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오류는 세상과 단절 초래 .. 공포의 디지털 블랙아웃
연결 오류는 세상과 단절 초래 .. 공포의 디지털 블랙아웃
  • 김민서 기자
  • 승인 2021.11.2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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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망 마비로 곳곳 피해 잇따라
초연결 사회의 그늘.. 통신 끊기자 일상생활 마비
디지털 블랙아웃은 재난.. 대책 필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서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세상과 단절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그 대답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밥을 먹고 있는데 핸드폰이 이상하더라 식당의 음악이 꺼지고 TV도 멈추고, 다 먹고 계산하려는데 결제는 현금만 가능하다고 하고 이체를 하려고 했더니 핸드폰이 여전히 안터지는거야. 주머니 속에 현금은 없고.. 통신이 제대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거도 할 수가 없었지” (직장인 김모(26)씨)

“인터넷으로 시험을 치고 있는데 정답이 입력이 안되더라, 처음엔 나만 이상한 줄 알고 발만 동동 구르는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 똑같은 상황이라 그래서 한시름 놓았는데 중간고사를 다시 치뤄야 한다니”. (학생 박모(21)씨)

마 전 일어난 대규모 통신사고로 유무선의 통신이 끊기고 네트워크까지 멈추며 모든 것이 ‘먹통’이 되었다. 세상과 우리를 단절시켰다. 비대면, 언택트로 이뤄진 현대사회에서는 네트워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사용자들은 연결될 순간만 기다리며 방황할 수 밖에 없었다. 통신 사고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멈추게 만들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얼마 전 KT 유무선 인터넷 망이 마비가 되었다. 사고 발생 시 KT는 디도스 공격(해킹 방법 중 하나, 특정 인터넷에 트래픽이 몰리게 해서 서버를 다운 시킴)이라고 했지만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를 잘못 설정하여 발생)이라고 다시 정정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부하되어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막힌 이번 먹통 사례에 대해 통신 망 관리를 잘 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KT는 40년 전 정부 사업으로 시작하여 공공기관부터 군사시설까지 중요한 정부 기관 대부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리나라 유선통신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광범위했다.

 

보상받을 수 있을까?

대규모 ‘먹통’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8년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나 일부 지역에서 통신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피해를 입은 사용자들에게 요금 감면 피해보상을 했다. KT 이용약관에 따르면 회사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IP)TV 등의 서비스 가입 고객이 본인의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1시간에 그친 먹통 사례는 세 시간이라는 배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경우에도 발표한 피해 보상안에 따르면 개인의 경우 1인당 1천원 남짓의 요금 감면과,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1인당 8천원 요금 감면에 그쳤다. 매출액의 40% 가량의 손해를 보았지만 만 원 이하의 요금 감면에 보상안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통신을 활용하는 사업이 늘어나면서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소상공인들은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

 

‘일상생활 마비’ 불러 일으키는 ‘통신 사고’

현대 사회는 모든 인프라가 네트워크라는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사회이다. 국가 치안, 의료, 교통 시스템 등 대부분의 시스템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통신이 멈추는 네트워크 먹통 사고는 사고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든 시스템의 가동이 멈추게 되는 사회 기능 마비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모든 것이 먹통이 되는 현상을 ‘디지털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블랙아웃은 일시적으로 전기수요가 폭증해 발생하는 전체적인 정전상태를 말하는데 디지털 블랙아웃은 모든 전기가 차단되는 정전은 아니지만, 통신이 끊겨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디지털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를 할 수 없다, 보안 시스템 문제로 치안 유지의 어려움 및 국가 안보 위험성 증가, 사업장의 결제 시스템 이용 불가로 인한 영업손실 발생, 핸드폰 이용한 결제 및 송금 불가로 일상적 경제활동 불가, 교통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다. 디지털 기기들의 작동이 중단되어 모든 통신이 불가능해진 상태인 ‘디지털 블랙아웃’은 현대사회의 급소가 되었다. 비대면과 언택트 사회로 변화하면서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초연결사회의 네트워크 규모와 복잡도가 증가해 통신 장애 발생 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통신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통신사고가 일어난 디지털 블랙아웃을 국가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가 안전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재난 발생 시 우선순위에 따라 음성 통신을 할 수 있는 ‘비상용 네트워크(ACN)’, 국가 비사 상황에도 주요 시설 간 통신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부 비상 통신 서비스(GETS)’, 재해 복구 인원에게 통신 우선권을 주는 ‘우선 접속 서비스(PAS)’ 등 국가 안전 및 비상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난 발생 시 우선순위에 따라 비상용 네트워크를 작동한다. 일본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여러 대응책을 마련했다. 초고속 무선통신 네트워크 ‘디펜더블 에어’는 지상의 인프라가 파괴돼도 통신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서버 다운을 막기 위해 데이터 백업 및 이중 보관용 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초연결사회의 네트워크 규모와 복잡도는 더 커져 통신 장애 발생 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비대면 소통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현대사회에서 네트워크 의존도를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카카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부가통신에서도 여러 번의 통신장애를 겪으며 불편함 또한 익숙해져 가고 있다. 실행 오류가 발생한 경우 사용자는 서버가 안정화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거리에는 교통편들이 잘 움직이고 일상생활이 그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지만 무엇인가 크게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크워크가 사라진 시간은 우리에게 세상과의 단절을 느끼고 있었다. 네트워크가 멈추면 우리도 멈추게 되는 우리는 네트워크에 갇혀있다.

과학기정보통신부는 TF를 통해 이번 네트워크 장애 사태의 원인 분석 과정에서 나타난 네트워크 관리·운용의 문제점에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주요 통신사업자가 승인된 작업 계획서 내용과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는지 기술적 점검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통신사업자의 통신장애 대응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네트워크 안정성과 복원력을 높이는 기술개발, 안정적인 망 구조 등 네트워크 생존성 확보를 위해 구조적 대책 마련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허성욱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따라 네트워크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여 통신 이용의 지속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나아가 신뢰성 있는 데이터 기반 사회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전한 통신환경 구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우리의 일상생활도 멈추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는 앞으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건강한 통신 환경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 아래 전문가가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관리, 진단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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