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먹방 시청, 당신의 건강을 위협한다
지속적인 먹방 시청, 당신의 건강을 위협한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11.01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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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먹방 찾아본다면, '먹방 중독증'

비만, 폭식, 잘못된 식습관 형성 등으로 이어져 주의 필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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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지 기자 = 평소 먹방을 즐겨 보는가? 나도 모르게 먹방을 계속 찾아보는가? 유튜브 첫 화면이 먹방으로 가득한가? 이 모든 질문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이미 먹방 중독증과 그로 인한 비만의 위험에 처해있을 수 있다.

‘먹방’이란, 먹는다는 뜻의 ‘먹’과 방송의 ‘방’이 합쳐져 ‘먹는 방송’을 뜻하는 말이다. 초기 아프리카TV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찍는 방송이 유명해지면서 ‘먹방’이 새로운 방송 컨텐츠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국내 먹방 콘텐츠는 적게는 수십만뷰에서 많게는 10억뷰까지 기록했을 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먹방’이 이토록 인기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김혜경 교수팀이 인터넷 먹방·쿡방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먹방을 시청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루한 시간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51.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리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어서’가 44.7%, ‘재미있어서’가 29.6%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지루함을 떨쳐내기 위해 먹방을 시청하거나, 다이어트나 건강관리 등의 이유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인이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 먹방을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먹방 시청이 즐거움을 주고, 대리만족을 가능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방을 단지 재미있고 좋은 것으로 인지할 뿐, 먹방의 유해한 측면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음식의 비주얼을 강조하고, 먹는 모습을 자극적으로 담아 식욕을 자극하는 영상 컨텐츠를 ‘푸드 포르노’라고 부르고 있을 만큼 지속적인 먹방 시청은 개인의 식습관과 건강, 비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먹방 중독증

고등학교 2학년인 박모양은 학업의 스트레스를 주로 ‘먹방’을 통해 해소한다. 잠 들기 전, 혹은 쉬는 시간에 틈틈이 먹방을 찾아보는 것이 습관이 된 박모양은 "알고리즘에 먹방이 뜬 이후로 계속 보게 되었다"라며 "먹방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 들어 매일 시청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도 모르게 자꾸 먹방을 찾아 보게 되고, 몇시간이 지속되도록 먹방을 시청하고 있다면 ‘먹방 중독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먹방 중독증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음식의 사진이나 영상을 지속적으로 보게 되면 위에서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고, ‘그렐린 호르몬’에 반응하는 뇌 궁상핵이 자극을 받는다. 그런데 뇌 궁상핵 부분은 중독과 관련된 뇌 시상하부 보상 회로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음식 사진이나 영상에 중독될 위험이 매우 크다. 즉, 음식 사진이나 영상을 보지 않을 때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나도 모르게 계속 먹방을 찾아보게 되는 ‘먹방 중독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음식 사진 혹은 방송을 본 뇌의 MRI를 촬영해 연구한 결과 쾌락과 관련된 뇌 부위의 신진대사가 약 24% 증가했다고 밝혀졌다. 먹방의 지속적인 시청이 식욕 촉진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 시켜 먹방 중독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먹방의 비만유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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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먹방 중독증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비만을 유도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KOFRUM)에 따르면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20세 이상 성인의 먹방 시청 시간에 따른 식행동 비교’ 연구 결과, 먹방 시청 시간이 길수록 과체중, 비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주당 먹방 시청 시간이 7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14시간 이상인 사람의 평균 체중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당 먹방 시청 시간 7시간 이상인 남성은 평균 체질량지수(BMI, 비만의 척도)가 과체중 상태였고, 여성의 경우 먹방 시청 시간이 14시간 미만인 여성의 평균 BMI는 정상 범위였으나 14시간 이상인 여성의 평균 BMI는 과체중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전남대 식품영양학부 정복미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주당 먹방 시청 시간이 긴 사람은 탄수화물 식품과 육류에 대한 기호도가 높았으며, 먹방 시청 시간이 짧은 사람은 채소·과일을 선호했다”고 밝혔다. 먹방 시청과 시청자들의 비만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영국 옥스포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두뇌와 인지’연구 결과에 따르면, ‘방송에 등장하는 음식은 두뇌를 자극해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증폭시킨다’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서울대 해부학교실 최형진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시각 자극에 노출되면, 충동과 관련한 뇌 쾌락 중추가 활성화 된다는 연구가 많다"며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간식 섭취나 폭식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지속적인 먹방 시청은 불필요한 음식 섭취와 폭식 등으로 이어져 시청자들의 비만을 유도할 수 있기에 먹방 시청 시간과 시청 빈도에 대한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식습관 형성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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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시청은 중독증과 비만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먹방의 특징 중 하나는 자극적인 정크푸드가 등장하고, 과식과 폭식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먹방의 메뉴는 대부분 치킨, 곱창, 마라탕, 떡볶이 등 자극적이고 기름진 배달 음식이며, 다수의 유튜버들은 식사를 마친 후 식사에 버금가는 많은 양의 디저트까지 챙겨 먹는다. 그리고 그 역시 크로플, 마카롱, 도넛 등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음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유튜브에서는 ‘만칼로리 챌린지 먹방’과 ‘폭식 브이로그’ 등 과식과 폭식 영상이 매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건강을 해치는 폭식이 일종의 문화로 여겨지게 하여 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잃게 만든다.

문제는 이러한 먹방 유튜버들의 안좋은 식습관을 시청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게 된다는 것이다. 평소 먹방을 즐겨보는 21세 한승은씨는 본인의 식습관에 대해 "먹방에서 봤던 음식을 고르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먹방 시청 이후 달라진 점이 있는지 묻자 "원래 단 음식을 안 좋아했는데 먹방에서 디저트를 계속 보다 보니 단 음식도 직접 찾아 먹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먹방 유튜버들의 영상 댓글에는 "내일 무조건 시켜 먹어야지" 혹은 "영상보고 저도 시켜 먹었어요" 등의 반응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먹방 유튜버가 먹는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싶다고 느끼고 실제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먹방에 등장하는 고열량의 음식들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과식, 폭식 등의 식습관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먹방컨텐츠 = 양날의 검?

누군가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먹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누군가는 ‘표현의 자유일 뿐’이라며 먹방의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먹방 시청이 해롭고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먹방 시청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자 일상의 행복인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꿀 젤리 먹방’의 경우 당쇼크, 고혈압 등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였고, 실제 한 유튜버는 꿀젤리 먹방을 촬영하던 도중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을 만큼 먹방에는 유해한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도 먹방을 즐겨보는 만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무분별한 시청을 주의하고 각자의 식습관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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