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가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 '줌스트레스'
화상회의가 더 피곤하게 느껴지는 이유, '줌스트레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11.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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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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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지 기자 =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다’, ‘10시간 같은 1시간’, ‘대면일 때보다 더 힘들다’. 원격 회의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봤다면 아마 모두가 위 생각에 공감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이후 대부분의 대면 회의, 대면 강의가 원격 방식으로 대체됐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줌(ZOOM)’, ‘구글미트(Google Meet)’ 등의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익숙하게 이용한다. 

초기에는 회사나 학교가 아닌, 집이라는 개인적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원격 회의 방식을 반기는 듯 했다. 직장 혹은 학교로 출퇴근하는 시간도 절약하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에너지 소모가 덜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원격 회의를 끝내고 나면 온몸이 쑤시고 녹초가 되어 오히려 대면 회의를 진행할 때 보다 더 지치고 피곤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수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차라리 대면 회의를 하거나 직접 학교에 가고 싶다고 느낄 만큼 화상회의는 점점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고, 대면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되는 이와 같은 현상을 바로 ‘줌스트레스’라고 부른다. 

‘줌스트레스’란,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이름인 ‘줌(ZOOM)’과 ‘스트레스’를 합친 합성어로, 화상회의 시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를 일컫는 말이다. ‘나만 느끼는 스트레스겠지’ 라고 생각했던 이 줌스트레스는 현재 전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현상으로, 실제로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다양한 과학적 근거들이 존재한다. 줌스트레스의 발생 원인은 크게 인간 뇌의 특성, 화상회의의 특징, 겨울 현상 등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과학적 원인

우리 인간의 뇌는 찰나의 순간인 40분의 1초까지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민감하다. 때문에 화면이 조금이라도 느려지거나 버벅거리면 뇌는 당황하여 그 원인을 분석한다. 그런데 화상회의를 진행하게 되면 불안정한 네트워크, 마이크 연결 문제, 카메라 작동 문제 등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오류가 발생해 대화에 시차가 생기거나 노이즈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대화에 시차가 자주 발생하는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내내 우리의 뇌는 수시로 긴장하고 대응하느라 엄청난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파악하기 어려워진 상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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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대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 역시 줌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이다. 평소 우리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상대방의 목소리나 말투, 말의 빠르기 등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미세한 표정 변화나 제스처, 자세, 몸짓 등의 비언어적 표현들도 의사소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들은 참가자들의 모습을 작은 화면을 통해 나타내는데, 이 작은 화면에는 상대방의 얼굴과 상체만 작게 보일 뿐 각종 바디랭귀지나 상대방의 미세한 표정변화 등은 파악할 수 없다. 때문에 화상회의에서 상대방을 파악하고 함께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 된다. 게다가 여러 참가자들의 모습이 한 화면에 한꺼번에 담기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들의 얼굴을 동시에 파악해야한다는 점 역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는 화상회의에 참여하는 동안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어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울효과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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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스트레스의 세번째 원인은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있다. 줌 회의와 같은 화상 회의 프로그램들은 회의에 참가하는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여주지만, 참가자 본인의 모습도 화면에 함께 보여주게 되어있다. 즉, 회의시간 내내 타인의 모습과 함께 자신의 모습도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장시간 동안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신경 쓰다 보면 점점 본인 외모의 단점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과 비판, 그리고 더 나아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져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인지심리학에서는 ‘거울효과’ 라고 부른다. ‘거울효과’란, 1989년 미국정신의학협회(APA) 저널에 발표된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지심리현상이다. 거울이 있는 방과 거울이 없는 방에 남녀 실험자들을 두고 관찰해보니, 거울이 있는 방에서 남성보다 여성들이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더 신경 쓰는 자기초점주의(Self-focused attention) 경향이 높게 나타났고, 이것이 계속 실험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거나 심지어 우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거울 효과를 줌 회의 상황에 적용해보면, 줌 회의 속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어 화면 속 자신을 오래 관찰할수록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주변환경

마지막 원인은 바로 ‘주변 환경’이다. 원격 회의는 불편한 회사나 학교가 아닌, 내가 원하는 편한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장점은 곧 단점이 되기도 한다. 줌 회의가 비추는 나의 모습에는 내가 속해 있는 공간도 함께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집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면 나의 사생활이 담긴 공간이 다른 사람에게 노출 되며, 더불어 집에 가족이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카메라에 그들이 비춰질 수도 있다. 때문에 화상회의 참가자들은 본인의 얼굴과 상체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에 비춰지는 배경 공간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동 여부 등 매우 다양한 부분을 신경 써야한다는 점이 매번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줌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이렇듯 화상회의는 매번 우리에게 엄청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주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하기 전까진 그 누구도 화상회의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줌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끄는 것이다. 카메라에 자신이 비춰지고 있다는 사실, 모두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회의 내내 경직된 자세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피로를 느끼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때문에 가능하다면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끄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회의에 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카메라를 반드시 켜야만 할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회의 중간에 짧은 휴식시간을 마련하여 잠시나마 카메라를 끄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가상 배경’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과 ‘구글미트(Google Meet)’ 등은 참가자들의 배경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는 ‘가상 배경’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기능을 사용할 경우, 카메라에 비춰지는 자신의 집이나 방의 모습을 가리고, 갑작스러운 주변 사람들의 등장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가상배경’의 사진은 프로그램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사진을 활용할 수도 있고, 해변 사진, 관광지 사진 등 자신이 원하는 사진으로도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가상배경’ 기능은 사생활 노출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뿐만 아니라, 지루한 화상회의에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밖에도 본인의 실제 모습이 아닌, 가상 아바타를 활용해 메타버스 상에서 회의를 진행하거나 화상회의 참가자들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 한 회의실에 함께 앉아있는 듯한 통일감을 주는 등 줌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화상회의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루빨리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상회의가 등장하기를 바라며, 앞으로 또 어떤 형태의 화상회의가 개발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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