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nguage'의 시대, 세계로 뻗어가는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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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은규 기자
  • 승인 2021.10.05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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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부터 K-드라마까지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

너도나도 "한글 배우자"

심플함과 아름다움 모두 잡은 '한글 마케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최은규 기자 = "K-pop 때문에 한글 배웠다" 최근 한류 문화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글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단독 콘서트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모여 공연장을 가득 채운 6만 명의 관객들이 모두 함께 한국어로 가사를 따라 부르며 '떼창'했고 한글이 적힌 응원 슬로건을 흔들었다. 이렇게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언어 한글이 울려 퍼지는 광경은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공연장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장소에서도 한글이 등장했다. 지난 5월 방탄소년단과 맥도날드가 협업해 한정 메뉴 'BTS 세트'를 판매한 당시, 전 세계 맥도날드 직원들은 방탄소년단과 맥도날드의 한글 자음 'ㅂㅌㅅㄴㄷ', 'ㅁㄷㄴㄷ'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했다. 'BTS 세트'와 함께 제공되는 스위트 칠리 & 케이준 디핑소스의 포장지에는 한글로 소스 이름을 적어놓기까지 했다.

 

문화를 따라 한글을 알아가다

세계인들은 어떻게 한글에 관심 갖게 되었을까? 예전엔 한류의 중심 K-pop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면 최근에는 K-pop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통해 한국 문화가 알려져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첫 번째로, 국내 영화 산업이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 국제 영화제 시상식에서 황금종려상을,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감독상·작품상을 수상했고 이외에도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또한, 영화 <미나리>는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고,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화려한 수상내역을 보유한 두 영화는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영화를 찾아본 많은 해외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들은 <기생충>에 대해 "2019년 최고의 영화다. 찬사를 받아 마땅했다" "해외 영화의 팬이 아니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들 중 하나다"라고 말했고 <미나리>에 대해 "오랫동안 회자되는 영화가 될 것이다"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에 관심이 생겨 <미나리>도 보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로, 넷플릭스를 통한 K-드라마가 인기이다. 한국은 전 세계인들이 쉽게 접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고 뛰어난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킹덤>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K-좀비' 열풍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어와 조선시대 건축물, 갓 등의 전통 의상을 알렸다. 최근에는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넘어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전 세계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흥행을 이루었다. 특히 <오징어게임>은 해외 시청자들을 위해 더빙판을 제공해 화제가 되었는데, 다수의 해외 시청자들은 한국어로 대사를 듣는 것이 더 실감나고 소름끼친다며 더빙이 아닌 자막으로 봐야 한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만의 감성을 담은 콘텐츠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글이 점점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글을 알리는 데에는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굉장히 크고, 앞으로도 많은 축을 차지할 것이다.

 

높아진 한글의 위상

'Blueberry Eyes'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한글 자막과 입모양으로 한글 가사를 따라부르는 맥스(MAX)/출처: MAX 유튜브 채널
'Blueberry Eyes'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한글 자막과 입모양으로 한글 가사를 따라부르는 맥스(MAX)/출처: MAX 유튜브 채널

한류의 식지 않는 인기 덕분에 한글의 높아진 위상도 실감할 수 있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는 '오빠, 언니, 치맥, 대박, 삼겹살, 먹방, 파이팅, 한류' 등 한국어 유래 영어 표제어 26개가 새로 등재되었다. OED 측은 "최신판에 수록된 한국어 유래 단어들은 그야말로 영화, 음악, 패션뿐 아니라 언어에서도 우리 모두가 한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덧붙여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한국 대중문화가 국제적 인기를 얻으면서 모든 것에 'K-'라는 접두사가 붙는 것 같다"라며 "한국 스타일은 이제 '쿨함'의 전형으로 여겨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제 한글이 해외 팝스타들의 노래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마마무의 멤버 화사는 두아 리파(Dua Lipa)와 협업한 'Physical'에서 한국어 가사로 자신의 파트를 불렀고, 두아 리파가 영어로 노래를 이어받았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 역시 할시(Halsey)와의 협업곡 'SUGA's Interlude'와 맥스(MAX)와의 협업곡 'Blueberry Eyes'에 한국어 가사로 참여했다. 게다가 맥스는 'Blueberry Eyes' 뮤직비디오에서 한글 자막과 함께 슈가의 파트를 직접 입모양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처럼 해외 가수의 음반에 한국 가수가 영어 대신 한국어 가사로 참여한 사례는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었고, 특히 해외 리스너들에게 한글의 위상을 입증하고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한글 배우자" 열풍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다수의 외국인들은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한글을 배우려는 열정을 보인다. 취업이나 유학 목적이 아닌,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2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한글 단어와 문법, 사자성어까지 다양하게 가르치는 강의 영상을 제작 중인 유튜버 'Billy Korean'은 한글 배우기 열풍이 불면서 조회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2017년에 업로드된 '90분 만에 한글 끝내기' 영상은 무려 508만 뷰를 기록했다. 더불어, 한국어를 외국어로 하는 재외동포와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시험인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응시자 수 또한 2017년 29만600 명(70개국)에서 2022년 37만6000 명(83개국)으로 급증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가 만든 교육법인 '하이브에듀'는 지난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런 코리안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라는 이름으로 해외팬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숏폼 콘텐츠를 공개한 데 이어 한국어 학습교재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영상 콘텐츠 속 한국 지역·문화를 소재로 한글 자음·모음·표현을 배우고 멤버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따라하며 한글을 익힐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되었다. 덕분에 해외팬들은 즐겁게 한글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총 30만 권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미들베리대의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하이브에듀 측은 "최근 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한국어 학습을 통해 글로벌 팬들이 아티스트의 음악에 더 깊이 공감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글 마케팅'이 트렌드가 되다

이태원 카페 '무진장'의 한글 간판/출처: 카페 '무진장' 인스타그램
이태원 카페 '무진장'의 한글 간판/출처: 카페 '무진장' 인스타그램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한글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에 국내외에서는 '한글 마케팅'이 트렌드가 되었다.

'한글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한글의 '심플함'과 '아름다움'이었다. 요즘은 외국어 및 외래어 간판을 한글 간판으로 바꾸는 것이 추세이며, 한글 간판만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점점 더 많은 매장들이 한글 간판으로 교체하고 있다. 'ㅏㅜㅓ'나 'ㅁㅈㄴㅈㅇ'과 같이 한글 모음·자음으로만 이루어진 심플한 간판이 유행이며 SNS에 줄지어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한다. 또한, 최근 한글이 가진 조형미를 개성있게 표현한 한글 글자체 디자인 출원이 증가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매년 한글날에 맞춰 '도현체', '연성체', '을지로체' 등 길거리의 간판 글자를 배민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만든 무료 글꼴을 공개해왔다. 이러한 '배민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방송 자막, 광고 등에도 널리 쓰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배달의 민족의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의 크리에이티브부문장은 "배민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지역 곳곳의 정서를 담아 낸 서체를 개발해 한글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글의 심플함과 아름다움은 미적으로 높게 평가되어 유명 브랜드 디자인의 영감으로도 활용된다. 나이키는 '화합과 전진', '서울'이라는 한글 문구가 새겨진 '에어조던 3 서울'을 한정판으로 출시했고, 국내 브랜드 노앙은 'ㅅEOUL', 'NEㅠYORK', 'TOㅋYO', 'PAㄹIS' 등 도시 이름을 한글과 영어 조합으로 표기한 티셔츠를 제작해 당시 없어서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한글에 자부심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 및 브랜드도 한글 마케팅에 더 주목하고 있다.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아야 한다' '영어 간판을 줄이자' '한글을 사랑해야 한다' 등의 말이 나오던 예전과 달리, 한글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졌고 한글을 알리려는 노력도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더 색다른 곳에서 한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가오는 575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한글의 매력을 다시 한번 일깨워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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