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논란’ 카카오 모빌리티의 질주, 멈출 수 있을까
‘요금 인상 논란’ 카카오 모빌리티의 질주, 멈출 수 있을까
  • 조은교 기자
  • 승인 2021.08.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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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호출, 자전거 이용료 줄지어 인상
독과점의 횡포 논란되자 철회하며 일단락
출처 : 카카오 모빌리티
출처 : 카카오모빌리티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조은교 기자 = 택시를 부를 때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T를 이용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누적 가입자 수가 2,8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T는 국민의 절반가량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달 발표했던 ‘스마트호출’ 요금 인상이 그 중심에 놓여 있다.

 

카카오T의 연이은 서비스 이용 요금 인상

최근 카카오T가 스마트호출 요금 인상을 발표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2015년 카카오택시가 처음 출범했을 때에는 콜비, 수수료 등이 ‘전면 무료’임을 내세웠다. 2018년 ’스마트 호출’ 서비스를 출시하며 주간 1,000원, 야간 2,000원의 요금을 일괄적용했고 이번 달에는 ‘스마트 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발이 일어나자 2,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바뀐 요금제는 탄력적 요금제로 운영되며,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는 0원부터 시작하고 이용이 많은 시간대에는 최대 2,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출처 : 카카오모빌리티
출처 :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행보, 왜 문제일까?

스마트 호출 요금 인상은 사실상 택시 요금 인상이나 마찬가지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0원인 구간도 있으니 승객이 이용하기에 유용하고 더 효율적으로 배차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스마트 호출 기능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때 많이 쓰는 기능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택시 요금이 올라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스마트 호출은 택시를 잡기 어려울 때 택시가 잡힐 ‘확률’을 높여주는 기능이지, 확정적으로 택시를 잡을 수 있는 기능은 아니다. 기자가 8월 15일 밤 10시, 번화가에서 스마트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결과, 호출비 2,000원을 지불하고 차량이 잡히기까지 1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지금은 하향되기는 했지만, 그저 택시가 잡힐 확률을 높이기 위해 웃돈 5,000원을 지불하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는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플랫폼 이용료’가 올라가는 것이지 ‘택시 기본 요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건비, 연료 등의 인상으로 기본 요금을 인상해야 할 때 택시 업계에서 인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소비자는 서비스 이용료가 올라간 것만으로 요금 인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현재 택시 호출 시장은 독점 구조라 제동을 걸 경쟁사가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카카오T는 택시 호출 시장의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25만대의 택시 가운데 23만 이상의 면허 사업자가 카카오T 회원으로 가입했고, 앱 누적 가입자 수는 2,8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독점 구조가 만들어진 배경으로는 2018년 ‘타다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당시 타다가 11-16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시행하면서 택시 업계와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고, 중재자로 나선 정부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했다. 해당 법안은 모빌리티 사업을 플랫폼 운송사업(타입 1), 플랫폼 가맹사업(타입 2), 플랫폼 중개사업(타입 3)의 세 가지 형태로 나누었다. ‘타다’는 플랫폼 운송사업(타입 1)에 해당하는데, 다른 유형에 비해 기여금 부담, 총량제 규제 등 제한이 많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서 카카오T의 주력 사업에 해당되는 플랫폼 가맹사업(타입 2 – 카카오T블루 등), 플랫폼 중개사업 (타입 3 – 카카오T앱) 이 모빌리티 시장의 중심이 되면서 카카오T는 시장 장악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독점 구조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많은 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더 많은 부담을 지고, 중간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더 많은 이득을 얻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이들이 8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매우 어렵다. 또한, 카카오T의 등장으로 전화 콜택시를 이용하거나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는 경우가 줄어들어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T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콜을 잡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프로멤버십을 이용하거나 카카오T와 가맹을 하는 택시 기사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T의 힘이 커지면서 카카오T가 실질적으로 요금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 호출 요금을 최대 2,000원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반발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대 2,000원의 호출료 부과도 실질적으로는 택시요금을 높이는 것이다. 시민들이 택시 운임과 서비스 요금을 따로 구분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택시요금 결정권은 카카오가 손에 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유보했지만 언제 다시 스마트 호출 이용료 인상 카드를 꺼낼 지 모른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요금이 오르게 되면 소비자가 느끼는 요금 인상의 폭은 큰데, 실질적으로 그에 맞는 서비스의 질 개선은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와의 관계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될 우려 또한 있다.

 

제동 장치의 필요성 대두

사람들의 반발로 인해 하향되었지만, 카카오 모빌리티가 스마트 호출 인상을 통해 택시 이용료 인상을 시도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업계는 내년쯤 상장이 예측되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T가 우리에게 준 효용은 크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장소로 택시를 쉽게 부를 수 있게 됐고, 승차거부와 수요 공급의 불일치 등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했다. 카카오T를 스마트폰에서 완전히 지우고 대로변에 나가 ‘빈차’가 켜진 택시를 찾아 손을 흔들던 시절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T가 지금도 공유 경제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앱을 사용하는 서비스 제공자/이용자가 모두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일이 계속되면 카카오 모빌리티는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말 것이다. 카카오T가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을 독식하고 있는 지금, 독점적 시장 구조의 폐단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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