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부모가정,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하나일 뿐
이혼·한부모가정,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하나일 뿐
  • 최은규 기자
  • 승인 2021.09.15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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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나아진 인식, 당당하게 드러낸다

여전히 사회적 편견 사라지지 않아

다름을 존중하고 혐오 행위 멈춰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최은규 기자 = 통계청에 의하면 2005년 8.6%였던 한부모가구 비율이 2014년 10.5%로 증가했고, 2018년에는 무려 약 466천 가구에 달했다. 또한, 여성가족부가 만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전국 한부모가족 가구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다수가 이혼 한부모(77.6%)이다. 이혼가구와 한부모가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형이 되었다.

이제 '이혼'과 '한부모'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가 되었고 이 변화에는 사회적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긍정적인 변화

① 과거보다 개선된 인식

예전엔 결손가정, 해체가정, 편모, 편부 등 한부모가정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용어가 흔하게 쓰이곤 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부모가정 단체들은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줄이기 위해 '한부모가정의 날'을 지정했다. 그 후 한부모가족 지원법이 개정되면서 2018년부터 5월 10일이 정부차원의 기념일이 되었다. '희망조약돌'과 같은 여러 단체들은 매년 한부모가정의 날을 맞이하여 저소득 한부모, 미혼모 가정센터에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등의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선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여름, 호서대학교 총대의원회 의장 장민국 외 10명의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한부모가정 인식개선 캠페인과 모금운동을 펼쳤고 모금액 전액을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에 기부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한부모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식이 크게 개선되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 또한 바뀌었다. 과거에는 부정적인 시선 탓에 이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대다수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혼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이 2016년 하반기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않으면 이혼이 최선책'이란 문항에 반대한 사람은 34.7%로 2006년 47.6%에 비해 12.9% 줄었으며 전 연령대에서 결혼생활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수가 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② 더이상 숨기지 않는다

이에 힘입어 사람들은 더이상 이혼 사실과 한부모가정임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힌다. 방송인 김나영은 2019년 전 남편과의 이혼 당시 "온전히 믿었던 남편과 신뢰가 깨져 더이상 함께할 수 없기에 두 아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두 아들을 혼자 키우는 게 겁도 나고 두렵기도 하지만 엄마니까 용기를 내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 후에도 개인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nofilterTV'를 통해 두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취미를 즐기는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해 당당한 싱글맘의 일상을 공개했다. 또한, 유튜브 수익 전액을 한부모 여성자영업자와 한부모 장애아동 등을 위해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구독자들은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합니다. 멋지고 강한 여자이자 엄마네요", "저도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게요"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출처: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 인스타그램
출처: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 인스타그램

지난 2월, 웹툰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 또한 이혼한 상태이며 싱글맘임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상담치료를 다니고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먹으며 버틸 때 곁에서 먼저 손 내밀어 준 친구들, 가족들, 나의 사정으로 피해가 갈까 봐 미안해서 끝까지 밀어냈는데도 다가와서 손잡아준 선욱오빠가 있어서 더이상 비관적이지 않고 감사하며 살 수 있게 되었어요"라며 웹툰 작가인 동시에 한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힘든 시간들이 많았지만 아이 덕분에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인사를 공개했다. 이에 같은 싱글맘 입장인 사람들은 "저도 미혼모 싱글맘입니다. 너무 공감돼서 울컥하네요. 우리 남의 시선 의식하지 말고 행복해요"라는 공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와 같이 이혼 사실을 밝히고 씩씩하게 이겨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고, 이혼이 더이상 흠이 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③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등장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 출연 중인 김나영, 김현숙, 조윤희/출처: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티저 영상 캡처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 출연 중인 김나영, 김현숙, 조윤희/출처: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티저 영상 캡처

또 다른 파격적인 변화는 예능이다. 최근 <우리 이혼했어요>,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신발벗고 돌싱포맨>, <돌싱글즈> 등 한때 방송에서 금기시되었던 이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능이 화제이다. 이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출연진 모두 이혼한 사실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언급하며 남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나 새로운 관계를 꿈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에 출연한 배우 조윤희는 아이에게 스스럼없이 아빠 얘기를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어떤 집들은 단어조차 꺼내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은데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저의 감정을 아이한테 전달해주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가 아빠의 사랑을 많이 느끼길 바라기 때문에 아이와 아빠가 만나는 것은 너무나 찬성입니다."라고 말하며 현실적이고 성숙한 싱글맘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예전엔 이러한 주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고 피하기만 했다면, 사회 인식이 변화하면서 방송에서도 솔직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네티즌들은 "저도 이혼가정에서 키워져서 이렇게 성숙한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고 있다. 방송을 통해 현명한 육아에 대해 배우게 된다.", "세상의 모든 싱글맘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양함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출연자들을 응원했다.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

반면, 여전히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해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유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들과 함께 출연 중이다. 그는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 방송과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육아 영상 수익금을 영아 보호시설에 기부하는 선행도 실천했지만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내 자식이 사유리처럼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방송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사유리의 출연을 중단해달라는 민원이 청와대 국민청원과 KBS 시청자 권익센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은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해야 할 공영방송이 비정상적 출산을 장려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사유리 씨의 가정 역시 다양하게 존재하는 가족의 형태 중 하나일 뿐이며,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응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최근 다양해지는 가족의 형태의 하나로 사유리 씨의 가족을 보여 주고자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어떤 가족을 미화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닌 가족의 성장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 여러분이 사유리 씨의 선택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덧붙였다. 또한, 한국한부모연합 등의 여러 시민단체들은 KBS 신관 앞에서 비혼출산 혐오세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비혼모 가족은 '비정상 가족'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우리 사회의 평등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가족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우리 주위의 일반인 한부모가 핍박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미혼모 A씨는 "출생신고하는 과정에서 '왜 아비 없는 자식을 낳아서 나랏돈으로 애 키우려 하냐'는 소리까지 들어봤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미혼모 B씨는 "주위에서 아이에게 '왜 맨날 엄마랑만 다녀? 아빠 어딨어?'라고 말할 때 가장 힘들다. 초등학교 '가족' 과목에서는 엄마하고 아빠가 결혼해야 아들딸이 생긴다고 가르치더라"라며 두 번 상처받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적 편견, 사라져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혼 및 한부모가정에겐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사회적 편견'이다. 이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명백한 '혐오 행위'이다. 주변에서 이혼한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이혼이 늘어난 시대이지만 사회적 낙인은 여전하다. 이혼자뿐만 아니라 자녀들까지도 '이혼가정 자녀', '한부모가정 자녀'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한부모가정의 가장 중 절반 이상은 이웃, 친척에게 부당한 일이나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이런 시선 때문에 한부모가정을 알리지 않은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들의 자녀 역시 부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학교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말한 이들이 많았다.

한편, 이들을 배려한 따뜻한 사례도 있다. 지난 8월 한부모 아빠에게 감동을 준 피자가게가 화제가 되었다. 7살 딸을 혼자 키우는데 돈이 없어 기초 생활급여를 받는 날에 꼭 드리겠다는 손님의 배달 메시지를 보고 사장님은 돈을 받지 않고 서비스 메뉴와 함께 피자를 배달했다. '부담 갖지 마시고 또 따님이 피자 먹고 싶다고 하면 연락 주세요'라는 메모도 남겼다. 이런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해당 가게를 '돈쭐'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주문량은 평소보다 60배 늘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연의 주인공 한부모 아빠에게 일자리를 지원해주겠다, 후원하겠다 등 그를 돕고 싶다는 연락도 쏟아졌다. 이에 한부모 아빠 김 씨는 많은 분들의 관심에 감사하다며 당장 끊긴 가스비와 통신비만 해결하고 남은 돈은 지역 한부모 가정지원센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자신과 다른 형태의 가족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누군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한부모가정이라고 해서 꼭 불행하고 힘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정도 많다. 이혼가정에 대해 다룬 영화 <애비규환>의 최하나 감독은 지난해 언론시사회에서 "이혼가정에 대해서 여전히 실패한 결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오히려 자기 삶의 오류를 고치려 결심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 행복한 사람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4인 가족, 1인 가족, 이혼 가족, 한부모가족 등 가족의 형태는 점점 더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모두 각자의 사연들로 인해 가족이 형성되었다. 가정의 형태를 떠나 개개인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 문화가 자리 잡아 다양한 가족들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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