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층간소음 갈등··· 해결 방법은?
계속되는 층간소음 갈등··· 해결 방법은?
  • 조은교 기자
  • 승인 2021.10.0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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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극 부르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노력과 서로에 대한 이해, 제도적 도움 모두 필요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조은교 기자 = 전남 여수에서 이웃 간 다툼 끝에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발단은 다름 아닌 층간소음. 코로나 19의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층간소음이 이웃 간 갈등을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발전하는 양상이다.

 

계속되는 층간소음 갈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9월 16일 인천의 한 빌라에서는 50대 남성이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아랫집 주민에게 흉기를 던져 특수상해 혐의로 검거됐고, 인천에서는 아랫집 주민이 윗집의 현관문을 흉기로 내리쳐 입건됐다.

6월 경기 안양에서는 50대 남성이 층간소음 갈등을 겪던 아파트 위층 주민의 집 현관문에 인분을 발랐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월, 4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문제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전국의 층간소음 관련 민원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2020년 한 해 층간소음 신고 건수는 4만 2천 건으로, 2019년보다 60% 넘게 늘었다. 올해 1∼8월 상담 신청도 3만 2천 77건으로 이미 2019년 한 해 건수를 넘어섰다.

 

층간소음이란?

층간소음이란 다른 입주자 또는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소음을 말한다.

층간소음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 / 출처 : 국토교통부 층간소음 예방 관리 가이드북
층간소음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 / 출처 : 국토교통부 층간소음 예방 관리 가이드북

소음·진동관리법에서는 층간소음의 종류와 범위를 지정하고 있다. 뛰거나 두드리는 소리, 운동기구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은 ‘직접 충격 소음’이다. 직접 충격 소음의 경우 낮에는 43dB, 밤에는 38dB의 소음이 1분 이상 지속하여야 한다.

TV나 악기연주, 노랫소리 등은 ‘공기전달 소음’에 해당한다. 공기전달 소음의 경우 5분간 낮에는 45dB, 야간 40dB 이상 소음이 5분 이상 지속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청소기 소리가 35dB, 피아노 소리가 44dB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 소음의 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단 욕실, 화장실, 다용도실 등에서 급·배수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은 제외된다. 인테리어 소음, 기계작동으로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도 층간소음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층간소음의 원인

층간소음 발생 원인의 상당수는 ‘뛰거나 걷는 소리’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1661-2642)에서 현장 진단을 통해 접수된 사례를 종합하면 ▲뛰거나 걷는 소리 67.6%, ▲망치질 소리 4.3%, ▲가구를 끌거나 찍는 행위에 의한 소리 3.7%, ▲가전제품(텔레비전 등)에 의한 소리 2.8% 등이 존재한다.

벽식구조, 라멘 구조, 무량판 구조 / ⓒ조은교
벽식구조, 라멘 구조, 무량판 구조 / ⓒ조은교

아파트의 구조적 원인도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아파트는 ‘벽식 구조’로 지어졌다. 벽을 두껍게 만들어 벽 자체가 건물의 무게를 떠받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벽 위에 천장(슬라브)을 깔고, 다시 그 위에 벽을 올린다. 그러다 보니 벽 자체가 위아래로 연결된 한 몸이라 바닥을 치면 벽을 따라 소리가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구조에 비해 소리 전달이 잘 되는 편이다.

벽식 구조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기둥식 구조’다. 벽이 아닌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천장(슬라브)을 얹는다. 보의 유무에 따라 ‘라멘 구조’와 ‘무량판 구조’로 나뉜다. 기둥식 구조에서는 아래층과 위층이 직접 연결된 부분이 기둥뿐이기 때문에 전달되는 소리가 훨씬 적다.

기둥식으로 지으면 소음이 적을 텐데,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왜 벽식 구조가 많을까?

싸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벽식 구조는 1990년대, 도시가 활발히 만들어지던 시기에 유행했다. 아파트를 빠르게 많이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최저 비용, 최고 효율로 만들기에는 벽식 구조가 좋았다. 기둥식 구조는 건축 시 설계가 더 까다롭고 보가 있는 경우에는 층고가 높아야 한다. 그에 비해 벽식 구조는 기둥식 구조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층간소음 해결 방법은?

층간소음은 스트레스 유발은 물론이고 집중력 또는 수면의 질 저하, 나아가 건강 악화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층간소음을 해결할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구조·제도적 방법

우선, 건물을 기둥식 구조로 짓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최근 라멘 구조나 무량판 구조로 건축하고, 차음성이 좋은 바닥재를 차용한 아파트가 생겨나고 있다.

법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경범죄 처벌법상 ‘인근 소란’ 행위를 한 사람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로 처벌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고의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소리크기, 지속시간 등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공동주택관리법은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벌금 및 과태료와 같은 처벌 조항은 없다.

위의 사항을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법적인 해결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소음 발생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하는 국가들도 있다.

미국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층간소음 피해자의 신고를 받으면 소음을 내는 가해자에게 2회까지 경고한다. 누적 횟수가 3회 이상일 경우에는 가해자를 강제 퇴거 조치할 수 있으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독일은 이웃을 괴롭히거나 타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불필요한 소음의 발생은 위법으로 규정하여 이를 위반하면 최대 5,000유로(한화 약 661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소음을 일으키는 가사일 등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 사이 및 오후 3시부터 6시 사이에만 하도록 하고, 악기 연주 등의 소음 발생 행위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

영국은 22시부터 7시까지 소음을 강력히 규제하며, 이를 어길 시 1차는 한화 약 15만 원, 2차는 10배인 약 15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층간소음 당사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

층간소음 문제는 법과 제도에 기대서는 층간 소음이 해결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개개인이 소음에 대해 느끼는 정도가 다르고 법을 통해 소음을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의 구조상 바닥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함께 생활해야 한다. 그래서 소음을 줄일 수는 있어도 완벽하게 소음을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어느정도의 소음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서로 이해하되,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층간소음이 발생할 여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실내화, 바닥 매트, 도어가드, 의자 양말 등 소음을 줄여줄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고, 밤에는 청소기, 세탁기, 믹서기 등 가전제품 이용이나 악기연주 등 소리가 큰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인테리어 공사나 이사, 집들이 등 행사를 앞둔 경우 미리 이웃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관련 기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6개월 이내에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층간소음 발생 시 어떻게 중재하는 것이 좋을지,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시한 방법을 소개한다.

▲1단계: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경비 직원에게 민원 전달 및 중재 요청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극대화되는 것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화가 난 상태에서 무작정 찾아가는 것은 감정싸움으로 번져 오히려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2단계: 아파트 단지의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분쟁 조정 요청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아파트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조사와 갈등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에 해당하여 강제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3단계 : 공공기관에 도움 요청

위의 방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서울시 층간소음 상담실 등 공공 기관에 상담을 요청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결국 상호 배려와 소통이 해결의 열쇠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층간 소음 문제로 총 14만 6천여 건의 전화 상담이 이뤄졌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해 현장 진단을 요청한 건수는 4만 5천여 건이고, 이보다 더 나아가 소음을 직접 측정한 것은 1,654건인데, 그중 환경부가 정한 소음 기준을 초과한 것은 7.4%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느끼는 것에 비해 제도에서 지정하고 있는 소음 기준이 높다는 방증이다.

외국의 제도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데 비해 관련 제도는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 법적인 방법으로 층간소음이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놀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과 실내 활동이 잦아지는 것도 층간소음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양하고, 소리에 대한 민감도도 다르다.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소통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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