’ 앱 등이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은 앱 실행 횟수 제한, 스마트폰 알림 차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디지털 디톡스 실천에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아이폰은 핸드폰 사용 시간을 다른 사용자 평균 시간 비교해  주는 ‘스크린 타임’,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바꿔주는 ‘디지털 웰빙’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소외 불안 증후군... 책임 회피하지 않아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소외 불안 증후군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 업체가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이용자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지 걱정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의 변화는 빠르게 시작됐다.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수를 숨기는 기능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해당 기능 적용 국가를 2019년 5월 캐나다,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등 7개의 국가에서 단 6개월 만에 한국, 미국,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5개의 국가로 확대했다. 해당 실험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실험 대상자는 광고 콘텐츠에 집계된 구체적인 ‘좋아요’ 수가 ‘OO님 외 여러 명이 좋아합니다’로 표출돼 정확한 ‘좋아요’ 수를 알 수 없다. 현재 인스타그램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 이용자에게 개인이 자기 게시물의 ‘좋아요’ 수를 선택적으로 숨길 수 있는 ‘좋아요 수 숨기기’ 기능을 제공해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숫자로부터 느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했다.

 

최근 코인 투자 열기에 소외되는 듯한 조바심을 느껴 주변 사람을 따라 투자하는 ‘불나방 투자’가 이어지는 등 소외 불안 증후군의 영향력은 날마다 확대되고 있다. 마케팅, 미디어 심지어 경제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소외 불안 증후군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믿어야 한다. 다수의 의견이 아닌, 자신의 판단과 선택을 믿고 행동할 줄 아는 뚝심 있는 자세가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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