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울리는 대리입금… 연 이자율 1000%에 이르기도
청소년 울리는 대리입금… 연 이자율 1000%에 이르기도
  • 조은교 기자
  • 승인 2021.10.06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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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이하의 소액 단기로 빌려주는 '대리입금'
청소년 대상 성행,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자 챙겨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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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조은교 기자 = 고등학생 A양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굿즈를 사고 싶었지만 돈이 모자랐다. A양은 SNS로 접한 ‘대리입금’을 활용해 여러 명으로부터 2만원에서 10만원씩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하게 되자 또 다른 사람들에게서 대리입금을 받아 상환했다. 돌려막기에 빠진 A양은 최종적으로 빚을 갚는 데 400만원을 써야 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실제 사례이다.

최근 10-20대를 대상으로 10만원 이하의 소액을 단기로 빌려준 뒤 고액의 이자를 챙기는 대리입금이 성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접수된 대리입금 광고 관련 제보는 2100건에 달한다.

 

대리입금이 뭐길래

대리입금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 사람이 돈이 필요한 곳에 대신 금전을 지불해주는 것이다. 콘서트 티켓이나 연예인 굿즈,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스포츠 도박 등을 위해 돈이 필요한 청소년과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이 주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10만원 이하의 소액을 4~7일 정도의 단기로 빌려주는 형식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처럼 10~20대가 자주 쓰는 SNS에서 ‘대리입금’ 혹은 ‘댈입’으로 검색하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대리입금을 찾는 사람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자가 SNS에서 발견한 대리입금 글.
기자가 SNS에서 발견한 대리입금 글.

대리입금을 원하는 사람은 금전을 빌릴 사람에게 돈을 빌리는 목적, 빌리는 기간, 신분증, 연락처 등의 정보를 보낸다. 처음 약속한 기간 내에 상환하지 못할 경우 주변에 알리기 위해 집 주소나 부모님 번호, 지인 번호를 받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첫 이용자는 3~4만원 이하만 가능하다’, ‘남자 이용자는 상환율이 떨어져 남자는 이용 불가능하다’, ‘대리입금 수고비를 제시하라’ 등 대리입금을 해 주는 사람마다 조건도 다르다.

대리입금 거래는 SNS 메시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누가 누구에게 돈을 빌려주는지 모른다. 최근에는 코인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그렇다보니 피해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워 피해가 발생해도 적발하거나 처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리입금 업자들은 ‘수고비’, ‘지각비’ 명목으로 연 100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이자를 챙긴다. 3~4만원을 빌리는 데 수고비가 3~5000원부터 시작한다. 기본 10%이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갚기로 한 시간보다 1분이라도 늦으면 시간당 500원에서 많게는 1만원까지도 지각비를 붙인다. 제때 갚지 못하면 이자나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이러한 수법은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것이다. ‘이자제한법’에 따르면 대부업 이외 개인 간의 금전 거래의 원금이 10만원 미만일 경우에는 이자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데, 이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수법을 사용하다보니 제 때 돈을 갚지 못하면 다른 대리입금 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돌려막아 피해가 커진다.  

청소년 B군은 3일 동안 10만원을 빌리고 14만원을 상환했는데도 36시간 연체에 대한 지각비 5만원(시간당 1500원)을 내라는 협박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우연히 도박 사이트를 접한 고등학생 C군은 도박자금을 1주일에 50% 수고비(연이율 2600%)를 지급하는 대리입금을 통해 마련하다가 4년 만에 도박빚이 3700만원으로 불어났다.

역으로 대리입금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부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사기 행위도 빈번하게 일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대리입금에 대한 처벌과 대처

대리입금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고할 수 있는 기관 / 자료 제작 : 조은교 

다른 이에게 대리입금을 해주는 행위는 대부업법이나 이자제한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빚을 독촉하는 행위(추심)는 개인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다.

금감원은 "대리입금을 이용한 후 돈을 갚지 않는다고 전화번호·주소·다니는 학교 등을 SNS에 유포한다는 등의 협박을 받는 경우 학교전담경찰관 또는 선생님, 부모님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라며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1332)나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대리입금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경기남·북부경찰청은 지난 8월 ‘대리입금’을 집중 수사했다. ▲청소년 대상 불법 고금리 대리입금 행위 ▲SNS 대리입금 광고 행위 ▲불법 추심 및 개인정보법 위반행위 등을 대상으로 하여 특별수사반(12명)을 편성, SNS에서 이뤄지는 조직적 광고·대출행위를 모니터링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통한 피해신고 접수 및 수사도 이루어졌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대리입금과 같은 고금리 대출 갈취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대리입금으로 피해를 본 청소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 불법 고금리 사금융을 근절하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리입금은 '범죄'다

청소년들도 대리입금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 경기도가 올해 8~9월 도내 중2~고2 학생 33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66%가 청소년 대리입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대리입금은 근본적으로 위법행위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대부업법이나 이자제한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아무리 급하고 갖고 싶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대리입금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또한, 대리입금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 금액이 상대적으로 작고, 주변인에게 알리기 어려워 신고 건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이 자진 신고할 수 있도록 불법 대리 입금 업자에 대한 강경한 처벌과 동시에, 상담 등 피해 구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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