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이어지는 리메이크 열풍,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꾸준히 이어지는 리메이크 열풍,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 이효진 기자
  • 승인 2022.01.26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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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리메이크 열풍

리메이크 열풍이 계속되는 이유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효진 기자 = 김민석(멜로망스)의 ‘취중고백’이 지난해 12월 발매된 이래로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김민석의 신곡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취중고백’은 필이라는 가수의 원곡이다. 2022년 1월 26일 기준, 멜론차트 Top 100에 10위까지의 순위들을 살펴보면 리메이크 음악의 비율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처럼 기존 가수의 노래를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음악의 열풍이 가요계에 꾸준히 불고 있다.

 

가요계의 리메이크

출처: SMTOWN
출처: SMTOWN

에스파(aespa)는 지난해 12월, SM STATION을 통해 ‘Dreams come True’를 발표했다. ‘Dreams come True’는 1세대 아이돌 그룹 S.E.S가 1998년에 발표했던 정규 2집의 타이틀곡이었다.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S.E.S의 곡은 글로벌 대세 에스파에 의해 재탄생했다. 에스파의 ‘Dreams come True’는 현 세대의 감성에 맞는 편곡과 새로운 안무까지 더해져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에스파는 걸크러쉬하고 파워풀한 느낌을 강조해 청순한 소녀의 느낌이 주를 이뤘던 원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근 SNS에서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 열풍까지 일으켜 노래의 흥행에 가속을 더했다.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도 리메이크 열풍을 이어받았다. 유튜브 ‘임영웅’ 채널에 업로드 된 ‘사랑은 늘 도망가’ 영상의 조회수는 1월 26일 기준 1908만 회를 달성했다. 음원차트 상위권까지 휩쓸며 고공행진 중인 이 곡은 이문세의 곡을 리메이크 한 것이다. 당시 이문세의 수많은 명곡들 중에서도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곡은 임영웅을 통해 새롭게 탄생할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로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임영웅이 새롭게 선보인 리메이크 발라드 곡 또한 연달아 흥행을 하며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입증하고 있다.

 

드라마에 불어온 리메이크 열풍

출처: TVING
출처: TVING

리메이크 열풍은 드라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최근에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대중들의 인생드라마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엿볼 수 있듯, 신원호 PD는 사람들에게 추억을 소환시켜 주는 작품들을 위주로 제작해왔다. 이러한 그의 모토에 맞게 그가 연출하는 드라마에는 리메이크 ost들이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의 리메이크에 대한 애정이 가감없이 드러난 작품이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당시 “구오즈”라고 불린 5명의 주연배우들이 밴드 동아리를 결성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극 안에서 이들이 부른 곡들은 모두 레트로 감성을 일깨워주는 곡들이었다. 대표적으로 조정석 ‘아로하’(원곡 쿨), 전미도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원곡 신효범), 미도와 파라솔 ‘너에게 난 나에게 넌’(원곡 자전거 탄 풍경) 등이 있으며, 이 곡들은 실제 이 드라마의 ost로 이어졌다. 주연배우들뿐만 아니라 기존 가수들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리메이크 ost 열풍의 뒤를 이었다. 조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원곡 베이시스), 세븐틴 ‘여전히 아름다운지’(원곡 토이, 김연우), 이무진 ‘비와 당신’(원곡 박중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조정석이 부른 ‘아로하’는 당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장악했고, 가수들의 연말 시상식에서 드라마 ost부문 상들을 휩쓰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처럼 리메이크 ost는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으며, 결과적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은 시청률 14.1%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리메이크 음악은 마케팅 전략

그렇다면 리메이크 음악이 꾸준히 발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메이크 음악은 여러 방면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되어 왔다. 우선, 중장년층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장년층은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도가 청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중음악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바로 리메이크 음악인 것이다. 리메이크 음악은 중장년층이 요즘 가수들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하고, 결과적으로 아이돌을 포함한 요즘 가수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된다.

구세대와 신세대를 모두 저격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리메이크 음악은 구세대의 추억을 소환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곡으로서 다가오게 된다. 즉 리메이크 음악은 신세대로 하여금 구세대가 어떤 음악, 더 나아가 어떤 문화를 즐겼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하나의 곡으로 두 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일석이조 전략이 된다. 또한, 리메이크 음악은 대부분 과거에 흥행했던 곡들을 선별해서 발매하기 때문에, 현 세대의 감성에 알맞은 편곡을 이루어낸다면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흥행이 보장된다

실제로 평소 노래를 즐겨듣는 20대 여성 정 씨는 "리메이크 음악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원곡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음악을 들어보게 된다"라고 밝히며 리메이크 음악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이러한 모습은 리메이크 음악의 마케팅 전략이 요즘 세대에게 통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리메이크 음악의 부진

출처: 브랜뉴뮤직/ SMTOWN
출처: 브랜뉴뮤직/ SMTOWN

리메이크 음악이 모두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원곡과 차별화가 떨어진 리메이크 음악은 성공하기 어렵다. 레드벨벳의 ‘Be natural’은 2014년 10월 13일에 발매된 레드벨벳의 두 번째 디지털 싱글앨범이었다. S.E.S의 원곡인 ‘Be natural’은 레드벨벳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시도한 벨벳 컨셉의 곡이었다. 그러나 ‘행복(Happiness)’이라는 상큼발랄한 곡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이뤄낸 레드벨벳이 갑작스레 시도한 파격적인 콘셉트에 대중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레드벨벳의 ‘Be natural’은 보컬을 제외하면 원곡과 차별화된 점이 전혀 없었다. 이처럼 원곡의 그늘 뒤에 숨어 흥행을 바라기만 한 리메이크 음악의 부진은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대중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리메이크 음악의 편곡도 부진의 이유가 된다. AB61X(에이비식스)가 소속된 브랜뉴뮤직은 창사 1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TEN PROJECT(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에 대한 네 번째 주자로 나선 AB61X는 버벌진트의 '비범벅'을 리메이크했다. '비범벅'은 2013년에 발매된 버벌진트의 대표곡으로 발매 당시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새롭게 편곡된 AB61X 버전의 '비범벅'은 대중의 관심을 이끄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감성적인 힙합 사운드가 돋보였던 원곡과는 거리가 먼 편곡이 대중의 호감을 사지 못한 것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지 않고 기존의 창작물에 기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리메이크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못지않은 노력이 뒤따른다고 한다. 원곡 혹은 원곡 가수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동시에 이미 대중들에게 각인된 기존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 리메이크 음악들의 실패 사례도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흥행에 비추어 볼 때 대중들이 리메이크 음악에 여전히 열광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리메이크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통합할 수 있다는 큰 힘을 지니고 있다. 과연 앞으로는 어떤 가수의, 어떤 리메이크 음악이 우리의 삶에 즐거움을 더해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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