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회용 컵, 재활용이 안된다고?
카페 일회용 컵, 재활용이 안된다고?
  • 최은규 기자
  • 승인 2021.08.26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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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로고, 재활용에 치명적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 시행

일상생활 속에서 경각심 필요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최은규 기자 = 한국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이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성인의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53잔으로 전 세계 평균인 132잔의 약 3배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커피 소비량에 따라 커피 전문점 수는 거리 한 블록마다 한 지점씩 볼 수 있을 정도이며 주 1회 이상 커피 전문점을 방문하는 비율은 87%나 된다.

바쁜 현대인들 사이에서는 테이크 아웃 문화 확산으로 매장 내에서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는 경우보다 일회용 컵에 테이크 아웃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일회용 컵이 소비되어 번화가 이곳저곳에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16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컵은 무려 257억 개에 달한다. 게다가 이 수치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일회용 컵이 모두 '재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컵의 재활용률은 5% 미만이며 95% 이상이 그냥 묻히거나 소각되어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이 사실에 대해 한 소비자는 "테이크 아웃잔이 재활용되지 않는다니 충격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카페 일회용 컵의 현실은?

폐기물 회수·재활용 시스템을 관리 감독하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에 따르면, 일회용 컵이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로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일회용 컵에 잉크 로고 1cm만 새겨져 있어도 재활용이 불가하다. 플라스틱은 다른 화학물질이 들어가지 않고 투명 상태일 때 가장 잘 재활용되기 때문에, 로고의 잉크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재활용품의 품질이 시장 경쟁력을 갖지 못할 정도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카페 10곳 중 9곳은 5㎠ 가량의 작은 크기부터 컵의 거의 전체를 덮는 정도까지 다양한 크기의 잉크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일회용 컵 재질을 PET(페트)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은 크기가 크거나 재질이 확실한 것들만 재활용이 용이한데,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컵은 크기가 작고 투명해 분리배출 표시를 알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재질도 제각각이어서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기 쉽다. 하지만 모든 일회용 컵의 재질이 PET로 통일된다면 재활용률이 높아진다. 현재 여러 업체들이 PET로 재질을 통일하는 자발적 협약에 참여했지만, 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PET 이외의 재질을 사용하는 업체들도 있어 폐플라스틱을 손수 재질별로 분류하는 재활용 업체 직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편, 환경부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제도'를 도입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단속해왔고 적발 시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일회용 컵 수거량이 전년 대비 72%나 감소했고 개인용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400원 정도 가격 할인 혜택을 주는 커피 전문점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에 따른 카페 직원 및 알바생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았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다회용 컵을 손님이 그냥 가지고 가는 경우가 발생했고 손님의 실수로 다회용 컵이 깨지더라도 변상은 매장 스스로 해야 했으며, 설거지 인력이 더 필요해지는 등 인건비 지출은 더 커져만 갔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했던 A씨는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이 불가하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씀드려도 듣지 않는 손님들이 많아 힘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게다가 규제가 점차 느슨해지면서 다수의 소비자들이 매장 내에서 다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다시 일회용 컵에 담아 나가기 시작했고,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많은 카페들은 매장 내에서도 일회용 컵을 제공하는 등 시행 초기에 비해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한 소비자는 "설거지가 안 됐다며 점원이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기업들도 친환경을 위해 나서야 할 때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증가에 일부 원인을 제공하는 기업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들은 ESG 경영에 한 걸을 다가가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6일부터 제주 4개 매장에서 'ECO 제주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ECO 제주 프로젝트'는 매장 내에서나 테이크 아웃 시 보증금 1,000원을 지불하고 리유저블 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시범매장 네 곳과 제주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다회용 컵 반납기'를 통해 반납 시 현금이나 스타벅스 카드 잔액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타벅스는 오는 10월까지 총 23개 제주 매장을 일회용 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1일 CJ대한통운과 협업해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수거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는 투썸플레이스 50개 직영매장과 사내에서 사용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세척해 수거한 뒤 파쇄 과정을 거쳐 실생활에 유용한 업사이클링 아이템 제작에 사용하는 캠페인이다.

출처: '이디야커피' 인스타그램
출처: '이디야커피' 인스타그램

이 밖에도 '이디야커피'는 한솔제지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PE 코팅을 하지 않은 '테라바스' 친환경 종이컵을 직영매장 테이크 아웃용 컵에 도입했고, 지난 4월 22일에는 '지구의 날'을 맞아 개인 텀블러를 가지고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22일 하루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파리바게트'는 일회용 컵에 잉크 로고 없이 양각 형태로 브랜드 무늬를 새겨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목소리

기업들의 환경을 위한 여러 시도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가했다. "환경을 위한 좋은 시도인 것 같다", "처음엔 불편하겠지만 점차 습관이 될 것 같다" 등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있는 반면,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제공에 대해 "리유저블 컵이 재활용되는 재질인 것이 확실한가, 환경에 더 해로운 것은 아닌가", "보증금 1,000원은 싼 편이어서 무시하고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와 같이 우려되는 상황을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직접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카페에서 아이스 음료를 시킬 때 (다회용) 유리잔에 달라고 하면 코로나 때문에 일회용 컵만 드린다는 곳이 많다. 코로나 때문에 유리잔을 못 준다면 모든 식당에서도 그릇, 수저, 컵 등 다 일회용으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코로나를 핑계로 일회용 컵이 늘어나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내용의 기사를 함께 공유해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2.5단계 때부터 개인 텀블러도 안 받아주더라", "코로나 시국에 여러 명이 사용하는 다회용 컵을 불안해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그렇다고 일회용 컵만 사용하는 것도 올바른 방향은 아닌 것 같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만큼, 앞으로 국내 커피와 일회용 컵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하나둘씩 일회용 컵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 시행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들 또한 이에 동참하며 여러 대안책을 제시하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 컵 환경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소비자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도입해 일회용 컵 재활용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회용 컵을 단일 재질로 제작하고 잉크 로고를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해야 하며 소비자들이 일회용 컵을 제대로 반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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