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인생 2막을 즐기다, 액티브 시니어
"내 나이가 어때서"... 인생 2막을 즐기다, 액티브 시니어
  • 최은규 기자
  • 승인 2021.10.1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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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가 인생 2막을 보내는 방법

시니어에 대한 선입견 없앤다

MZ 세대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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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최은규 기자 = 국내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갈수록 연장되면서 고령화 사회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가 나타났다. '액티브 시니어' 또는 '뉴 시니어'라고 불리는 이들은 은퇴 후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즐기며 현재 50~80대 사이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액티브 시니어 '박막례 할머니'는 수년간 해오던 식당 일을 그만두고 구독자 수 133만 명, 누적 조회 수 3억 9800만 회를 보유한 최고 인기 유튜버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액티브 시니어에게 퇴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생 2막을 즐기고 있을까?

 

액티브 시니어가 인생 2막을 보내는 방법

① 능동적 소비생활을 즐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총인구의 38.22%가 50대 이상이며, 연령대별 순 자산 보유액은 50대 가구주가 3억 9,419만 원, 60대 이상 가구주가 3억 5,817만 원으로 각각 1, 2위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이렇게 여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건강, 미용, 패션부터 첨단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들의 구매력이 과감해지자 시니어를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쿠팡은 지난 2018년 '실버스토어' 테마관을 열어 건강관리, 재활 운동기구, 생활편의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풀무원의 시니어 전문 브랜드인 '풀스케어' 또한 고령자의 음식 씹음 기능과 식이요법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② 디지털 미디어 등 새로운 문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시니어가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되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50대와 6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각각 96%, 77%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이 월 시청 시간 101억 분으로 전 연령 중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SNS에서 시니어의 활동 범위도 넓어졌다. 브라질 이민자로서 한국의 딸을 그리워하다 2015년 아들의 권유로 SNS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한 이찬재 할아버지는 전세계 40만 명의 팬으로부터 공감과 응원을 받고 있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후엔, 이찬재 할아버지와 그의 아내 안경자 할머니는 주로 MZ 세대가 사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손주들과 함께 춤추는 영상을 올리는 등 다양한 SNS를 활용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③ 활동적인 여가생활을 즐긴다

과거 대다수의 시니어는 실내나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면, 활동적인 성향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는 다양한 취미나 여행을 통해 실외에서 여가생활을 즐긴다. 틈날 때마다 골프와 헬스, 주식 공부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50대 김 씨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알차게 활용할 때마다 보람차다. 더 나이가 들어서 60, 70대가 되었을 때도 활동적으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 강좌나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취미·교육 프로그램의 시니어 수강률도 증가했다. 많은 시니어들은 합창단, 댄스교실, 원데이클래스, 사진 및 영상 촬영, 악기 등을 배워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취미를 가지려 한다. 50대 최 씨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퇴직 후엔 기타 연주를 배워서 가족들과 여행 중에 들려주는 것이 목표다"라며 열정을 보였다.

 

④ 멈추지 않는 열정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간다

2020 S/S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시니어 모델 김칠두/출처: 김칠두 인스타그램
2020 S/S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시니어 모델 김칠두/출처: 김칠두 인스타그램

이들의 멈추지 않는 열정은 취미에서 그치지 않고 두 번째 직업으로까지 이어진다. 만 64세의 나이로 2018 F/W 헤라서울 패션위크에서 국내 최초 시니어 모델로 데뷔한 모델 김칠두는 놀라운 패션 소화력과 젊은 모델들에게서 보기 힘든 독보적인 분위기로 화제가 되었다. 순댓국집 사장이었던 그는 딸의 권유로 오랜 꿈인 모델에 도전했고, 지난 6월 2021 K-모델 어워즈에서 '올해의 모델상 시니어 부문'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칠두는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꿈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고자 하는 일에 두려움이 적었다. '이걸 해서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보다 '해 보자', '내가 뭐 어때서? 나 정도면'이라는 도전정신으로 한걸음 내딛었다"라고 답했다.

유튜버로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시니어 '박막례 할머니'는 어떻게 유튜버에 도전하게 되었을까? 그는 평생 가족을 위해 일만 하다 지난 2017년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손녀의 제안으로 호주로 '치매 예방' 여행을 떠났다. 그 후 손녀가 올린 호주 여행 영상을 시작으로 할머니의 일상생활을 담은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70대 유튜버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9년 박막례 할머니는 영향력을 인정받아 구글 ceo와 만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정말 독보적인 채널이다. 젊은 날 있는 힘 다 바쳐 살아오신 박막례 할머니,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IT 소외계층으로 많이 언급되는 시니어에 속하신 박막례 할머니가 유튜브를 통해 젠더, 사회적 계층, 연령과 무관하게 꾸준하게 구독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으니 우수사례로 제시한 것 아닐까"라며 축하의 글을 남겼다.

 

MZ 세대의 시선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의 적극적인 삶의 자세는 MZ 세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 첫 번째로,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던 시니어에 대한 선입견을 없앤다. 대다수가 알고 있는 기존의 시니어들은 수동적이고 보수적이며 검소하고 요즘 트렌드와 거리가 먼 삶을 추구하는 반면, 액티브 시니어들은 활동적이고 젊은 세대만큼이나 유행을 놓치지 않는 반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박막례 할머니는 '오징어 게임 리뷰'나 '여의도 힙플레이스 구경'과 같이 MZ 세대가 궁금해할 만한 주제의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이에 대해 대학생 최 씨(20)는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을 보고 나이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라며 "예전에는 나이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많은 것들을 이뤄놔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는데, 박막례 할머니나 배우 윤여정님을 보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액티브 시니어는 MZ 세대가 좀 더 열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좋은 자극을 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두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주로 젊은 세대 위주였던 문화를 즐기기 시작했고, 시니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MZ 세대는 시니어의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가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공통점이 없을 것 같던 두 세대 간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시니어 유튜버 '밀라논나'로 활동 중인 장명숙 할머니는 패션을 주요 콘텐츠로 다룬다. 장명숙 할머니가 김연경 선수에게 직접 코디를 추천해주는 '김연경 선수의 요정할머니가 된 논나'라는 제목의 영상은 '논나님이 해주신 코디가 모두 찰떡이다' '김연경 선수의 몸이 모델핏이기도 하지만 밀라논나님의 센스도 최고다'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밀라논나'는 패션 콘텐츠 외에도 인생에 대한 조언, 자기 관리 팁 등을 함께 전하며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늘은 할머니가~'와 같은 따뜻한 말투로 할머니의 일상을 공유하면 시청자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댓글로 근황을 남기며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다

배우 윤여정이 출연하는 '지그재그' 광고 영상 캡처/출처: 지그재그 유튜브
배우 윤여정이 출연하는 '지그재그' 광고 영상 캡처/출처: 지그재그 유튜브

MZ 세대 사이에서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액티브 시니어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지난 4월 여성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배우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선정해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 'MZ 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전국 15~3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4%가 지그재그의 윤여정 모델 발탁은 앱의 이미지 변화 및 구입 의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윤여정이 '쇼핑이든 인생이든 남 눈치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지그재그 광고 영상은 40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윤여정님을 광고 모델로 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고급스러워졌다. 지그재그는 원래 학생들이 쓰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젠 연령대가 정해져 있지 않고 트렌디한 느낌이 든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레트로 열풍에 이어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열풍이 불면서 MZ 세대가 중장년층의 '그때 그 시절' 입맛에 호기심 가지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쑥, 흑임자, 인절미, 팥 등 익숙한 전통의 맛을 살린 디저트가 유행이며, 뉴트로 감성으로 꾸민 개인 카페에서 흑임자라떼, 쌍화차, 모나카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흑임자라떼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 이 씨(25)는 "요즘 할매입맛 디저트의 고소한 맛에 중독되었다. 옛날 감성 디저트들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더 다양한 옛날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여러 기업들도 '찰 초코파이', '찰떡콩떡 아이스크림' 등 예스럽고 향토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최근 신제품 '첵스 팥맛'을 선보인 농심켈로그는 광고 모델로 배우 김영옥을 선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니어 모델이 갱년기, 케어, 효도 등의 상품이 아닌 패션 브랜드나 젊은 세대가 먹는 식품을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주었고, 시니어가 주로 즐기던 문화는 모든 연령층에게 인기있는 트렌드가 되었다.

 

100세 시대인 지금, 은퇴할 나이가 됐다고 해서 인생에서 활동적인 시기는 끝났다는 인식은 사라지고 있다. 얼마든지 새로운 일, 취미를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이며 액티브 시니어는 여러 연령층에게 삶에 대한 열정을 일깨울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모델 김칠두는 인생 2막을 걱정하며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희가 살아왔던 지난날들에 비하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당신의 도전이 나에게 주는 큰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도전을 했다는 성취감에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우리도 두려워만 하지 말고 액티브 시니어처럼 인생 2막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재의 삶을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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