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 RCEP, 한류 수출에 도움될까
'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 RCEP, 한류 수출에 도움될까
  • 조은교 기자
  • 승인 2022.01.08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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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GDP 30% 차지하는 메가 FTA 출범
한국은 화장품, 드라마, 철강 산업 등에서 혜택 전망
노동, 인권 관련 조항, 지식재산권 통합 실패는 한계로 지적돼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조은교 기자 = 15개국, 인구 23억명 규모의 아시아 태평양 초대형 경제블록이 탄생했다. 한국·중국·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ASEAN), 호주·뉴질랜드 등이 전격 합의해 점진적으로 참가국간 수입 관세의 약 90%가 철폐될 전망이다. 한국은 농수산물을 비롯해 화장품·드라마 등 수출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1월 1일부터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5개 국가가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정식 출범했다.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태국·베트남·브루나이·캄보디아·라오스 등 10개국에서 협정이 공식 발효됐다. 한국은 국회 비준 절차가 늦어져 2월 1일부터 동참한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미얀마도 국내 비준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RCEP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비(非)아세안 5개국(호주·중국·일본·한국·뉴질랜드) 총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무역협정이다. 전 세계 교역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큰 규모의 경제공동체이다. 우리나라의 RCEP 국가 대상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5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난 2019년 관세 철폐율(품목수 기준)이 91%로 타결되었고, 2020년 11월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협정문에 서명했다. 2012년 11월 협상을 시작한 지 8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어떤 내용이 있나?

RCEP 협정문은 상품 및 서비스 교역, 무역구제, 투자, 지식재산권 등 20개 장으로 이뤄져 있다. 상품무역에서 관세 철폐율은 한·아세안 FTA 대비 품목별 관세를 추가 철폐해 국별 91.9~94.5%, 한·일 83%, 한·중·호주·뉴질랜드 91% 등이 적용된다.

서비스 무역은 내국민·최혜국 대우, 아세안의 문화 콘텐츠 분야·유통 분야 개방 등이 담겼다. 원산지 규정은 15개국에 대한 원산지 기준을 통합하고 원산지 증명 및 신고 절차 간소화를 추진한다. 지식재산권은 저작권·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식재산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보호 규범 및 침해 시 구제 수단을 마련한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데이터의 국경간 이동 보장, 설비현지화 요구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unsplash
출처: unsplash

우리에게 오는 영향은

RCEP 발효로 관세가 사라지면 협정국에서는 해당 품목의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분석에 따르면 발효 즉시 협정국들의 무역액은 2%, 약 420억달러(약 50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국 외 국가로부터 빼앗아오는 수출 수요가 250억달러(30조원), 관세 인하에 따른 단순 증가분이 170억달러(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각각 약 2% 수출 증가가 기대됐다. 일본과 중국으로 농수산물을 비롯해 화장품·드라마 등 문화와 결합한 상품, 동남아 지역에서 추가적인 관세철폐가 적용될 자동차, 철강, 기계부품, 의료위생용품 분야에서 수출 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어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 기업 비용을 증가시키는 장벽들 역시 상당 부분 감소할 수 있다. 그동안 세탁기 수출 시 FTA 특혜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호주·뉴질랜드·아세안·중국 등 각각의 다른 원산지 기준을 마련해야 했지만 RCEP가 발효되면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기업편의가 높아진다. 또 한국에서 대부분 공정이 이뤄져야 한국산 원산지로 인정을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RCEP 회원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되고 관세 혜택을 받기가 수월해진다.

해외 투자나 지적재산권 보호도 기대된다. 지식재산권 협정문에 따르면 현지에서 우리기업 상표 선점을 목적으로 하는 상표브로커 등의 악의적 출원을 거절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은 중국에서 ‘설빙원소’라는 카피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선점해 중국에 진출하려 했을 때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더 적극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한류 콘텐츠가 회원국에서 불법 복제되거나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유통되는 경우 권리자들이 불법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다. 실연자와 음반제작자는 배타적인 이용제공권을 회원국 내에서 보장받게 되어 만약 한류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는 경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고, RCEP 회원국에서 실연자 또는 음반제작자의 상업용 음반이 방송에 사용되는 경우 방송사업자에게 음반 이용에 대한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농수산물은 약간의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쌀, 고추, 마늘, 양파 등 농수산물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을 두었지만 레몬 등 열대과일 품목의 관세가 내려가고, 구아바, 파파야 등의 품목이 개방되어 국내 과일 수요를 일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일하게 FTA가 없었던 일본과 처음으로 관세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일본과의 교역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수산물 등의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권, 노동 문제가 제외되었고 지적재산권 통일에 실패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그리고 일본을 제외하고는 이미 모두 양자 FTA를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1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RCEP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RCEP 발효 후 20년간 누적 기준 실질국내총생산(GDP)은 0.14%가 증가한다"고 나온다. 이는 2019년 협정문 타결 당시 예상했던 0.41~0.62%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수치다. 또한, 경제 개방이 단계적으로 서서히 일어나 우리가 직접적으로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2~3년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RCEP를 통해 중국과 한국, 동남아 등이 같은 법적 틀로 통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관의 신속화나 세관절차 간소화 측면에서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

RCEP가 발효되면서 협정을 주도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중국이 일본·호주·한국 등 주요 동맹국과 새로운 아시아 태평양 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 미국은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립국을 표방하는 한국의 영리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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